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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 위험성, 30분 만에 알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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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 위험성, 30분 만에 알아낸다

2018.08.22 17:42
전북 고창군 흥덕면의 한 오리 농가에서 H5 AI(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된 가운데 방역당국이 해당 농가 진입로를 통제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제공
전북 고창군 흥덕면의 한 오리 농가에서 H5 AI(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된 가운데 방역당국이 해당 농가 진입로를 통제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제공

국내 연구진이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을 때,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새 기술을 개발했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기존 신속 진단 키트를 대체해, AI 응급 대책을 세울 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욱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박사와 나운성 고려대 약대 박사팀은 AI 바이러스가 동물이나 인체 세포에 침투할 때, 위험성(고병원성 또는 저병원성)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AI 바이러스는 표면에 헤마글루티닌이라는 단백질을 지니고 있다. 단백질의 구조에 따라 100가지가 넘는 다양한 헤마글루티닌이 존재하는데, 이들 중 일부는 동물 또는 사람의 몸 안에서 급속한 면역 작용을 유발해 급성 호흡기 감염이나 염증을 일으킨다. 가금류의 경우 폐사율이 높아지고 산란율도 크게 떨어진다.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특징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까닭은 체내에 들어간 헤마글루티닌이 숙주세포 안에서 두 조각으로 나뉜 뒤 ‘융합 펩티드’라는 물질을 방출해 숙주세포와 융합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이 고병원성 AI와 저병원성 AI 바이러스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헤마글루티닌이 쪼개지는 부위의 아미노산 서열이 병원성에 따라 각기 달랐다. 이 부위를 자르는 ‘가위’가 서로 다른 모양이라는 뜻이다. 이 차이를 잘 이용하면 AI 바이러스의 고병원성 여부를 빠르게 탐지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판단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헤마글루티닌을 인공적으로 절단할 수 있는 가위인 효소를 찾았다. 특히 오직 고병원성 바이러스에만 작동하는 가위(효소)가 있다는 사실도 함께 발견했다. 이 효소를 이용하면 고병원성과 저병원성 바이러스를 구분해 헤마글루티닌을 절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헤마글루티닌이 성공적으로 잘린 경우 나타나는 융합 펩티드에 반응해 빛을 내는 형광 나노 입자를 제작했다. 


연구팀은 두 종류의 가위(효소)와 나노입자를 이용해, 실제로 고병원성과 저병원성 바이러스를 빛으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고병원성은 모든 가위(효소)에서 빛을 내는 반면, 저병원성은 한 조류의 가위에서만 빛을 냈다. 병원성을 판별하는 데에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공동교신저자인 함승주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기존에 주목하지 않던 바이러스 침투 과정에 주목해서 낸 새로운 성과”라며 “현장에서 신속하게 AI 바이러스를 감별하고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 22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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