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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장이 전하는 별별이야기] 올해 추석날엔 보름달이 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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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20일 06:00 프린트하기

여름이 워낙 혹독하게 무더웠기 때문일까요? 올해는 청명한 하늘에 선선한 바람이 부는 9월의 황금연휴, 추석이 더욱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추석이 되면 뭐니뭐니 해도 둥근 보름달 보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지요.

 

 

추석에 항상 보름달이 뜨는 것은 아니다?


추석은 음력으로 8월 15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흔히 추석날에 가장 둥근 보름달이 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매월 음력 15일은 보름달이 뜨는 때이긴 하지만, 정확하게 둥근 보름달이 보이는 시기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 이유는 달이 차고 기우는 기간이 30일이 아니라 정확히는 약 29.530588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달의 정확한 모양을 나타낼 때는 월령을 사용합니다. 


태양과 달 그리고 지구가 일직선을 이룰 때(이때를 삭이라고 합니다)를 월령 0일이라고 합니다. 음력에서 삭이 되는 날은 1일이기 때문에 월령과 음력은 보통 1일의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삭에서 약 15일(정확히 14.8일)이 지나면 둥근 보름달이 됩니다. 즉 월령이 14~15일인 날은 음력으로 15~16일째 되는 날이며 이때 우리는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추석날이 아닌 다음날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있는 것이죠. 올해 역시 추석은 9월 24일이지만, 가장 둥근 보름달은 다음날인 25일에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달에는 보름에서 이틀이 더 지나서야 둥근 보름달이 뜨기도 합니다. 음력의 한 달이 29일 때와 30일 때가 번갈아 있기 때문에 최대 이틀까지 차이가 날 수 있거든요. 실제 지난 2017년엔 추석 당일인 10월 4일이 아닌 6일에서야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평선 근처에 떠 있는 달이 커 보인다?


혹시 추석에 뜬 보름달이 유난히 커 보인 적이 있나요? 아마도 ‘추석이니까 당연히 큰 보름달이 뜬 거겠지’ 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달 위치에 따른 크기 변화 - NASA 제공
달 위치에 따른 크기 변화 - NASA 제공

보름달은 보통 저녁 6~7시 사이에 뜨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달맞이 하러 갈 시간인 8시쯤에는 주로 지평선 근처에 떠 있는 보름달을 보게 되죠. 이때의 달은 정말 커 보입니다. 그러다 2~3시간 후에 다시 보면 아까 본 큰 달은 온데간데없이 작아진 보름달을 보게 됩니다. 달의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을 리는 없을 텐데, 왜 그럴까요? 


바로 우리 눈이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걸 ‘달 착시현상’이라고 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세요. 시간에 따라 카메라로 찍은 달의 모습인데, 실제로는 달의 크기 변화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과학적으로는 달이 지평선 가까이 있을 때보다 하늘 높이 떠 있을 때가 더 가깝습니다. 크기와 거리 모두 대략 2%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 오히려 더 작게 보여야 합니다. 물론 우리 눈은 이 차이를 구분해 내지 못합니다. 또한 대기의 굴절로 인해 지평선 근처에 있는 달은 위 아래로 약간 으깨진 것처럼 보입니다. 

 

달이 크게 보이는 이유 - NASA 제공

달이 크게 보이는 이유 - Dr. Tony Phillips (NASA) 

 

이처럼 과학은 분명 낮게 떠 있는 달이 높게 떠 있는 달보다 작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반대로 느낄까요? 여기에는 과학적인 이유보다는 심리적인 이유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날 많은 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설명은 하늘의 모습과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 하늘은 반구 모양이지만, 우리가 느끼는 하늘은 평평한 접시 모양입니다. 즉 우리는 머리 위에 있는 하늘보다 지평선 근처에 있는 하늘을 더 멀리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달에 적용해 볼까요? 달의 크기는 지평선 근처에 있든 높이 떠 있든 거의 크기가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지평선은 멀리 떨어져 있으니 지평선 근처의 달은 분명 작아야 한다고 생각하죠. 분명 작게 보인다고 생각한 달이 실제로는 작게 보이지 않을 때 우리의 뇌는 오히려 그 달을 크게 느낍니다. 마치 끝이 점점 좁아지는 철로 그림에서 가까운 곳과 먼 곳에 길이가 같은 선을 그렸을 때, 먼 곳의 선이 더 길어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랍니다.

 

멀리 있는 노란색 막대가 더 길어 보인다 (폰조 착시) - 동아사이언스 자료
멀리 있는 노란색 막대가 더 길어 보인다 (폰조 착시) - 동아사이언스 자료 

 


별자리도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 커 보인다?


 이런 현상을 잘 응용하면 평소에 느끼지 못한 멋진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평소 태양은 강한 빛 때문에 보기가 쉽지 않지만 해 뜰 무렵 혹은 해 질 무렵에는 꽤 큰 태양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큰 흑점이 나타난 날이라면 맨 눈으로 흑점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지요. 이때 태양안경(태양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태양관측 전용 안경)을 끼면 원래 크기로 돌아간 태양을 볼 수 있습니다. 착시현상임을 알 수 있지요.


이런 현상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별자리를 찾아보세요. 지평선 근처에 떠 있는 별자리의 모습은 착시로 인해 더욱 장대하고 멋지게 느껴지거든요. 단, 광해가 거의 없고 지평선이 트여 있어야 합니다. 한 예로 오리온자리는 겨울철 별자리이지만, 9월에도 새벽 2시쯤 동쪽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착시를 이용해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장엄하고 거대한 오리온의 모습을 꼭 한번 만나 보세요.

 

오리온자리 - 박승철 작가 제공
오리온자리 - 박승철 작가 제공

 


김영진 과학동아천문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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