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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이민자 등 소수자를 위해 써달라” 34억 상금 전액 기부한 여성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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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07일 16:09 프린트하기

펄서를 처음 발견한 조이스 벨 버넬 영국 옥스퍼드대 방문교수. - 사진제공 브레이크스루상 선정위원회
펄서를 처음 발견한 조이스 벨 버넬 영국 옥스퍼드대 방문교수. - 사진제공 브레이크스루상 선정위원회

노벨상을 받을 업적 내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수상에서 제외돼 논란을 겪었던 천문학자가, 기초과학 분야 최고 영예의 상 중 하나인 ‘브레이크스루 상’의 기초물리학 분야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는 우리 돈 약 34억 원(300만 달러)에 달하는 상금을 “여성과 난민 등 소수자를 위해 써달라”며 전액 기부할 뜻을 밝혔다.

 

기초물리학의 브레이크스루 상 선정위원회는 6일, 조슬린 벨 버넬 영국 옥스퍼드대 방문교수를 올해의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영국 북아일랜드 출신의 버넬 교수는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생 때인 1967년, 천문학 교과서에 실리고 나중에 노벨상을 받을 중요한 천체인 ‘펄서(PULSAR, 맥동전파원)’를 발견했다. 펄서는 일정한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깜빡이는, 별처럼 보이는 특이한 천체로, 연구 결과 도시 정도의 작은 크기에 태양과 맞먹는 질량이 밀집한 초고밀도 별인 ‘중성자별’의 일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성자별이 거의 빛의 속도로 빠르게 회전하며 전자기파를 방출한 게 지구에서 깜빡이는 등대처럼 보인 이유였다.

 

펄서의 존재는1968년 처음 학계에 보고됐고, 별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완전히 바꿨다는 이유로 1974년 관련 연구자들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안겼다.

 

하지만 정작 수상대에 오른 것은 버넬 교수가 아니라 지도교수 앤서니 휴이시 등 남성학자 두 명이었다. 실제 발견과 연구를 이끈 것이 버넬 교수였고, 노벨상은 한 분야에서 3명까지 받을 수 있었음에도 그는 제외됐다. 여성이자 비주류 지역 출신이라는 점이 차별로 작용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젊은 시절의 버넬 교수. - 사진 제공 브레이크스루상 선정위원회
젊은 시절의 버넬 교수. - 사진 제공 브레이크스루상 선정위원회

버넬 교수는 브레이크스루 상 발표 직후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여성이었고 (영국에서 변방 취급을 받던) 북아일랜드 출신이라 늘 주눅이 들어 있었다”며 소수자로서 차별을 겪었음을 분명히 말했다.

 

이런 일을 겪었음에도 버넬 교수는 실망하지 않고 과학자로서의 경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세계 여성 과학자들의 롤모델이 됐다. 그는 영국 여성 과학자로서는 처음으로 에든버러 왕립학회장을 맡고 영국물리학회장을 역임했다. 마이클 패러데이상 등 굵직한 상을 여럿 받은 끝에 펄서 발표 50주년을 맞는 올해 브레이크스루 상을 받았다.

 

버넬 교수는 즉시 "상금 전액을 여성과 소수민족 학자를 위해 써달라"며 전액 기부할 뜻을 밝혔다. 그는 “내가 펄서를 발견한 것도 내가 소수자였기 때문”이라며 “많은 브레이크스루(전환점)는 주류가 아닌 곳에서 나온다. 상금을 기부하는 것은 가장 가치있게 돈을 쓰는 일”이라고 말했다.

 

브레이크스루 상은 IT 거부 가 2012년 처음 제정한 상으로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물리학자 겸 벤처투자가 유리 밀너 등 IT·과학 분야 거두들이 후원해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거부가 후원하는 만큼 기초 학문 분야 상 가운데 상금이 가장 많다. 물리, 생명과학, 수학 분야에서 매년 1~4명씩 선정한다. 물리 분야에서 이 상을 받은 학자는 올해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 중력파를 발견해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라이고 국제협력단 등이 있다. 올해 시상식은 11월 4일 미국에서 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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