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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선진국 보유 위성영상기술 첫 국산화…11월말 우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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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선진국 보유 위성영상기술 첫 국산화…11월말 우주로

2018.09.02 18:00

차세대 기상위성 천리안2A호에 첫 적용
독자 개발 위성영상 보정 소프트웨어


우주의 별 관측해 일그러진 영상 보정
대기-구름 등 기상조건 제약 없어
“美, 佛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한 기술”

 

차세대 기상위성 ‘천리안 2A호’ 상상도.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 기상위성 ‘천리안 2A호’ 상상도.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르면 오는 11월 말 차세대 기상위성 ‘천리안 2A호’가 우주로 올라간다. 상공 3만6000㎞ 정지궤도에서 한반도 주변의 기상은 물론이고 지상에 통신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우주 기상까지 24시간 주시하게 된다. 고화질 컬러 영상을 통해 태풍의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지성 집중호우와 뇌우(번개), 안개, 황사, 산불, 화산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리안 2A호는 2010년부터 운용 중인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 1호’를 대체할 쌍둥이 위성 2기(2A, 2B) 중 하나로,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첫 정지궤도 위성이다. 1호와 비교해 여러 성능 개선이 이뤄졌지만, 연구진은 그 중에서도 자체 개발한 영상 처리 소프트웨어인 ‘관측영상기하보정(INR)’을 으뜸으로 꼽았다. 같은 기상탑재체로 촬영한 영상이라고 해도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신속하게 고품질의 영상으로 변환해 주느냐에 따라 위성의 실질적인 성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천리안 2A호는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기상위성으로 꼽히는 미국해양대기청(NOAA)의 ‘고스(GOES)-16’, 일본의 기상위성 ‘히마와리 8, 9호’와 동일한 미국 위성기업 해리스가 만든 최신 기상탑재체를 싣고 있다. 천리안 2A호의 INR 소프트웨어에는 고스-16과 같은 ‘별 관측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위성이 찍은 영상과 위성 자료로 보는 영상은 모습이 많이 다르다. 위성으로 찍은 영상은 전부 일그러져 있거나 일부 중첩돼 있어 형태가 왜곡돼 알아보기 어렵다. 지구 표면이 곡면이기 때문에 부채꼴 모양의 영상을 얻게 되고, 자세를 바꿔가며 광범위한 지역을 촬영할 땐 영상이 흐릿해지기 때문이다.


최재동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 단장은 “위성이 동경 128.2도, 적도 상공에 놓이기 때문에 한반도를 비롯해 적도와 거리가 먼 곳은 대각선 위로 비스듬히 관측된다"며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일그러진 영상을 자동으로 보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이 지표면의 특정 위치를 어느 정도 거리, 얼마나 기울어진 상태에서 보고 있는지 알면, 영상이 일그러진 과정을 역으로 환산해 정상적인 형태의 영상으로 만들 수 있다.  

 

정지궤도 위성으로 촬영한 영상 원본(위)과 영상 처리 소프트웨어 ‘관측영상기하보정(INR)’ 시스템을 통해 보정한 영상(아래).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정지궤도 위성으로 촬영한 영상 원본(위)과 영상 처리 소프트웨어 ‘관측영상기하보정(INR)’ 시스템을 통해 보정한 영상(아래).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히마와리 8, 9 위성을 포함한 기존의 위성들은 대부분 ‘지구 랜드마크 관측 알고리즘’을 사용해 지구 표면 물체의 위치와 위성이 바라보는 방향을 결정한다. 해안선 같은 지구 표면의 특징적인 모습을 기준 삼아 그로부터의 거리와 각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구름이나 대기 환경에 해안선이 가려지거나 아예 해안선이 불분명한 지역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조석간만의 차, 해안 개발 등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최 단장은 “같은 탑재체지만 히마와리 위성의 경우 소프트웨어 성능이 떨어져 영상 자료에서 (고스-16이나 천리안 2A호와) 질적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반면 천리안 2A호가 활용하는 별 관측 알고리즘은 지구 뒤로 보이는 우주의 별을 기준으로 지향 방향을 결정한다. 우선 별 데이터베이스(DB)에서 위성의 현재 자세로 촬영이 가능한 별 중 위치, 밝기 등을 고려해 별을 선택한 뒤 위성에 촬영 명령을 내린다. 위성은 선택된 별의 데이터와 촬영된 별 사이의 시야각 오차를 계산하고, 이를 토대로 지구 관측 영상을 보정한다. 허성식 항우연 선임연구원은 “별의 위치는 거의 바뀌지 않는 데다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어 위성 영상의 정밀도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별 관측 알고리즘이 적용된 ‘관측영상기하보정(INR)’의 영상 보정 과정. - 자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별 관측 알고리즘이 적용된 ‘관측영상기하보정(INR)’의 영상 보정 과정. - 자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천리안2A호는 가로 세로 1000㎞ 영역을 기준으로 관측 후 3분 내에 영상 후처리, 배포까지 완료할 수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도 1호보다 18.5배가량 빨라졌지만 소프트웨어의 영상 처리 시간이 짧아진 게 더 큰 몫을 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천리안 2A호로 얻는 영상은 공간 해상도가 1호보다 4배가량 높다. 3만6000㎞ 높이에서 지구 표면에 500m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정 위치를 흔들림 없이 정확히 보는 지향 정밀도도 높아졌다.

 

최 단장은 “이번에 국산화에 성공한 관측영상기하보정 소프트웨어 기술은 미국, 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라며 "다른 위성 영상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천리안 2A호는 위성의 핵심인 본체와 데이터 처리 소프트웨어, 관측제어기술, 지상관제시스템 등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내 33개 기업이 공동 개발했고 우주기상탑재체는 경희대가 개발했다. 기상탑재체만 해외에서 사들였다. 오는 10월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로 수송되고, 11월 30일~12월 3일 사이 이곳에서 인도의 통신위성인 ‘GSAT-11’과 함께 프랑스 ‘아리안 5ECA’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발사될 예정인 천리안 2B호는 미세먼지와 오존, 이산화탄소 등 1000여 종의 유해 물질과 해양 환경 관측을 담당한다. 두 위성은 10년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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