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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에너지 핵융합, 최초 ‘불씨’ 형성 과정 한국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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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에너지 핵융합, 최초 ‘불씨’ 형성 과정 한국이 밝혔다

2018.09.15 12:32
연구팀이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한 플라스마의 모습(왼쪽)과 실제 실험의 모습. - 사진 제공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연구팀이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한 플라스마의 모습(왼쪽)과 실제 실험의 모습. - 사진 제공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인류가 ‘궁극의 미래 에너지’로 기대를 걸고 있는 핵융합은 매우 높은 온도에서 물질이 전자 등 전기를 띤 구성 입자 별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 즉 ‘플라스마’가 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치 모닥불을 피우려면 처음에 불쏘시개를 넣어서 가열하는 과정이 필요하듯, 플라스마를 처음 발생시킬 때도 특별한 과정이 있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게 전기로 불꽃(스파크)을 일으키거나, 번개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100여 년의 연구로 원리가 밝혀져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핵융합에 필요한 플라스마가 최초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는데,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그 과정을 이론과 실험으로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유민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연구원과 나용수 교수팀은 기존의 플라스마 형성 이론을 대체할 새로운 핵융합 플라스마 형성 이론을 만들고 이를 실험으로 증명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8월 30일자에 발표했다. 국내 핵융합 연구팀이 네이처 자매지에 관련 연구를 게재한 것은 유 연구원과 나 교수팀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기존의 핵융합 플라스마 형성 이론이 강한 자기장이 없는 시스템에서만 통하는 이론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연구되고 있는 핵융합로인 ‘토카막’이 도넛 모양의 속이 텅 빈 구조물 외부에 전자석을 가득 배치한, 매우 강하고 복잡한 자기장이 발생하는 장치라는 사실을 무시한 것이었다. 플라스마는 구성 입자가 뿔뿔이 흩어지면서 양(+)극 또는 음(-)극의 전기적 성질을 띤 채 빠르게 움직이는 물질이기에, 강한 전자기장이 있는 곳에서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실제로 실험 결과와 이론 사이에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론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왼쪽은 핵융합로 토카막의 구조. 코일(coil)이라고 된 부분이 자석이다 이 때문에 매우 복잡한 자기장(오른쪽 그림 중 a의 회색선)이 형성된다. 전자기장의 세기 및 구조도 매우 복잡해진다(a,b의 색 분포). -사진 제공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왼쪽은 핵융합로 토카막의 구조. 코일(coil)이나 솔레노이드(solenoids)이라고 된 부분이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매우 복잡한 자기장(오른쪽 그림 중 a의 회색선)이 형성된다. 전자기장의 세기 및 구조도 매우 복잡해진다(a,b의 색 분포). -사진 제공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유 연구원과 나 교수는 토카막 특유의 복잡한 전자기 구조를 고려한 새로운 플라스마 형성 이론을 구상했다. 토카막 안에서는, 플라스마가 마치 트랙을 도는 육상선수처럼 도넛 모양의 원형  대칭 구조 안을 뱅글뱅글 돈다. 이 과정에서 자유전자가 다른 물질(기체)과 부딪히면서 다시 자유전자를 만들고 이들이 다시 ‘트랙’을 돌며 가속돼 기체와 충돌하며 기하급수적으로 전자수가 증가하는 ‘전자눈사태(electron avalanche)’라고 부르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런데 연구팀은 자기장이 강한 토카막 안에서 이 현상이 반복돼 플라스마가 일정 밀도 이상으로 늘어나면 갑자기 이 저절로 전자눈사태 현상이 줄어들고, 대신 수직 방향으로 힘이 발생하며 난류가 생기고 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지런히 트랙을 돌던 육상선수가 갑자기 축구장 안팎으로 뛰며 끼리끼리 뭉치고 섞이는 현상이 나타나는 식이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핵융합 플라스마 발생 과정에 핵심이 된다는 사실을 이론으로 만들고, 이를 시뮬레이션 모형으로 계산했다. 그 뒤 국가핵융합연구소가 보유한 실험용 핵융합로인 케이스타(KSTAR)의 실제 실험 데이터와 비교해 기존 이론보다 더 정확히 플라스마 밀도와 전기적 구조를 설명하고 발생 과정도 더 잘 재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 교수는 “한국, 미국, EU 등 7개국이 프랑스에서 공동 개발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이터) 등 미래 핵융합로의 플라스마 발생 과정을 최적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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