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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국과학자 핵융합 난제 ‘토카막의 딜레마’ 해결 방법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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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26일 22:56 프린트하기

백승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플라스마과학융합센터 연구원. 최근 토카막의 전류구동 플라스마 밀도 한계를 극복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MIT 제공
백승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플라스마과학융합센터 연구원. 최근 토카막의 전류구동 플라스마 밀도 한계를 극복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MIT 제공

“토카막(핵융합용 플라스마 발생장치)의 플라스마 밀도를 높이면 전류구동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론상으로는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죠. 지난 10년간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백승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플라스마과학융합센터 연구원 최근 진행된 매사추세츠공대(MIT)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토카막의 딜레마’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백 연구원 팀은 토카막 경계면 플라스마 성질을 조정하면 이런 토카막의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발표했다.
 

과학전문매체 ‘phys.org’는 25일(현지 시간) MIT뉴스 보도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백 연구원의 최근 연구성과를 이례적으로 조명했다. 


토카막은 도넛 모양의 자기 핵융합 실험장치로 핵융합 때 물질이 플라스마 상태로 변하는 연료기체를 담아두는 용기다. 핵융합 반응은 높은 온도와 높은 압력에서 가령 가벼운 원자핵 두 개가 서로 충돌해 상대적으로 무거운 하나의 원자핵으로 변할 때 질량이 손실되면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태양을 비롯한 별(항성)에서 방출되는 에너지의 근원이기도 하다. 

 

토카막은 유도전기장을 이용해 연료기체를 고온, 고압의 플라스마 상태로 만든다. 이 플라스마는 자기장에 의해 공중에 뜬 상태가 된다. 이런 환경은 지구 심층부나 태양과 같은 별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모사하거나 높은 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한국과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인도 등이 공동 개발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는 세계 최대 규모의 토카막으로 ‘인공 태양’으로도 불린다.

 

랑스 카다라슈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모습. 절반가량 완성된 상태로 첫 가동 시기는 2025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ITER 제공
랑스 카다라슈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모습. 절반가량 완성된 상태로 첫 가동 시기는 2025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ITER 제공

토카막은 비교적 간편한 방법으로 플라스마 상태를 구현할 수 있고, 고온의 플라스마가 내벽에 닿지 않는다는 장점 덕분에 과학자들의 큰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플라스마 상태가 짧은 순간에만 유지돼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백 연구원은 “토카막을 가동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중앙의 유도 코일(솔레노이드)을 이용해 전류를 유도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토카막에서 생성된 펄스의 수명을 근본적으로 제한시키기 때문에 토카막을 안정적인 핵융합 원자로로 확대 응용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 팀은 소형 토카막인 ‘알케이터 C-모드(Mod)’ 토카막을 활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플라스마 상태를 만드는 기술을 연구했다. ‘낮은 하이브리드 전류 유도(LHCD)’로 불리는 이 기술은 토카막 내부에 마이크로파를 가해 플라스마 전류를 생성하고, 이를 통해 전자들을 한 방향으로 가속하는 기술이다. 백 연구원은 “전자를 한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것은 안정적인 토카막 운영의 전제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LHCD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플라스마 밀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플라스마 전류를 생성하는 LHCD의 효과가 점점 사라졌기 때문이다. 1970년대에 개발된 기술이지만 40년이 넘도록 실용화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유다.

 

백 연구원 팀은 관측 결과를 토대로 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런 성능 저하 현상의 원인이 토카막 장지 바깥 경계 부분에서의 마이크로파 전력 손실 때문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특히 장치 내 총 전류를 증가시키면 경계 플라스마의 난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이 총 전류를 50만A(암페어)에서 140만A로 3배 가까이 높이자, 고밀도에서도 플라스마 전류를 생성하는 LHCD 효과가 다시 나타났다.

 

백 연구원은 “LHCD가 안정적인 토카막 구동과 차세대 핵융합로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로 정체돼 있던 관련 연구가 다시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카다라슈 지역에 건설 중인 ITER는 태양의 중심처럼 섭씨 1억도가 넘는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에서 가벼운 수소 원자핵들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도록 인위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고, 이때 나오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얻는 장치다. 프로젝트 출범 당시에는 2020년 첫 가동을 목표로 했지만, 플라스마 제어 등 기술적인 난관에 봉착해 2025년으로 5년 연기된 바 있다. 

 

백 연구원은 서울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MIT 원자력 과학 및 공학부에서 2014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플라스마과학연구센터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논문 보러가기 https://journals.aps.org/prl/abstract/10.1103/PhysRevLett.121.055001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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