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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읽어주는 언니]교류와 직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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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1일 00:00 프린트하기

 

전기는 직류와 교류 두 가지가 있다. 현재 우리가 쓰는 전기는 교류다. 직류는 전류의 크기와 방향이 일정한 데 비해, 교류는 주기적으로 변한다.

 

교류는 대형 발전소 한 곳에서 전기를 생산한 뒤, 수도권 등 전기 수요가 많은 먼 곳에 배달한다. 넓은 지역을 전깃줄로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연결해야 했다. 

 

우아영 기자 제공
우아영 기자 제공

여기서 교류의 문제가 나온다. 만약 송전선로 한 개가 끊어지면 과도한 전류가 우회해 흐르면서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고장이 난다. 블랙아웃을 막기 어려운 이유다.

 

또 다른 문제점은 주고받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전기가 부족하면 옆 나라에서 전기를 끌어오면 좋은데 교류는 국가, 지역마다 쓰고 있는 전기의 주파수대가 다르고 바로 변환할 수 없어 불가능하다. 대형 발전소 한 군데가 멈추면 피해가 커진다.

 

또 교류는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송전탑이 건강에 주는 영향 때문이다. 송전탑에 흐르는 초고압 교류 전기는 아주 센 자기장을 만드는데 이들이 백혈병이나 암을 일으킨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직류는 교류보다 송전 효율이 좋다. 같은 크기의 송전탑이라면 직류를 사용했을 때 배달할 수 있는 전기가 훨씬 많다. 

 

우아영 기자 제공
우아영 기자 제공

사실 미국에 최초로 공급된 전기는 교류가 아니라 직류였다. 1880년, 전구의 성공으로 한껏 고무된 에디슨은 뉴욕으로 본거지를 옮겨 전기공급소(직류 발전소)를 지었다. 하지만 반경 0.8km 안에 있는 지역에만 배달할 수 있었다. 왜였을까?

 

전기를 보낸다는 것은 여러 사람이 좁은 복도를 통과하는 것과 같다. 한 명씩 차례대로 빠르게 뛰어가거나 혹은 열 명이 복도에 가로로 늘어서서 느리게 걸어가도 시간 당 지나갈 수 있는 총 사람 수는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열 줄로 늘어서면 서로 부딪치며 뒤엉켜 제대로 통과할 수 없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한명씩 통과시키듯 전류를 작게 하고, 속도를 빠르게 하듯 전압을 높여야 손실 없이 전기를 보낼 수 있다.

 

문제는 당시 기술로는 직류를 고압으로 만들 수 없었다는 점이다. 대신 전선을 굵게 만들면 되지만, 전선 재료인 구리가 너무 비쌌다.

 

우아영 기자 제공
우아영 기자 제공

그 무렵 유럽에서 탄생한 교류는 직류와 달리 전압을 쉽게 바꿀 수 있었다. 전압을 높여서 먼 거리를 손실이 적게 배달한 뒤, 다시 전압을 낮춰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었다. 교류 변압기 특허를 사들인 미국의 사업가 조지 웨스팅하우스는 때마침 교류 모터를 개발한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와 손을 잡고 완벽한 교류 송전 시스템을 만들었다.

 

당시 ‘에디슨 제너럴일렉트릭’의 사장이었던 헨리 빌라드는 “지금 교류발전소가 전 유럽을 휩쓸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도 앞으로 살아남으려면 직류에만 매달리지 말고 교류 시스템을 개발해야 합니다.” 라고 에디슨에게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에디슨의 답은 냉정했다. “실용적인 사람이라면 직류를 폐기하고 교류를 채용하는 바보짓은 하지 않을 거요.”
 

교류를 탐탁지 않게 여긴 에디슨은 교류로 동물을 죽이는가 하면 교류로 작동하는 전기 처형 의자를 개발해 ‘교류가 위험하다’는 인식을 퍼뜨리려 했다.

 

하지만 짧은 거리밖에 배달하지 못하는 에디슨의 직류 발전소를 그 비싼 뉴욕 땅 위에 촘촘히 세울 사업가는 없었다. 결국 직류는 서서히 밀려났고, 교류 전기가 120년 간 세계를 움직였던 것이다.

 

이제는 직류를 고압으로 바꿀 수 있는 반도체 소자가 개발돼 직류도 초고압으로 손실 없이 먼 곳까지 배달할 수 있게 됐다. 절반 크기의 송전탑으로도 현재와 같은 양의 전기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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