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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왕을 꿈꾼다면 꼭 알아야할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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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7일 11:00 프린트하기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지만, 한편에서는 임신이 잘 되지 않는 난임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난임으로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14년 20만8005명에서 2016년 21만9110명까지 꾸준히 늘었다.


과거에는 여성의 생식기능 문제로 난임이 발생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의학계는 남녀 모두에게 난임의 원인이 있다고 본다. 특히 최근에는 남성이 생성하는 정자의 상태가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난임으로 고민하는 가상의 남성 세 명의 사례를 통해 건강한 정자를 만드는 비결을 알아봤다.

 

팬티가 문제라고요?

 

#.패션 전문 잡지 기자인 김맵시 씨는 몸에 꼭 끼는 바지를 즐겨 입는 편이다. 팬티 역시 피부에 착 달라붙는 삼각팬티를 주로 입는다. 몸매를 돋보이게 만들고 맵시도 살아 멋스럽게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성 생식을 연구하는 과학자들과 환자를 치료하는 비뇨기과 의사들은 이런 삼각팬티가 정자의 양과 질을 높이는 데 방해 요소가 된다고 말한다.


호르헤 카바로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교수팀은 헐렁한 사각팬티를 입는 남자들이 삼각팬티를 입는 경우보다 정자가 더 많고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인간 생식’ 8월 8일자에 발표했다.doi:10.1093/humrep/dey259


연구팀은 2000~2017년 난임 치료를 위해 하버드대 의대 부속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불임치료센터에 방문한 32~39세 남성 656명을 대상으로 정액 내 정자의 양과 질, 그리고 혈중 난포자극호르몬(FSH)의 농도를 조사했다. 뇌하수체에서 생성되는 FSH는 정자 형성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농도가 높으면 정자 생성을 촉진한다.


이에 더해 연구팀은 연구 참가자들에게 평소 주로 착용하는 팬티의 종류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헐렁한 복서(boxer)형 사각팬티를 입는 사람이 53%였고, 나머지는 몸에 달라붙는 사각팬티와 삼각팬티 등을 입었다.


흥미로운 점은 헐렁한 사각팬티와 다른 종류의 팬티를 입는 사람들 사이에서 정자의 양과 질, FSH 농도에 눈에 띄는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복서형 사각팬티 착용자의 경우 정자의 농도가 25%나 높았고, 운동성 있는 정자의 양은 33%가 많았다. 또 FSH의 농도는 14%가 낮았다. FSH 농도가 낮다는 것은 정자의 양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뜻이다. 정자를 더 만들어내기 위해 자극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연구로 헐렁한 복서형 사각팬티를 입을 때 정자의 양이 더 많고 건강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중식 제일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고환의 온도가 낮아야 정자 생산이 활발해지는데, 연구팀은 달라붙는 속옷이 고환을 둘러싼 음낭의 온도를 상승시킨다고 보고했다”며 “결과적으로 정자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정자 생산을 위해) FSH가 분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정자 생성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3종 세트

 

# IT 업계 종사자인 박야식 씨는 야근이 잦다. 야근 중 먹는 야식은 그나마 업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운동은 당연히 못 한다. 주로 노트북 앞에서 일하다 보니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 있는다.

 

 

최근 학계에서는 먹는 것이 정자 생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활발히 나오고 있다. 또 운동 부족과 비만은 정자 생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덤 왓킨스 영국 노팅엄대 의대 교수팀은 단백질 섭취가 부족할 경우 정자의 DNA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8월 27일자에 발표했다. doi:10.1073/pnas.1806333115


연구팀은 수컷 실험쥐 48마리를 대상으로 단백질의 일종인 카제인 섭취량을 조절하는 실험을 했다. 24마리에게는 카제인 함량이 18%인 먹이를 공급하고, 나머지 24마리에게는 카제인 함량을 절반으로(9%) 줄인 먹이를 8주 이상 줬다.


실험쥐들의 정자 상태를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실험쥐의 정자에서 상대적으로 DNA 메틸화가 적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서열에 탄소와 수소로 구성된 메틸기(CH3)가 달라붙는 현상으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메틸화가 적게 일어나면 정상적으로는 발현되지 말아야 할 유전자가 발현돼 각종 질병이나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태어난 새끼도 건강하지 못했다. 저단백식 먹이를 섭취한 쥐가 낳은 쥐들은 비만인 경우가 많았고, 비알콜성지방간을 겪을 위험이 높았다. 또 장내미생물 구성도 정상적인 먹이를 섭취한 쥐가 낳은 새끼들과 달랐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조심해야 할까. 이 교수는 “다수의 연구에서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이 정자의 개수와 정액의 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빵과 과자, 케이크, 튀긴 음식 등은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음식이다. 이 교수는 또 “(콜라나 초콜릿처럼) 과당음료나 달콤한 음식을 많이 먹는 경우 정자의 활동성이 떨어지고 모양이 정상인 정자가 적게 관찰된다는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운동 부족도 정자 생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지방조직에 주로 분포하는 아로마테이스(aromatase)라는 효소는 정자 생성에 필요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으로 변화시켜 남성호르몬 수치를 낮춘다. 따라서 적절한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으로 남성호르몬 수치를 높이는 게 정자 생성에도 중요하다.


부적절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비만 체형이 됐다면 정자 생성에 부정적인 3종 세트를 다 갖춘 남자가 되는 셈이다. 김동석 강남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정자 생성은 약 34도에서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살이 찐 사람들은 긴 시간 자리에 앉아 있으면 음낭이 허벅지 살에 파묻혀서 고환의 온도가 이보다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술과 담배는 정자 저격수

 

## 건설회사에 다니는 최음주 씨는 건설회사의 업무 특성 상 회식이 잦다. 당연히 다른 사람들보다 술을 많이 마신다. 스트레스는 담배 한 개비에 실어 날려 보낸다.

 

 

 

엘레나 리찌 이탈리아 밀라노대 임상과학및지역사회보건학과 연구원팀은 국제학술지 ‘생식생명의학온라인’ 2017년 1월호에 술이 정상적인 정자와 정액 형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doi:10.1016/j.rbmo.2016.09.012


연구팀은 전 세계 1만6395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15편의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매일 술을 먹는 사람의 경우 술을 먹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정액의 양이 적을 뿐 아니라 정상적인 정자의 양도 부족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교수는 그 원인으로 “알코올 성분이 시상하부-뇌하수체-고환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지는 정자 생성 체계(HPT axis)에 영향을 미쳐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자 생성을 자극하는 FSH는 분비량이 줄어들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술이 직접적으로 전립선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정액 내 백혈구가 증가하고, 그 결과 활성산소가 많아져 정자의 DNA에 이상을 초래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흡연의 경우 정자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술보다 더 잘 검증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흡연은 다양한 경로로 정자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령 니코틴과 일산화탄소(CO) 같은 성분들은 고환에 있는 정자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정자의 미토콘드리아 활성을 떨어뜨리거나 DNA의 구조를 깨트리는 등의 방식으로 건강한 정자 생성을 방해한다.


남성 생식은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은 미지의 영역이다. 먹는 것과 입는 것 등이 정자 생성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다. 정자가 왜 체온보다 낮은 34도에서 활발하게 생성되는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먹는 것과 입는 것을 잘 관리하면서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한 정자를 만들고 건강한 아이를 낳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관련기사: 과학동아 2018년 10월호 '[Culture] 정자왕 꿈꾸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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