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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알레르기 없이...짜장면-빵 마음껏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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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20일 06:28 프린트하기

밀가루 글루텐의 유해성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 GIB 제공
밀가루 글루텐의 유해성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 GIB 제공

밀 알레르기가 있어 칼국수나 짜장면이 ‘그림의 떡’이었던 사람들도 이제는 맘 편히 먹을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옥수수, 벼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식량으로 꼽히는 밀의 전체 게놈(유전체, 생물이 지닌 모든 DNA 서열)이 처음으로 정밀 해독됐기 때문이다. 밀 알레르기와 관련된 유전자와 그 특성도 상세히 밝혀졌다.

 

17일 학술지 ‘사이언스’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따르면 밀 전체의 게놈을 95% 이상 해독한, 현재까지 나온 가장 정밀한 밀 게놈이 탄생했다. 한국 등 68개국 과학자 2400여 명이 참여한 공동연구단인 국제밀게놈해독컨소시엄(EWGSC)이 2005년부터 연구한 끝에 13년 만에 이룩한 성과다. 

 

밀은 열량을 기준으로 전 세계 식량의 20%를 공급할 만큼 중요한 작물이다. 하지만 다른 작물에 비해 유독 거대하고 복잡한 게놈을 지니고 있어 해독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밀 게놈의 DNA 수는 160억 쌍으로 벼(4억3000만 쌍), 옥수수(24억 쌍)에 비해 압도적이다. 사람(30억 쌍)보다도 5배 가까이 많다. 벼와 옥수수의 게놈 초안이 각각 2002년, 2009년, 보다 정밀한 게놈은 각각 2005년, 2017년에 해독된 데 비해 밀 게놈 해독이 늦어진 이유다.

 

숫자도 많은데 복잡하게 꼬인 ‘족보’도 해독을 어렵게 한 요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밀은 진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종끼리 교잡을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원래 한 쌍씩 존재하던 염색체들이 세 배로 불어났고, 그 결과 불필요하게 중복된 염기서열이 많아졌다. 비유해 보면 오늘 자 ‘동아일보’를 인쇄하는 도중 전날 동아일보가 여기저기 잘못 섞여 들어가 인쇄된 것과 비슷하다. 처음 32쪽이던 신문이 64쪽이 되고 기사 순서와 날짜는 뒤죽박죽이 된다. 이와 비슷한 일이 밀 게놈에 일어났다.

 

이번에 밀 게놈이 정체를 드러내면서 여러 가지 의문이 한꺼번에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10만 개가 넘는 유전자의 존재는 물론이고 그중 일부는 기능까지 밝혀졌다. 연구팀은 유전자 전체를 목록으로 만들었다. 또 변이가 생길 경우 기능이나 형태에 변화가 일어나는 DNA 염기를 400만 개 찾아 목록으로 만들었다. 이들 정보는 나중에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를 이용해 유전자를 교정해 원하는 특징을 가진 밀을 만들 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밀가루로 만든 다양한 빵. 알레르기나 민감증에 상관없이 누구나 마음 편히 먹을 날이 올까. -사진 제공 미국농무부(USDA)
밀가루로 만든 다양한 빵. 알레르기나 민감증에 상관없이 누구나 마음 편히 먹을 날이 올까. -사진 제공 미국농무부(USDA)

특히 이번 연구는 건강상의 이유로 밀을 먹을 수 없었던 사람에게 가장 기쁜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화를 방해하거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밀은 글루티닌과 글리아딘이라는 단백질이 다른 곡물보다 풍부하다. 밀가루를 반죽하는 과정에서 이 두 단백질이 결합하면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이 된다. 밀가루를 길게 늘여 국수를 만들거나 쫄깃한 빵을 만들 수 있는 것은 글루텐이 탄력을 지닌 사슬 또는 막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사람은 글루텐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병(셀리악병)이나 심한 경우 과민성 쇼크(WDEIA) 및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일부 천식도 글루텐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런 증상을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를 828개 찾아 분석했다. 이 덕분에 천식을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 ‘범인’을 특정하게 됐고 글루텐 소화를 방해하는 유전자와 과민성 쇼크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밀의 배젖(곡식에서 껍질과 눈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전분 부분)에서 활성화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밀을 재배할 때 온도에 따라 과민성 쇼크나 밀 소화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의 활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글루텐 관련 유전자 연구를 이끈 앙헬라 후하스 호주 머독대 수의생명과학과 연구원은 “밀을 아예 먹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안전하고 건강한 대안을 마련할 계기가 마련됐다”고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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