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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가려낸 '인 마이 라이프' 진짜 작곡자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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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4일 10:00 프린트하기

 

RE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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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겸비한 최고의 아티스트.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하기 힘든 영국 록밴드 비틀즈는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음악 그룹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명곡을 남긴 탓일까. 비틀즈 안에서는 작곡한 노래를 둘러싼 심각한 갈등이 있었으니, 바로 작곡자 논쟁이다. 서로 엇갈리는 주장 속에 곡의 진짜 작곡자를 가릴 수 있을까?

 

비틀즈 6집 ‘러버 소울(Rubber Soul)’은 미국 음악 잡지 ‘롤링스톤’에서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500장의 앨범 중 5위를 차지한 앨범이다. 이 앨범에는 비틀즈의 작곡 콤비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의 역작 중 하나로 불리는 ‘인 마이 라이프(In My Life)’가 수록돼 있다. 이 곡은 롤링스톤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500곡 중 23위에 오른 곡이다. 영어 가사라 내용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따뜻한 기타 선율과 보컬의 목소리만으로 어떤 내용일지 엿보이는 아름다운 노래다.


비틀즈는 레넌과 매카트니로 이뤄진 작곡 콤비의 활약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버 소울'에 수록된 곡의 대부분을 레넌과 매카트니가 함께 작곡했다. 작곡 콤비이니 둘의 작곡 스타일이 비슷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둘의 작곡 스타일은 완전히 달랐으며, 음악에 대한 의견 대립은 첨예했다. 

 

위키미디어 제공
위키미디어 제공

레넌이 개성적인 음악을 지향했다면, 매카트니는 대중적이고 듣기 좋은 음악을 추구했다. 서로 다른 음악 스타일에 다툼도 많았으나 서로에게 신선한 자극을 줬고,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켰다. 


레넌과 매카트니가 작곡을 함께 시작한지 얼마 안 됐을 때 그들은 눈과 눈을 서로 마주보며 곡을 썼다. 1명이 아이디어를 내면 둘이 마주앉아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노래를 만든 것이다. 각자 만든 불완전한 곡을 이어 붙여 만들기도 했다. 레넌은 매카트니의 멜로디를 만드는 능력을, 매카트니는 레넌의 작사 능력을 부러워했으며, 서로에게 자극을 받아 쓴 곡이 그 유명한 레넌의 ‘이매진(Imagine)’과 매카트니의 ‘예스터데이(Yesterday)’다.

 

인 마이 라이프는 아름다운 노래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레넌과 매카트니의 작곡 논쟁으로도 유명하다. 레넌은 이 곡이 작사뿐 아니라 작곡까지 모두 자신이 했다고 주장한 반면, 매카트니는 자서전을 통해 레넌이 쓴 가사에 자신이 곡을 썼다고 밝히면서 주장이 엇갈린 것이다. 이외에도 ‘아이돈 완트 투 스포일 더 파티(I Don’t Want to Spoil the Party)'도 논쟁이 되고 있다. 


이 논쟁의 진실을 본인들에게 직접 확인하면 좋으련만, 그건 어려워 보인다. 레넌이 1980년 40살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매카트니의 말만 듣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과연 진실을 밝히기 힘든 걸까?

 

위키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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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가 지목한 In My Life 작곡자는 존 레넌?!


최근 마크 클리크먼 미국 하버드대학교 통계학과 교수와 제이슨 브라운 캐나다 댈하우지대 교 수학과 교수 연구팀이 인 마이 라이프의 원작곡자를 알아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8년 8월 1일에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북미 통계학회에서 데이터 통계 분석 기법을 활용해 원작곡자를 식별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곡의 작곡자는 98% 이상의 확률로 존 레넌이다. 매카트니가 이 곡을 썼을 확률은 1.8%밖에 되지 않는다. 연구팀은 작곡자마다 작곡 습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치 어떤 글에 쓰인 전치사나 자주 쓰는 표현 등으로 어떤 작가가 썼는지 알아내는 것처럼 음악도 그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연구팀은 작곡자가 확실하게 알려진 레넌과 매카트니의 곡 70개와 비틀즈 곡 여러 군데서 발췌한 부분에서 총 149개의 음악적 특징을 뽑아내 통계 모형을 만들었다. 여기서 음악적 특징이란 곡에서 으뜸화음이 몇 번 쓰였는지, 멜로디가 한 옥타브 이상으로 음이 바뀌는 경우는 얼마나 있는지 등으로 음악의 세 요소 중 화음과 멜로디만 분석했다. 클리크먼 교수는 “노래의 리듬, 가사, 구조 같은 변수를 추가하면 더 정확하게 작곡자를 판별할 수 있는 모형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걸로 인 마이 라이프의 작곡자가 확실히 밝혀졌다고 할 수 있을까? 연구 결과가 통계적인 확률 값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러기는 어렵다. 


이교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는 “이 연구는 악보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악보를 실제로 연주한 오디오 신호까지 분석한다면 작곡자를 더 정교하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음악을 끝맺을 때 자주 쓰는 화음 진행이라든지, 화음의 베이스음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드럼의 패턴은 어떤지 등 의미가 있는 변수를 추가하면 더 정교하게 모형을 만들 수 있다”며, “변수가 많아질수록 데이터가 더 많이 필요한데, 이 모형의 경우 데이터가 한정돼 있어 모형이 정교해진다고 해서 더 신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짜 진실이 밝혀질 날을 기대해 본다. 

 

● 마크 클리크먼 미국 하버드대 통계학과 교수 인터뷰

마크 클리크먼 제공
마크 클리크먼 제공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주로 게임과 스포츠 경기를 분석하는 통계적 방법을 연구하는 통계학자예요. 온라인 게임에서 토너먼트를 할 때 비슷한 수준의 상대끼리 맞붙을 수 있도록 대진표를 짤 때 쓰이는 ‘글릭코 등급 시스템’을 개발했어요. 글릭코 등급 시스템은 체스 토너먼트 경기를 위해 만든 시스템이지만, 온라인 게임에서 더 많이 쓰고 있어요. 비틀즈 음악 분석은 저의 새로운 연구 분야입니다. 꾸준히 통계학과 음악의 관계를 찾는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2018년 여름 초에 제가 가르쳤던 학생과 함께 독일 작곡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곡처럼 들리는 음악을 만드는 알고리즘을 만들기도 했답니다." 


-비틀즈의 음악을 분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번 연구를 함께 한 브라운 교수는 비틀즈의 노래를 색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수학적 방법을고민해왔어요. 나아가 이런 방법이 작곡자들의 작곡 스타일을 구분하는 데 쓸 수 있는지 궁금해 했지요. 저는 어떤 글의 원작가를 찾는 통계 분석 방법을 작곡자를 찾는데도 응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두 사람의 생각이 만나 재밌는 연구를 시작한 거예요."


-이 연구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번 연구는 시작에 지나지 않아요. 작곡자들의 서로 다른 작곡 스타일을 찾을 수 있는 수학적 방법을 찾고 싶어요."

 

*관련기사 수학동아 2018년 10호 '비틀즈 작곡자 논쟁 인 마이 라이프는 누가 작곡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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