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유전자 가위 세기의 특허戰 종지부… "최후 승자는 MIT·하버드대"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8년 09월 11일 00:00 프린트하기

 

‘세기의 특허 전쟁’으로 불리던 미국 브로드연구소와 UC버클리 사이의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특허 분쟁이 결국 브로드연구소의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3년 넘게 끌어온 두 연구팀 사이의 특허 소송이 공식 종료됐다.


미국연방항소법원은 10일 “진핵세포(미생물 외에 동식물을 포함하는 보다 복잡한 생물군)를 대상으로 한 브로드연구소의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관련 발견은 충분한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며 “UC버클리의 주장도 검토했지만 설득력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브로드연구소의 손을 들었다. 미국연방항소법원 또는 미국연방순회항소법정은 우리의 고등법원에 해당하지만, 미국은 연방대법원까지 가는 사건이 거의 없어 이번 판결이 사실상 마지막 판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연구팀은 2014년부터 특허 분쟁을 벌여왔다.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UC버클리 화학과 교수와 당시 같은 연구실에 있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박사(현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장)팀은 2012년 미생물의 면역 시스템인 크리스퍼와 절단 단백질 캐스나인(cas9)을 활용해 미생물 유전자를 정밀 교정할 수 있는 크리스퍼-Cas9를 처음 고안했다. 다우드나 박사는 크리스퍼 기술의 잠재성을 알아보고 바로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UC버클리의 독주 무대였던 상황은 2014년 변했다. 미국 MIT와 하버드대가 공동설립한 브로드연구소의 펑장 교수팀이 진핵생물(미생물이 아닌 동물, 식물 등을 포함하는 생물군)에 적용할 수 있는 본격적인 크리스퍼-캐스9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 과정에서 펑장 교수팀은 미국의 신속심사제도를 이용해 앞서 특허를 출원한 UC버클리 팀보다 먼저 특허 심사를 받았고, 결국 2017년 먼저 특허를 취득했다(UC버클리 팀은 올해 특허를 취득했다).


2014년 신속심사를 통한 특허 출원 사실이 알려지자 UC 버클리 팀은 곧바로 자신의 특허가 침해 받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2017년 4월 미국 특허청은 "브로드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독자적으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판정했다. UC 버클리팀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10일 결국 1심 판결을 유지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판결로 UC 버클리팀의 특허와 별개로 브로드연구소의 특허가 독립적으로 유지되게 됐다. 

 

이번 소송에서 승리한 펑 장 MIT 교수(왼쪽)와 상대쪽이었던 제니퍼 다우드나 UC 버클리 교수(오른쪽)
이번 소송에서 승리한 펑 장 MIT 교수(왼쪽)와 상대쪽이었던 제니퍼 다우드나 UC 버클리 교수(오른쪽)

브로드연구소는 곧바로 성명을 발표해 “올바른 결정이 내려졌다. 우리와 UC버클리는 특허와 응용 분야가 다르며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UC 버클리 팀은 따로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크리스퍼는 유전체(게놈)의 특정 DNA를 정확히 찾아 잘라낼 수 있는 정밀 유전자 교정 기술이다. 농축산업에서 수확량이 많거나 병충해에 강한 작물 또는 가축을 만들 때, 유전병을 치료할 때 등에 활용 가치가 커 ‘원천기술’을 좌우할 이번 특허에 관심이 많았다.

 

크리스퍼 기술도 개발 6년이 지나면서 많이 진화하고 있다. 기술도 변화했고 새로운 활용 방법도 발견되고 있다.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는 지난달 기자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캐스나인 대신 캐스12 a 등 다른 단백질을 이용해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감염병 진단에도 크리스퍼가 활약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대표적 크리스퍼 전문가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이 크리스퍼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서울대에서 자신이 세운 기업 툴젠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서울대가 조사에 들어갔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서울대와 툴젠은 "2012~2013년 당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특허권이 이전됐다"는 반박 입장을 밝힌 상태다.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2018년 09월 11일 00:00 프린트하기

 

혼자보기 아까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해 보세요

네이버밴드 구글플러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2 + 1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