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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논란에 대한 과학의 명쾌한 답변 "시간 낭비하면 효과 없고 돈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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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08일 16:50 프린트하기

IPCC 1.5도 보고서의 경고

과학자 224명 연구논문 6000건

리뷰에 참가한 과학자만 1113명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8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지난주 195개국이 승인한 ‘지구 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IPCC 제공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8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지난주 195개국이 승인한 ‘지구 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IPCC 제공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1.5도 특별 보고서'가 치열한 논의 끝에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보고서는 2015년 파리협약에서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묶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6000건이 넘는 연구 논문을 집대성해 작성됐다.  40개국에서 90명이 넘는 저자와 133명의 공저자가 참여했고 리뷰에 참여한 학자가 1113명, 이들이 내놓은 코멘트만 4만2001건이었다. 


특정 지역 온난화 오버슛 위험

 

보고서는 먼저 온난화로 인해 산업혁명 이전 대비 2017년까지 약 1도의 기온상승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1850~1900년 평균 대비 2006~2015년의 전 지구 평균 기온은 0.87도가 높고 최근 들어 10년마다 0.2도씩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속도가 지속되면 2030~2052년 사이에 1.5도가 초과될 것이란 예측이다. 현재까지 온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0.5도 변화도 극한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보고서는 “현재까지의 인위적 배출량만으로는 1.5도를 초과하는 온난화의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려면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에어로졸, 에어로졸을 만드는 물질의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기온 상승을 제한하려면 적극적인 순제로(net-zero)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인위적 배출량이 인위적 흡수량과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메탄이나 에어로졸 같은 이산화탄소 이외의 온실가스 감축도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보고서는 앞으로의 위기는 1.5도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우보다는 특정 지역 등에서 온난화 수준을 일시적으로 넘어서는 오버슛이 발생할 경우 더 커진다고 분석했다. 

 

서식지, 북극 해빙 등에서 1.5도 상승 제한 효과 분명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 목표를 2도보다 낮은 1.5도로 했을 때 확고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지역에서 호우 증가와 가뭄, 강수량 부족 확률은 기온상승이 2도일 때 더 커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2100년까지 기온상승을 1.5도로 제한할 경우 2도일 때보다 해수면이 10cm 내려간다. 이는 약 1000만명 사람이 해수면 상승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온상승이 1.5도에 그칠 경우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기후영향 위험도 줄어든다. 기온이 2도까지 올라가면 육상 동‧식물이 서식지를 잃을 확률은 1.5도일 때의 두 배며, 다른 유형의 생태계로 바뀌는 위험에 노출되는 면적도 두 배 늘어난다는 게 연구자들의 분석이다.  


1.5도 이상 기온이 상승하면 100년에 한 번 빈도로 북극 해빙이 녹지만 2도로 올라갈 경우 10년에 한 번 빈도로 여름철 북극해빙이 완전히 녹는다는 것이다. 특히 기온이 2도 올라가면 산호의 99%가 1.5도 상승하면 산호의 70~90%가 사라진다. 1.5도로 기온상승을 묶어둘 경우 수세기간 영구 동토층이 녹는 상황도 늦출 수 있다. 

 

기온이 2도까지 상승하면 건강, 생계, 식량과 물 공급, 인간 안보 및 경제 성장에 관한 위험도 크게 올라간다. 빈곤계층, 사회적 약자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데 기온상승을 1.5도로 묶어두면 빈곤에 취약한 인구를 수억 명 줄이고 심각한 물 부족에 노출되는 총인구비율도 최대 5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 성장 리스크도 온도 제한에 따라 줄어들고 현재 열대와 남반구 아열대 국가는 경제적인 생산의 최적화된 온도 경계 지역에 놓일 전망이다. 

온난화로 북극해 빙하가 녹아 생존 위기에 처한 북극곰. 미국지질조사국제공
온난화로 북극해 빙하가 녹아 생존 위기에 처한 북극곰. 미국지질조사국제공

전력·수송 분야 전면적인 공급 개편 필요


보고서는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경로와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2030년까지 2010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 순제로 배출 정책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제외한 다른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전력 생산에서 저탄소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물론 이런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비용을 더 지출해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5도로 기온상승을 묶어두기 위한 한계감축비용은 2도때 보다 3~4배 올라간다. 2015~2050년 동안 에너지 부문의 투자규모는 연간 9000억 달러로  저탄소 기술과 에너지 효율에 대한 투자는 5배 증가하는 반면 화석연료 생산 및 전환에 대한 투자는 60% 줄어들 전망이다. 

 

보고서는 목표를 이루려면 2050년까지 1차 에너지 공급의 50~65%, 전력생산의 70~85%는 신재생에너지가 공급돼야 하고 산업 분야에선 배출량을 2010년보다 75~90% 줄여야 한다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수송 부문에서는 에너지 사용의 35~65%를 저탄소 연료로 바꾸고 약 8억 헥타르(한반도 산림면적 124배) 초지와 5억 헥타르(한반도 산림 78배)에 이르는 농지를 각각 에너지 생산용과 산림으로 전환하는 것도 숙제로 남아 있다. 


보고서는 만에 하나 지구 기온이 일시적으로 1.5도를 초과하면 2100년까지 1.5도 미만으로 되돌리기 위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 기술(CDR)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산화탄소 흡수(CDR)기술은 2100년까지 약1000억~1조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잠재력 보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30년 이후엔 비용만 올라가고 효과 없어

 

지난 2015년 파리협정에 따라 제출된 국가별 감축목표를 그대로 이행할 경우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520억~580억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했을 때 허용되는 배출량인 250억~350억t을 크게 초과하는 수치다. 이대로 간다면 2100년에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2도가 아닌 3도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이산화탄소 감축에 빨리 뛰어들수록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 이후에 감축하면 감축비용이 올라가고 탄소배출 인프라가 고착화하면서 감축조치의 융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1.5도로 기온 상승을 제한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려면  투자, 정책, 금융 및 기술혁신이 필요한데 2016~2035년 동안 연간 2조4000억 달러가 투자돼야 한다고 추산했다. 

 

보고서는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조치가 지속가능발전목표와 반드시 상충되는 것을 아니며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1.5℃ 목표에 도달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이회성 IPCC 의장은 8일 “이미 기후변화는 진행되고 있고 그 영향이 어느 때보다도 분명하게 감지되고 있다”며 “국제 협력을 통해 모든 국가와 지자체, 시민사회, 토착민 및 지역사회의 대응 강화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오는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 논의에 활용될 예정이다.

IPCC 트위터 캡처
IPCC 트위터 캡처

 


박근태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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