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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메르스 정복, 갑자기 투자한다고 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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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14일 10:00 프린트하기

전승민 기자
전승민 기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2015년 5월 중동에서 귀국한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국내에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은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3년 전인 2015년엔 이야기가 달랐다. 환자는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내에 총 186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사망률이 20.4%에 달했다.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국민이 38명이나 됐다.

 

이후 정부는 부랴부랴 ‘메르스를 정복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윤상직 의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메르스가 발생하기 2년 전, 즉 2013년 이전에는 질병관리본부(질본)의 메르스 관련 연구 지원이 단 하나도 없었다. 2014년엔 1건의 메르스 연구를 지원했지만 국제적 연구 흐름에 동참하자는 의도 정도로 풀이된다. 그러던 것이 2015년엔 환자 발생 이후 갑자기 11건으로 늘었다. 질본의 연구개발 금액의 10% 이상을 메르스 연구 한 가지에 투입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연구비를 늘린다고 불과 서너 달 사이에 치료제가 뚝딱 나올 리 만무하다. 물론 이런 흐름을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나갔다면 관련 분야 연구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지 모른다. 그랬다면 최소한 중동지역에서 고통받는 환자들에겐 큰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생색내기가 끝난 것으로 본 정부는 그 다음 해부터 돈을 거둬들인다. 11건이던 연구개발 투자는 2016년과 2017년엔 각각 6건으로 줄었고, 2018년 현재 남은 메르스 연구는 3건 정도다.

 

새삼스럽게 ‘다시 메르스 연구에 집중 투자하자’고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니다. 평상시에 메르스가 거의 발병하지 않는 나라에서, 한 번 병이 유행했다고 갑자기 예산의 10% 이상을 집중 투자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도 전체 연구과제 99건 중 3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치명적 질병의 수를 고려하면 도리어 많다고 여겨질 정도다.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올해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으니 다시 연구비를 집중 투자하자’와 같은 널뛰기 행태가 아니다. 전 세계의 과학기술자들은 어떤 연구를 하고 있을까.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연구진은 어떤 분야에서 협력할지를 결정하고 그에 맞게 연구비와 전문 인력을 투입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국제보건기구들과 협조체계 역시 긴밀히 해 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가장 효율적으로, 가장 현명하게 국제사회와 공조해 메르스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 중동에선 지금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메르스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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