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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읽어주는 언니]총알 막고 화염에도 거뜬한 그래핀 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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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04일 18:22 프린트하기

 

물질을 이루는 원자들 간의 결합력이 강할수록 총알이 관통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그래핀(graphene)’은 특별하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강력한 공유결합을 통해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연결돼 있다. 두께는 0.3㎚(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정도. 2차원 평면 구조다. 그래핀을 규칙적으로 쌓아올려 3차원 구조로 만들면 연필심에도 사용하는 흑연이 된다.

 

놀라운 점은 그래핀의 강도가,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물질로 알려진 다이아몬드의 강도를 뛰어 넘는다는 사실이다. 

 

배트맨을 불사신으로 만들어주는 배트슈트를 그래핀 기술로 만들 수 있을까?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배트맨을 불사신으로 만들어주는 배트슈트를 그래핀 기술로 만들 수 있을까?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현재 사용되는 K-2 소총의 총알은 초속 960m로 날아간다. 이는 공기 중에서 음파가 전달되는 속도의 3배에 가까운 초음속이다. 무게가 5g 정도인 총알의 운동에너지는 약 2000줄(J)로 1500m 상공에서 떨어진 야구공의 운동에너지와 비슷하다. 

 

일반적인 재료는 이 정도 크기의 운동에너지를 견디지 못하고 뚫린다. 에너지 보존법칙에 의하면 전달된 운동에너지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두께가 제한된 재료로 총알의 관통을 막으려면, 재료에 전달되는 총알의 운동에너지를 넓은 면적으로 분산시켜 흡수하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

 

물질 내에서 운동에너지가 전파되는 속도는 해당 물질에서 음파가 전달되는 속도에 따라 정해진다. 공기에서의 음속은 초속 약 340m다.  이에 비해 그래핀에서 음속은 무려 초속 2만2000m에 이른다. 공기의 65배, 강철의 4배에 해당한다.  

 

지구상에 그래핀보다 소리 속도가 빠른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그래핀에 총알이 부딪치면, 수십 만 분의 1초라는 찰나에 총알의 운동에너지가 탄착점에서 10㎝ 이상 떨어진 주변부까지 순간적으로 전달된다. 단위 면적에 전달되는 에너지의 양은 분산시키기 전과 비교해 0.1% 이하로 떨어진다.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그래핀은 열을 전달하는 능력도, 열을 차단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재미있게도, 동일한 그래핀 층 내에서는 열전도율이 높지만 위아래로 쌓인 그래핀 사이의 열전도율은 그래핀 층 내부 열전도율의 100분의 1도 채 안 된다. 

 

이런 비대칭적인 열전도율 때문에 열이 가장 바깥쪽에 있는 그래핀 층에만 퍼질뿐 내부로는 쉽게 전달되지 않는다. 화염에 휩싸여도 끄떡없는 셈이다. 가볍고 강한 방탄복이나 우주에서도 쓰일 수 있다. 지구 저궤도에서 활동하는 우주인의 우주복을 방탄 소재로 만들면 극초음속으로 날아다니는 우주쓰레기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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