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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하반신마비 치료도 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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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하반신마비 치료도 꿈 아니다.”

2018.09.04 23:38
스템랩 오동훈 대표. 4일 열린 지식재산의 날 행사장 현수막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스템랩 제공.
스템랩 오동훈 대표. 4일 열린 지식재산의 날 행사장 현수막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스템랩 제공.

 

줄기세포 기술이 의학 분야의 화두로 떠오른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하지만 이 주제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사람의 세포를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일이라 윤리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가능성이 있는 기술에서 눈을 돌리는 것이 도리어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주장도 강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줄기세포는 안전성 확보 등의 문제로 아직 완전한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보기엔 어려운 부분이 많다. 

 

다양한 줄기세포 기술 중에서도 최근 크게 각광 받는 건 ‘직접교차분화’ 기술이다. ‘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이라고도 부른다. 피부세포, 혈액세포 등을 화학적으로 처리해 치료에 필요한 각종 세포로 직접 바꾸어내는 기술로, 줄기세포 응용기술 중에선 현재 가장 부작용이 적은 기술로 여겨진다. 국내에서 이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실용화하겠다고 나선 기업이 있다. 2011년 고려대 유승권 고려대 생명공학부 교수팀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한 ‘스템렙’이다. 경영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국제경영학 박사 출신 오동훈 대표가 맡고 있다. 사실상 국내에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실용화 하겠다고 나선 곳은 스템랩이 유일하다.

 

스템랩의 기반은 대내외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다. 관련 기술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한 정부는 4일 ‘제 1회 지식재산의 날’ 행사에서 스템랩 오동훈 대표에게 ‘특허청장 표창’을 수여했다. 오 대표가 총 37건의 지식재산(IP)을 창출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오 대표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을 이전받은 것, 그리고 사내에서 이를 응용해 다양한 기술을 추가로 개발한 점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스템랩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 교수팀은 여전히 스템랩 연구의 핵심이다. 치료제 개발에도 기초연구역량을 빼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 교수가 치료제 생산 공정을 고안하면,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이장보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이 동물실험을 진행해 유효성과 안정성을 검증한다. 연구에 유 교수, 임상에 이 교수, 사업을 오 대표가 맡아 진행하고 있다. 주위에선 이들을 ‘줄기세포 드림팀’이라고 까지 부른다.

 

‘아직 연구단계인데, 기업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질문에 오 대표는 “많은 분들이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해 주고 있어 견디고 있다”고 답했다. 또 그는 “현재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장비와 골밀도진단기(BDI)를 생산, 판매하는 부서가 별도로 있다”며 “이 부서에서 얻는 이익도 상당 부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고 첨언했다.

 

스템랩의 창업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원천기술을 연구해 보유하고 있던 유 교수팀이 창업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오 대표가 경영을 맡게 됐다. 당시 황우석 사건의 여파로 줄기세포 기술의 사업화에 회의가 많던 시절이었고, 새롭게 세포를 역분화시켜 만능 줄기세포를 만드는 IPs(유도만능줄기세포) 기술이 주목받고 있었지만 이 역시 암세포 발생 등의 단점이 지적돼 사업화의 한계가 지적받던 시절이었다.

 

스템랩이 보유한 핵심기술은 환자의 머리카락, 피부, 소변 등에서 얻은 체세포를 신경세포, 모낭세포, 피부세포 등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치료 부위별로 임상시험 내용이 달라지긴 하지만 많은 난치성 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있다.

 

이렇게 7년을 준비해온 스템랩의 기술력에 오 대표는 큰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당시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보유한 연구진은 많지 않았고, 유 교수팀은 원천기술부터 응용기술까지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합류를 결정했다”며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스템랩은 제 1목표는 하반신마비 등 척수신경 손상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중추신경계통 질환 치료제’ 개발이다. 현재 원천기술 개발은 거의 다 마치고 2년 안에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난치성 질환 중 가장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 ‘탈모’를 정복하는 것도 스템랩의 다음 목표 중 하나다. 직접교차 기술로 모낭세포를 만들면 탈모의 특효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 임상은 중추신경 치료 임상이 시작된 후 1~2년 안에 시작할 계획이다. 

 

스템랩 제공
스템랩 제공

오 대표의 각오는 역분화 기술로 재생의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는 것. 관련분야 롤모델이 될 세계적 기업이 되고 싶다는게 스템랩 경영진의 포부다.

 

오 대표는 “신경과 피부, 모낭은 물론 장기까지 재생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회사의 기술력을 믿고 투자해 준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사업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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