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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흉터없이 위벽 뚫어 췌장 치료… ‘수술 로봇’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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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03일 06:54 프린트하기

국내 연구진 개발한 ‘유연 로봇’, 차세대 ‘무흉터 수술 로봇’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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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권동수 교수팀이 개발한 수술로봇 케이-플렉스(K-Flex). 사방 어느방향으로든 자유자재로 휘어지므로 단일공 수술, 무흉터 내시경 수술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수술을 하면 큰 흉터가 생기지 않을까요?”

“그럼 최신 로봇 수술을 받아보시겠어요? 수술 자국이 전혀 생기지 않습니다.”

몇 년 후면 진료실에서 이런 대화가 오갈지 모른다. 로봇 기술 덕에 ‘무흉터 수술’ 기법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수술로봇은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사가 제작, 판매하고 있는 ‘다빈치’로 세계 수술로봇 시장의 80%를 차지한다. 다빈치 수술은 몸에 서너 개의 구멍을 뚫어 각종 수술 도구를 집어넣고 환부를 치료한다. 메스로 기다란 상처를 낼 필요가 없어 회복이 빠르고 그만큼 입원 기간도 줄어든다. 흔히 말하는 ‘복강경 수술’도 사실 같은 기법이다. 이 방법을 로봇으로 구현한 것이 다빈치다. 로봇 수술은 손 떨림을 막아주고 시야도 넓어 수술하기 편하다.

최근엔 일명 ‘배꼽수술’로 불리는 ‘싱글포트(단일공)’ 수술이 인기다. 이것도 복강경 수술의 일종이지만 환자의 배꼽 주위로 수술 구멍을 꼭 하나만 뚫는 점이 다르다. 그 구멍으로 여러 개의 내시경 장비를 집어넣고 치료한다. 수술 후 봉합에 신경을 쓰면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에 특히 여성들이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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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공 수술도 만능은 아니다. 우선 수술하기가 아주 어렵다. 수술 구멍이 비좁기 때문에 환부까지 정확하게 수술 도구를 옮기기가 까다롭다. 수술 도구가 X자로 교차돼 들어가니 수술 도구를 쥐는 양손이 바뀌기도 한다. 단일공 수술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의사를 찾기도 쉽지 않다. 단일공 수술 권위자인 노영훈 부산 동아대병원 외과 교수는 “수술이 까다로워 배우려는 의사가 많지 않다”면서 “적합한 수술 도구가 개발되면 좋겠지만 수요가 적어 연구개발도 더딘 것 같다”고 말했다.

단일공 수술법도 최근엔 돌파구가 생겼다. 역시 로봇 덕분이다. 신형 다빈치 로봇 ‘SI’ 또는 ‘XI’를 이용하면 쉽게 수술할 수 있어 서울에 있는 대형 병원에는 대부분 보급돼 있다. 다만 수술비는 일반 단일공 수술에 비해 2, 3배로 비싸진다. 30일엔 단일공 수술용 로봇 ‘다빈치 SP’도 국내에 출시됐다.

단일공 수술법을 넘어 수술 자국을 완전히 남기지 않는 방법도 있다. ‘무흉터 내시경(노트) 수술’로 불리며, 겉으로 보기엔 수술 자국이 생기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노트 수술은 식도나 대장으로 내시경 장비를 넣는다. 그 다음 위벽이나 대장 벽에 구멍을 뚫고 췌장이나 간, 담낭, 신장 등을 수술한다. 기관지나 식도를 뚫고 나가면 폐나 심장도 수술할 수 있다. 다른 장기에 새로운 상처를 만드는 격이라 이해득실을 철저히 고려해야 한다. 수술 자체도 매우 어려워 성공률이 낮기 때문에 현재는 일부 국가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노트 수술을 반대하는 의사들은 “췌장을 치료하기 위해 위벽에 상처를 내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공격하는 반면, 찬성 측은 “몸 안쪽에서 상처를 내는 것이라 감염 위험이 적고 회복도 훨씬 빠른 장점이 있다”고 맞선다.

이 가운데 노트 수술의 성공률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수술용 로봇을 국내 연구진이 최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권동수 KAIST 미래의료로봇연구단 교수는 내시경 수술로봇 케이-플렉스(K-Flex)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존 수술로봇과 달리 몸속에 넣고 뱀처럼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는 ‘유연 로봇’이라 장기 사이를 피해 다닐 수 있고 단일공 수술과 노트 수술에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로봇으로 살아있는 돼지의 담낭을 단일공 수술 기법으로 절제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김준환 KAIST 미래의료로봇연구단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몇 개의 연구기관이 수술용 유연 로봇을 개발하고 있지만 K-Flex는 내시경 굵기가 가늘고 힘은 두 배가량 세 실용화 가능성이 크다”면서 “노트 수술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로봇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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