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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학술대회 스스로 걸러내는 문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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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08일 16:57 프린트하기

한국연구재단, 美 FTC 사례 분석보고서 발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대학 1317명 연구자들이 정부연구개발(R&D) 사업비로 가짜 학술대회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부실학회에 대한 사전경고 없이 참가 사실만으로 연구자들을 부정행위자로 간주하기보다는 부실학회를 학계가 스스로 걸러낼 수 있는 성숙한 연구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례분석보고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연구자들에게 보낸 주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FTC가 학술출판기업인 오믹스(OMICS)를 상대로 벌인 소송 사건을 통해 부실학회 대응방식을 분석한 것이다. 

 

앞서 2016년 FTC는 오믹스가 부당한 방법으로 저널에 수록할 논문과 컨퍼런스 참여자를 모집했다며 미국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고소장에 따르면 FTC는 오믹스가 논문 게재를 요구하는 e메일을 배포하면서 저널의 명성을 거짓으로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믹스는 제출된 논문들에 대해 동료평가(peer-review)를 하지 않았고, 심사평 없이 편집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믹스가 특정 학자를 허락 없이 저널 편집자로 임명한 사례도 근거로 제시됐다.

 

다수의 논문 저자들은 오믹스 저널에 지불해야 하는 거액의 논문 출판비용을 출판 이후에야 알게 됐고, 논문 철회를 요청해도 오믹스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무단으로 논문을 출판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미국 국립보건원(NIH) 역시 오믹스의 출판 관행이 연구 윤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오믹스가 출판하는 저널은 NIH의 논문색인 데이터베이스(DB) ‘펍메드(PubMed)’에서 검색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대해 오믹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수백 개의 온라인 저널과 컨퍼런스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자사에 대한 학계의 신뢰도가 높다고 반박했다. 자사가 출판하는 학술지에 대해서도 오믹스 측은 “저명한 학자들이 동료평가를 거쳐 편집을 한다”며 “해당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다른 학자나 과학 저널에서 널리 인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지난해 8월 오믹스의 사기적 행위에 대해 예비적 금지명령을 발동했다. 예비적 금지명령은 법원이 당사자에게 특정 행동을 금지하거나 특정 조치를 수행할 것을 예고하는 사전금지명령을 뜻한다. 오믹스의 항소가 이어짐에 따라 FTC는 올해 5월 법원에 배심원 없는 판사 재판을 요청한 상태다.
 
또 FTC는 오믹스와 같은 약탈적 학술출판업자에 의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논문을 투고하기 전 연구자들이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체크리스트로 제공했다. FTC 측은 “부도덕한 학술출판업자를 알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약탈적 학술출판업자들은 자신들의 명성을 과장하거나 저명한 학술지 이름과 유사한 이름을 사용하는 수법을 쓴다”고 지적했다.

 

체크리스트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서관 사서에게 해당 저널이나 출판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사서는 그 저널이 관련 색인 서비스에 포함되어 있는지 알려 줄 수 있다. 둘째, 게재료 부과 여부와 액수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저널이 게재료를 언급하지 않는다면 게재료가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저널이나 출판사에 연락해 출판비용에 대해 문의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합법적인 저널은 출판 과정을 비롯해 동료평가, 저자의 책무에 대해 분명하게 언급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해도 한국연구재단 정책연구팀장은 “FTC가 오믹스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문제 삼은 것은 저널이나 컨퍼런스의 콘텐츠가 아니라 거짓 유포, 과대광고 같은 오믹스의 불공정한 영업방식”이라며 “부실추정학회에 참가한 모든 연구자들을 부정행위자로 간주할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부실학회에 대한 예방가이드를 제공하고, 연구자들이 스스로 부실학회를 이용하지 않도록 성숙한 연구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재단은 앞서 4일 재단 과제에 참여하는 연구 기관과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부실학술활동 예방을 위한 권고사항(가이드)’을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재단 과제를 수행하는 주관 연구기관과 연구책임자는 연구자들이 건전한 학술지 및 학술대회에 연구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예방 가이드를 제작해 안내하고 이를 준수하게끔 권장해야 할 의무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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