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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과학]대형 고양이과 포유류에 미래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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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22일 12:29 프린트하기

GIB 제공
GIB 제공


 

18일 대전 지역 동물원에 살던 암컷 퓨마 ‘호롱이’가 탈출한 지 약 4시간 반 만인 오후 9시 44분께 결국 사살됐습니다. 사람에게 해를 주지 않은 상황에서 포획의 여지를 두지 않고 바로 국제적 멸종위기종 동물의 생명을 앗아야 했는지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선 퓨마와 같은 고양이과의 대형 표유류는 동물원에 가야만 만날 수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을 터전으로 생활했던 대표적인 고양이과 포유류로는 호랑이가 있지만 남아시아와 러시아 지역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퓨마는 아메리카 대륙이, 그와 닮은 표범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생활하는 종이며, 거의 모든 고양이과 포유류는 이 두 대륙에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사살된 퓨마 ‘호롱이’에 대한 추모 물결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가 놓쳐선 안되는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고양이과 대형 동물들이 자신들의 본래 터전을 점점 인간에게 빼앗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식지 파괴되면서 우리의 후손들도 이들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도시가 확장되고 숲이 파괴돼 이들의 생활반경이 점점 인간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독일 괴테대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등 전 세계 24개국 99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북유럽의 노르웨이 지역부터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6개의 대륙에서 살고 있는 포유동물의 위치를 추적한 연구 결과를 지난 1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위치를 통해 이동 경로를 확인하면 동물의 활동 영역, 서식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데요. 영장류부터 임팔라, 표범과 같은 고양이과의 대형 포유류를 포함해 57종 총 803마리에게 위성추적장치(GPS)를 부착해 이동 데이터를 모았습니다.
 
연구진은 대형 포유류가 활동하는 지역과 인간의 활동영역이 3분의 1에서 최대 2분의 1까지 겹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지역에서 특히 활동영역이 넓은 표범이나 코끼리 같은 대형 포유류는 특히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인간으로 인해 서식지가 작은 구획으로 쪼개져 충분한 삶의 영역을 확보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논문 제1 저자였던 마리 터커 괴테대 생물학과 연구원은 “각각의 종이 필요로 하는 생활 터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가까운 미래에 종다양성이 심각하게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대표 고양이과 동물인 호랑이의 사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2017년 2월 기준으로 야생의 호랑이는 현재 6가지 아종으로 분류되며 총 3890마리가 남아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중 99%(3846마리)가 아시아 지역에서 생활합니다. 인도(2226마리), 러시아(433마리), 인도네시아(371마리) 등 세 나라에 대부분의 개체가 생활하고 있습니다.

 

발표 후 10개월이 지난 2017년 12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 매튜 스콧 루스킨 연구원팀은 2000년에서 2012년 사이 수마트라섬 숲의 약 17% 가량 사라졌으며, 호랑이의 생활 영역이 크게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습니다. 호랑이가 다닐 길목에 수 백 개의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촬영한 결과, 호랑이 개체의 분포 밀도가 47% 증가했다는 것이었죠. 개체별로 충분한 영역을 확보하지 못하고 서식지 경쟁이 심해져 그 수가 감소할 것을 우려한 것입니다.

 

동물원의 관리 소홀로 인간의 생활영역으로 들어간 퓨마 ‘호롱이’이와는 달리,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인간의 거주지로 내려올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이 동물들을 사살하는 행위도 늘어날 것입니다.

 

위키백과에서 퓨마를 검색하면, ‘성질이 온순해 사람을 습격하는 일이 없다’고 나오는데요. 실제로 퓨마를 현실에서 마주쳤을 때, 이 설명에 따라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사실 저로선 확신이 생기지 않습니다. 학자들의 말처럼 인간과 동물이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공존하는 방안을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 편집자주: 일상에서 또는 여행지에서 우리가 서 있는 바로 그 지점. ‘여기’에 숨어 있는 지구와 우주, 생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매주 금요일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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