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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즐긴 게임, 창의적 과학 완구로 재탄생시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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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14일 03:00 프린트하기

제40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김승준 군(대구교대부설초 5)이 기존 보드게임의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과학 완구 ‘픽앤스핀’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40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김승준 군(대구교대부설초 5)이 기존 보드게임의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과학 완구 ‘픽앤스핀’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오목을 두다가 생각했어요. ‘왜 지루하게 고정된 판에 돌을 놓고 있지? 판 자체가 움직이면 안 될까?’ 그렇게 해서 전에 없던 색다른 오목을 만들게 됐어요.”

 

발명가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앳됐다. 하지만 ‘판을 뒤엎는’ 과감한 발상을 소개할 때만큼은 여느 어른 못지않게 다부졌다. 제40회 전국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김승준 군(대구교대부설초 5)은 오목 등 기존 보드게임의 근본을 뒤엎는 기발한 발명품 ‘놓고 돌리는 신개념 창의놀이(Pick&Spin·픽앤스핀)’로 심사위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소재부터 남달랐다. 발명품 경진대회라고 하면 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진지하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쉽다. 실제로 올해 대회에 접수된 아이디어 다수가 그런 ‘생활형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김 군은 자신이 평소 좋아하던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뒤 쉽고 간결한 방법으로 기존 게임을 개선해 세상에 선보였다. 김 군은 “평소 할아버지와 보드게임을 많이 했는데 무척 즐거웠다. 하지만 더 즐거운 게임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발명의 계기를 설명했다. ‘게임 친구’ 할아버지는 “승준이는 할 수 있다”며 끝까지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고 한다. “혹시 이 발명품은 할아버지에게 드리는 선물이냐”는 질문에 김 군은 “그렇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 군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보드게임을 혁신했다. 먼저 네모반듯한 판에서 탈피해 원형의 보드게임 판을 구상했다. 그 위에, 마치 양궁 과녁처럼 점점 커지는 동심원 여섯 개를 겹쳤다. 각각의 동심원에는 핀을 꽂을 수 있는 구멍이 일정한 간격으로 나 있다. 여기에 원의 지름 방향(시계로 치면 시계 바늘이 뻗은 방향)이나 원주 방향(시계의 숫자가 쓰여 있는 방향)으로 5개의 핀을 먼저 나란히 늘어놓는 사람이 이긴다. ‘가로세로’ 바둑판 대신에 ‘동서남북’ 원형 좌표로 판을 바꾼 것이다.

 

-사진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 군은 여기에 하나의 혁신을 더했다. 각각의 동심원이 각각 시계 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였다. 기껏 머리를 굴려 5개 핀을 늘어놓기 직전인데, 상대가 판을 돌려 버리면 세(勢)가 단숨에 뒤바뀐다. 상대의 의중과 게임의 규칙(몇 번을 돌릴 수 있는지 등)을 치밀하게 읽어가며 게임을 해야 하는 지능게임이 가능해진 것이다. 김 군은 “판을 돌리는 횟수에 따라 난이도를 바꿀 수 있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워낙 변화무쌍한 게임판이다 보니, 오목 외에 다른 게임도 창안해 즐길 수 있다는 게 김 군의 설명이다.

 

공들인 티가 역력한 완제품 수준의 ‘디테일’도 주목받았다. 4팀이 50개씩 모두 200개나 되는 핀을 다뤄야 하는 만큼 핀의 보관이 관건이었다. 김 군은 게임판 아래에 여닫을 수 있는 서랍을 만들어 수납 문제를 해결했다. 들고 다니기 좋게 게임판과 딱 맞는 크기의 가방까지 제작했다. 김 군을 지도한 최원호 교사는 “미술대회를 휩쓸 만큼 디자인 재능이 좋은 김 군이 종이, 우드록, 플라스틱 등 재료로 수십 번씩 샘플을 만들어 보며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김 군이 발명품을 제품 형태로 완성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출전에서 홈런을 친  신인 발명가는 다음 목표로 의자를 지목했다. “키나 신체 부위에 맞춰서 변형되는 인공지능 의자를 만들고 싶어요.” 변화하는 게임을 만들더니 변화하는 의자를 만든단다. 이 어린 발명가의 ‘변화’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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