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목숨을 건 연구 체험기! 아마존에서 살아남기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8년 08월 20일 17:56 프린트하기

전종윤 연구원의 아마존 체험기 - GIB 제공
전종윤 연구원의 아마존 체험기 - GIB 제공

꾸르륵! 웁! 큽!

며칠에 걸쳐 폭우가 아마존을 휩쓴 뒤였다. 평소보다 냇물의 수위가 한창 높아져 있었지만, 연구원들은 냇물을 그냥 건너기로 결정했다. 냇물의 수위를 대충 가늠할 수 있다는 자만 때문이었다. 하지만 냇물에 발을 디딘 순간, 신고 있던 장화 속으로 물이 가득 들어찼고, 무거워진 장화에 발목이 잡혀 머리 끝까지 잠기고 말았다.

아마존 체험기 1편 바로가기 ☞ https://blog.naver.com/jyj5558

 

그렇게 한 시간 같은 일분 동안 흙탕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다 동료가 내민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이렇게 아마존에서의 일분일초는 때론 목숨을 건 시간이었다.

 

(위에서부터) 굵은 빗줄기를 무섭게 뿌려대는 아마존의 폭우, 숙소 앞에 있던 나무가 폭우로 쓰러진 모습, 연구팀과 현지인이 모두 모여 축구를 하는 모습, 숙소 뒷편 나무에 둥지를 튼 스칼렛 마카우(홍금강앵무) 한 쌍. - 전종윤 연구원 제공
(위에서부터) 굵은 빗줄기를 무섭게 뿌려대는 아마존의 폭우, 숙소 앞에 있던 나무가 폭우로 쓰러진 모습, 연구팀과 현지인이 모두 모여 축구를 하는 모습, 숙소 뒷편 나무에 둥지를 튼 스칼렛 마카우(홍금강앵무) 한 쌍. - 전종윤 연구원 제공

 

● 첫날부터 무시무시했던 아마존

 

하늘길과 오프로드, 뱃길을 달려 어렵사리 ‘시크릿 포레스트’라고 불리는 아마존 연구지에 도착했다. 캠프에 짐을 풀고 연구팀의 리더인 브린으로부터 아마존 숲에서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거미와 독사뿐 아니라 모기, 총알개미, 군대개미, 말벌 등 주변의 곤충들과 아나콘다, 퓨마, 재규어까지 온통 조심해야할 것들 투성이였다.

 

그 중에서도 물고기 ‘칸디루’가 가장 무시무시했다. 칸디루는 오줌의 성분인 요소에 이끌려 요도로 침입해 기생하는 흡혈메기다. 그래서 누군가 강 속에서 오줌을 누면, 오줌의 암모니아 냄새를 맡고 재빨리 헤엄쳐 와 우리 몸 속으로 침투할 수 있다. 또 뾰족한 가시가 있기 때문에 억지로 떼어내려 하면 살점이 긁힌다고 했다. 날카로운 이빨로 공격한다는 피라냐보다 더 독한 녀석이었다. 무서운 설명을 듣고 있는데 마침 가장 강한 독을 지녔다는 ‘브라질 떠돌이 거미’가 지나갔다. 역시 아마존이었다.


하지만 자연과 하나가 된다면 그 안에서도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빗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해먹에서 책을 읽거나 야생초 가득한 들판을 축구장삼아 동네 주민들과 축구를 즐기고, 또 강물에 들어가 다같이 물놀이를 즐길 수도 있었다. 악어나 뱀이 물놀이를 함께 하지 않은 것이 참 다행이지만 말이다.

 

숙소 앞에 나타난 독사 ‘페르드랑스’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모습. - 전종윤 연구원 제공
숙소 앞에 나타난 독사 ‘페르드랑스’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모습. - 전종윤 연구원 제공

 

● 아마존 생태 연구자의 하루

 

환상적인 새 소리로 아침을 맞은 연구원들은 가장 먼저 하루 전에 파 둔 ‘함정’으로 향한다. 생태 연구자들이 이용하는 채집 방법 중 하나인 ‘핏폴트랩’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핏폴트랩은 동물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파 둔 구덩이로, 주변을 막아 동물들이 구덩이 속에 빠지도록 유인하는 채집 도구다. 난양서파충류 연구자라 주로 개구리나 도마뱀, 아주 가끔 뱀 등의 종을 확인했지만 쥐나 타란튤라, 지네, 풍뎅이 등이 핏폴트랩에 들어있을 때도 있었다.

 

(10시 방향 개구리부터 시계방향으로) 밝은 노란색의 몸에 등면에는 붉은 점이 박혀있는 다홍치마나무개구리, 연구지 바로 앞, 탐보파타 강에서 만날 수 있었던 흰카이만악어, 핏폴트랩(pit-fall trap)에 빠져있는 숲쥐, 점프보다는 기어다니는 걸 좋아하는 줄무늬원숭이개구리, - 전종윤 연구원 제공
(10시 방향 개구리부터 시계방향으로) 밝은 노란색의 몸에 등면에는 붉은 점이 박혀있는 다홍치마나무개구리, 연구지 바로 앞, 탐보파타 강에서 만날 수 있었던 흰카이만악어, 핏폴트랩(pit-fall trap)에 빠져있는 숲쥐, 점프보다는 기어다니는 걸 좋아하는 줄무늬원숭이개구리, - 전종윤 연구원 제공

그뒤 연구원들은 전날 채집한 동물이 무슨 종인지 확인하고, 몸 길이와 무게 등을 측정해 기록한다. 기록을 마치면, 오후부터 다시 아마존 동물들의 생활지 속으로 탐사를 나간다. 이때 연구자들은 철저하게 길을 정하고 탐사에 나선다. ‘선 조사’라고 불리는 방법에 따라 약 100m 거리의 정해진 길을 걸어간다. 이때 시야가 닿는 모든 곳을 샅샅이 관찰하며 생물을 채집한다. 또 ‘방형구 조사’라고 불리는 방법에 따라 가로 10m, 세로 10m로 정해진 지역 안을 꼼꼼히 돌아다니기도 한다.

 

아마존 생태 연구자의 하루
아마존 생태 연구자의 하루

이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발견되는 모든 동물들은 채집하고 기록으로 남긴다. 하지만 방형구 조사는 선 조사와는 달리 지나가는 길의 나뭇가지 등을 잘라버리는 등 파괴적이어서 같은 장소를 두 번 이상 조사할 수가 없다. 따라서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워 대상 지역을 정하고, 최대한 숲에 큰 위해가 가지 않도록 조사 횟수나 기간 등을 조절한다. 또, 채집한 동물들은 다음날 동정과 측정을 마친 뒤 채집했던 지역에 방생한다.

 

(왼쪽)조류 조사를 마치고 안전하게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모습 (오른쪽 위)조류의 깃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날개를 펼친 모습, (오른쪽 아래) 고속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카이만도마뱀을 표본화하기 위해 포름알데히드를 주입하는 모습. - 전종윤 연구원 제공
(왼쪽)조류 조사를 마치고 안전하게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모습 (오른쪽 위)조류의 깃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날개를 펼친 모습, (오른쪽 아래) 고속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카이만도마뱀을 표본화하기 위해 포름알데히드를 주입하는 모습. - 전종윤 연구원 제공

이런 연구의 목적은 종 다양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어떤 종이 어느 지역에, 언제 나타나는지 기록해 동물의 출현 양상도 파악할 수 있다. 또 반복적으로 관찰하면서 다양성의 변화도 알아낼 수 있다.

 

아마존 체험기 독자분들께... 

 아마존에 한 번 발을 들이면 영원히 사로잡히게 된다... 칠레의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였던 루이스 세풀베다의 말이에요. 저도 이미 아마존의 매력에 영원히 사로잡히고 말았어요. 아침을 깨우던 황홀한 새 소리, 사랑의 춤을 추며 눈을 홀리던 아름다운 나비들, 저를 쳐다보던 조그마한 개구리들의 눈망울까지도 그립답니다. 언제쯤 다시 한 번 발을 디뎌볼 수 있을까요? 그 날을 기약하며 오늘도 생생한 그곳을 떠올려봅니다."

 

아마존에서 전종윤 연구원
아마존에서 전종윤 연구원 

*출처 : 어린이과학동아 16호(8월 15일 발행) '특별기고-아마존에서 살아남기' 


※필자소개

전종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행동 및 집단 생태학 실험실에서 양서파충류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2월 초까지 6주간 아마존 열대우림의 생태보전을 위한 비영리 연구기관 ‘Fauna Forever’에 머물며 양서파충류 조사를 했다.  전종윤 연구원의 블로그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jyj5558


전종윤 연구원(서울대 생명과학부 행동 및 집단 생태학 실험실)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8년 08월 20일 17:56 프린트하기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15 + 9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