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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양자상태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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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7일 16:07 프린트하기

빛으로 양자 상태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나왔다. 양자 원리가 적용된 양자 컴퓨터와 양자 암호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석 부산대 교수가 이끈 국제 연구팀은 ‘아하로노프-봄 효과’에 따른 양자의 진동주기를 빛의 세기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1957년 야키르 아하로노프와 데이비드 봄이 발견한 아하로노프-봄 효과는 특정 조건 하에서는 전자가 자기장 세기가 0인 공간에서도 자기장이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독특한 물리 현상이다. 양자의 에너지가 자기장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것을 아하로노프-봄 진동이라고 한다. 아하로노프-봄 효과는 그동안 양자 물리의 근본 원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로 여겨져 왔지만, 극저온 환경에서만 측정할 수 있고 시료 제작이 까다로운 한계가 있었다. 제어는 물론이고 측정조차 어려웠던 셈이다.

 

양자 고리(붉은 색)에 빛을 쪼이면 전자-전공 짝 엑시톤과 엑시톤의 짝인 쌍엑시톤이 생성된다. 이때 빛의 세기를 조절하면, 정해진 양자 진동주기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 - 자료: 부산대
양자 고리(붉은 색)에 빛을 쪼이면 전자-전공 짝 엑시톤과 엑시톤의 짝인 쌍엑시톤이 생성된다. 이때 빛의 세기를 조절하면, 정해진 양자 진동주기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 - 자료: 부산대

연구진은 2016년 수십 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양자 고리(링)를 활용하면, 빛으로 아하로노프-봄 효과를 기존보다 수천 배 높은 온도에서 손쉽게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양자 고리에 쬐는 빛의 세기를 조절하면, 정해진 양자의 진동주기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론 예측과 실험 검증을 통해 이번에 새롭게 밝혀냈다.

 

김 교수는 “아하로노프-봄 진동 주기는 링 구조의 반경에 의해 이미 결정되는 값이라 제어가 쉽지 않았다”며 “빛에 의해 발생한 전자들은 양자 고리 주변의 국소전기장을 변화시키고, 그 결과 양자 고리의 파동함수 모양이 변형되는 원리를 이용해 진동주기를 미세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양자 고리에 빛을 쪼이면 엑시톤과 엑시톤의 짝인 쌍엑시톤이 생성된다. 엑시톤은 비금속 결정 안에서 한 단위가 돼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자와 정공의 결합체다. 엑시톤과 쌍엑시톤은 자기장에 대한 아하로노프-봄 진동을 발생시킨다. 이때 빛의 세기를 달리 하면 양자의 진동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이처럼 아하로노프-봄 효과의 진동주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개의 양자상태가 갑자기 중첩되면서 바뀌거나 불안정해지는 현상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양자 고리가 미래 양자제어 기술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10월 10일자에 게재됐다.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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