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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B 때문에 범고래 절반 50년내 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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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28일 08:00 프린트하기

351마리 체내 농도 조사 결과 불임 유발 독성물질 PCB 다량 농축

“사용금지 ‘스톡홀름 협약’ 강화 필요”

 

범고래 절반이 폴리염화바이페닐(PCB) 체내 농축 탓에 50년 내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이언스 제공
범고래 절반이 폴리염화바이페닐(PCB) 체내 농축 탓에 50년 내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이언스 제공

무리를 지어 큰 고래나 물범류를 사냥하는 영리한 바다 사냥꾼 범고래 집단의 절반 이상이 30∼50년 내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4년 전에 사용이 전면적으로 금지된 오염물이 아직도 바다를 떠돌며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의 몸에 축적돼서다. 역대 최대 규모의 범고래 환경오염 연구를 진행한 연구팀은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가 위험하다는 것은 인간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경고했다.


루네 디츠 덴마크 오르후스대 북극연구센터 교수팀은 미국, 캐나다, 영국 등과 공동으로 전 세계 바다에 있는 19개 범고래 무리를 조사해 체내 화학물 농도 데이터를 수집했다. 총 351마리의 데이터를 확보해 체내 폴리염화바이페닐(PCB) 성분의 농도를 조사한 결과, 이들이 몸속 지방조직을 중심으로 체중 1kg당 최대 1.3g의 PCB가 농축돼 있음을 밝혀 ‘사이언스’ 27일자에 발표했다.

PCB는 체중 1kg당 0.05g만 농축돼 있어도 불임이나 면역계 장애가 일어나는 강력한 독성 물질이다. 원래는 1930년대부터 살충제나 접착제, 전기 절연체, 단열재 등에 널리 쓰이던 팔방미인 물질이었지만, 포유류에 독성이 있는 데다 잘 분해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1970년대부터 사용이 줄었다. 2001년 체결된 ‘잔류성 유기오염물에 관한 스톡홀름 협약’에 따라 2004년부터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연구팀은 PCB가 생체에 미치는 다양한 피해를 조사한 뒤 이를 바탕으로 범고래 무리의 생존율을 계산했다. 그 결과 북극과 남극 등 비교적 오염이 덜한 지역을 제외하고 일본 동북부와 브라질, 태평양 동북부, 지브롤터 해협 등에서 범고래 무리는 개체수가 절반 이하로 급감해 50년 안에 자취를 감출 것으로 예상됐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먼저 생식 능력이 떨어졌다. 디츠 교수는 “PCB가 북극곰의 생식기를 변형시키는 등 최상위 포식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며 범고래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다른 이유는 어미에게서 새끼 범고래에게로 PCB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어미에게서 지방이 풍부한 젖을 통해 새끼 범고래에게 PCB를 물려준다”며 “좀처럼 분해되지 않는 PCB가 오래 체내에 머물며 대대로 피해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연구자인 폴 젭슨 영국 동물학연구소 연구원은 “1970년대부터 약 40년에 걸쳐 이뤄진 PCB 저감 노력에도 최상위 포식자의 체내 농축을 막는 데엔 역부족이었다”며 “스톡홀름 협약 내에 문제 해결을 위한 더 적극적인 계획이 추가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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