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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학습 훈련 받은 AI 축구선수들 팽팽한 접전...세계 첫 AI월드컵 KAIST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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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학습 훈련 받은 AI 축구선수들 팽팽한 접전...세계 첫 AI월드컵 KAIST 우승

2018.08.22 18:37

22일 대전서 세계 첫 AI 월드컵 결승전
KAIST팀끼리 대결…6대 4로 ‘AFC-위슬’ 우승
8개국 16개팀 참가 “강화학습으로 AI선수 훈련”


기사 작성 부문도 KAIST 팀 최종 우승
경기 해설 부문은 美 애리조나대가 1위
KAIST “내년부턴 대규모 대회로 매년 개최”

 

이달 20일부터 사흘간 대전 KAIST 본원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월드컵 국제대회의 마지막 날인 22일 결승전 경기가 열렸다. - 대전=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이달 20일부터 사흘간 대전 KAIST 본원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월드컵 국제대회의 마지막 날인 22일 결승전 경기가 열렸다. - 대전=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팀싯 선수 3명과 위슬팀 1명의 대치 상황입니다. 골문 앞에서 압박 수비를 하고 있습니다.”

“위슬팀, 순식간에 연달아 두 골을 넣네요! 4번 선수, 매우 공격적인 속도입니다.”

 

22일 대전 유성구 KAIST 본원 학술문화관 정근모홀. 잔디구장 대신 대형 스크린 화면 속에서 축구선수들이 이리저리 공을 따라 동분서주 하고 있었다. 이달 20일부터 사흘간 세계 최초로 열린 ‘인공지능(AI) 월드컵 국제대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객석에는 결승전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가득했다.

 

KAIST가 주최한 이번 대회의 축구경기 부문 본선에는 한국과 미국, 브라질, 중국, 대만 등 8개국 16개 팀이 진출했다. 4강에 진출한 한국의 팀싯(Team_Siit), AFC-위슬(WISRL) 등 2개 팀은 각각 중국팀 피아오(piao)1234와 대만팀 AI로봇(Robots)-NCKU을 8점 차, 11점 차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두 팀 모두 KAIST 학생들로 구성된 팀이다.

 

22일 AI 월드컵 국제대회 결승전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 대전=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22일 AI 월드컵 국제대회 결승전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 대전=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한 팀당 선수는 5명. AI 선수 10명이 바퀴가 달린 큐브 모양의 몸을 이끌고 경기장을 누볐다. 겉보기엔 컴퓨터 축구게임과 비슷하지만 각 선수는 AI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움직였다. 사람의 조작은 없었다. 경기는 전·후반 각각 5분씩 총 10분간 진행됐다. 

 

경기 시작 10초 만에 위슬팀의 첫 골이 터졌다. 위기감을 느꼈는지 팀싯 선수 5명 전원이 축구공 주위를 둘러쌌다. 위슬팀 5명도 방어벽을 만들며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심판이 휘슬을 불었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김종환 KAIST 공대 학장은 “선수 간 몸싸움이 2.5초간 이어지면 심판이 일부 선수를 퇴장시키고 5초 이후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땐 경기장을 리셋 시킨다”고 설명했다.
  
위슬팀이 연이어 골을 넣으면서 전반전은 5대 2로 끝이 났다. 후반전엔 치열한 몸싸움이 극에 달하면서 양 팀 두 선수가 나가떨어지기도 했다. 팀싯 선수들이 만회 골을 넣으면서 6대 4까지 추격했지만, 곧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면서 승리의 영광은 위슬팀에게 돌아갔다. 경기를 참관한 매티아스 렘 덴마크 올보르대 교수는 “KAIST도 AI 분야 선두 그룹 중 하나이기 때문에 우승하리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22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세계 첫 ‘인공지능(AI) 월드컵’ 본선에서 최종 우승한 KAIST의 AFC-위슬(WISRL) 팀이 우승 소감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KAIST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성열, 김우준, 조명식, 정휘영 씨. - 대전=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22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세계 첫 ‘인공지능(AI) 월드컵’ 본선에서 최종 우승한 KAIST의 AFC-위슬(WISRL) 팀이 우승 소감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KAIST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성열, 김우준, 조명식, 정휘영 씨. - 대전=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결승전이 끝난 뒤 위슬팀의 리더 김우준 KAIST 박사과정 연구원은 “선수들이 자주 퇴장 당하는 것 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이겨서 기쁘다. 상대팀과 달리 강화학습 기반의 딥러닝(심층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쓴 덕분에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위슬팀은 4강 진출 팀 중 유일하게 강화학습을 적용해 AI 선수들을 훈련시켰다.

 

강화학습은 가령 각 선수마다 골을 넣거나 상대 진영에 진입하고 유리한 패스를 했을 때 점수로 보상을 하고, 모든 선수가 각자 스스로 이 점수를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게끔 훈련시키는 방식이다. 때문에 사람이 축구 규칙이나 경기 전략을 일일이 입력할 필요가 없다. 김 연구원은 “각 선수는 매순간 공과 부딪히는 속도와 방향 등을 스스로 결정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팀싯을 이끈 윤주승 KAIST 박사과정 연구원은 “사람이 전략을 정해 주는 고전적인 알고리즘으로 강화학습 방식의 AI와 대결할 수 있는 수준의 경기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면서도 “경기 중 상대팀 선수들이 다 퇴장 당한 상황에서도 골을 넣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해설위원이 축구 경기 영상을 보고 실시간으로 해설하는 모습. - 대전=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AI 해설위원이 축구 경기 영상을 보고 실시간으로 해설하는 모습. - 대전=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세계 12개국 총 30개 팀이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는 축구 경기(24개팀 참여) 외에도 경기 해설(4개팀 참여)과 기사 작성(2개팀 참여) 대결도 펼쳐졌다. 경기 해설은 AI 해설위원이 경기 영상을 보고 텍스트로 경기 상황을 해설할 때 얼마나 경기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지, 경기 상황을 얼마나 심도 있게 분석하고 예측하는지 등을 평가한다. 기사 작성은 AI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실제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와 비교해 핵심 내용을 얼마나 잘 서술했는지 본다.

 

축구 경기 부문에서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위슬팀과 팀싯은 각각 1만 달러와 5000달러를 받고, 3위인 대만 국립쳉공대 AI로봇-NCKU 팀에는 2000달러가 수여된다. 경기 해설 부문에서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ASUAIC 팀이, 기사 작성 부문에서는 KAIST의 싯리포터(SIIT-Reporter) 팀이 최종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들은 각각 5000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대만팀의 쭈승 리 국립쳉공대 교수는 “학생들을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좋은 기회였다. 내년 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회 자문위원단의 에릭 맷슨 미국 퍼듀대 교수도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경기를 보면서 대회 내내 즐거웠다. 따분한 학회나 논문을 쓰는 것 외에 젊은 연구자들이 국제적인 학술 교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장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AIST는 앞으로 매년 AI 월드컵을 개최할 계획이다. 김 학장은 “내년 대회는 로봇지능기술응용학회(RiTA)와 협력해 대규모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더 많은 팀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참여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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