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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래 머물고, 더 강력한 태풍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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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래 머물고, 더 강력한 태풍 온다

2018.08.22 17:58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제주도 서귀포시 포구의 등대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이 태풍은 육지에 올라와서도 힘이 크게 약해지지 않고 긴 시간동안 피해를 입힐 수 있다 -  사진 뉴시스 제공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제주도 서귀포시 포구의 등대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이 태풍은 육지에 올라와서도 힘이 크게 약해지지 않고 긴 시간동안 피해를 입힐 수 있다 - 사진 뉴시스 제공

제19호 태풍 ‘솔릭’이 23일 새벽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솔릭은 제주도를 통과해 서해를 타고 올라오다가 수도권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육지에 올라서도 힘이 크게 약해지지 않는 ‘도넛형’ 태풍이란 점, 이동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더 긴 시간 동안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간 한반도를 찾아왔던 태풍 중 가장 큰 피해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기상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태풍을 시작으로 앞으로 한반도엔 더 잦은 피해가 예상된다. 최근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보면 앞으로 한반도를 찾아올 태풍은 솔릭과 닮은 점이 많다. 대부분 과거보다 더 강하고, 이동 속도가 느린 것이 특징이다. 더구나 앞으로 한반도가 이런 태풍의 주요 길목에 놓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 과거와는 다른 태풍 온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변화를 지구 온난화 영향에서 찾고 있다. 지난달 미국 해양대기청 연구진은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의 평균 이동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949년부터 2016년까지 발생한 태풍 7585건에 대한 인공위성 자료를 포함해 태풍의 움직임을 알아볼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선 최근 68년간 태풍의 이동속도는 점점 느려져 현재는 전체 평균보다 10% 내려간 상태다. 태풍은 바다 위에 있을 때 열기를 품은 수증기를 흡수해 세력이 강해진다. 반대로 육지로 들어서면 힘이 점점 약해진다. 태풍의 이동속도가 느려진다는 말은 그만큼 더 강한 태풍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또 육지로 올라온 태풍이 천천히 이동하면서 더 많은 피해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솔릭’의 북상으로 제주공항 항공편이 오후 6시 이후부터 전면적으로 결항될 예정이다. - 사진 뉴시스 제공
태풍 ‘솔릭’의 북상으로 제주공항 항공편이 오후 6시 이후부터 전면적으로 결항될 예정이다. - 사진 뉴시스 제공

실제로 한반도 주변의 태풍은 속도가 더 느려졌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이 포함된 북서태평양 지역은 20%, 호주 인근에선 15%, 북대서양에서는 6%, 북동태평양에서는 4%, 서인도양에서는 4%씩 이동속도가 줄었다. 태풍의 이동속도가 줄어든 건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적도지방과 극지방의 기온차가 줄었고, 그만큼 기압차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태풍의 이동속도와 관계없이 기온이 올라갈수록 태풍은 더 강해진다. 기온이 1℃씩 오를 때마다 대기 중의 수분 증가량은 약 7~10%씩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형성된 태풍은 대량의 수증기를 머금고 천천히 움직이면서 집중호우와 강한 바람을 쏟아 놓기 때문에 홍수 등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연구진은 앞으로 태풍은 점점 더 강해질 개연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부근 위험성 더 높아


대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강력한 태풍이 자주 발생한다는 말은, 전체적인 태풍 숫자가 다소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통한다. 강력한 태풍이 발생하면 주위의 작은 태풍은 성장할 개연성이 낮아진다. 이런 사실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기상청 태풍발생 조사에 따르면 1951년부터 2014년까지 65년간 태풍발생 평균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26.2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10년 사이에는 23.2개로 유의미하게 발생빈도가 줄었다.

 

그러나 한반도만큼은 예외로 더 강력한 태풍이 도리어 더 자주 들이닥칠거라는 분석이 많다. 기후구조가 바뀌면서 태풍이 자주 지나가는 소위 ‘태풍의 길목’이 한반도 주변에서 형성될 거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 연구결과에 따르면 태풍이동속도가 유달리 느려진 한반도 지역에서 태풍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자주, 더 오래 머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형급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하는 모습. 중형급 태풍 '솔릭'은 이동속도가 유달리 느려진 한반도 지역에서 태풍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자주, 더 오래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8. 8.22 어스널 스쿨 실시간 태풍 예상 진행 상황 캡쳐 
중형급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하는 모습. 중형급 태풍 '솔릭'은 이동속도가 유달리 느려진 한반도 지역에서 태풍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자주, 더 오래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 2018. 8.22 어스널 스쿨 실시간 태풍 예상 진행 상황 캡쳐

이런 상황은 수십년 이상 계속될 거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16년, 서울대·홍콩시립대·부산대·한국해양대·극지연구소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역학·통계 융합기법을 활용해 태풍의 발생빈도를 분석한 적이 있다. 이 결과 2100년에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수가 지금보다 2배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연구는 변수가 많아 일부 연구결과를 사실로 단정짓기 어렵다. 그러나 기상학계에선 최근 이같은 연구가 자주 발표되고 있어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기상학계 관계자는 “최근 한반도 태풍 위험성을 지적하는 연구들이 자주 제시되고 있는 만큼 꾸준한 연구를 통해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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