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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가는 기업들]①3억원에 위성 쏜다…소형위성 발사시장 장악한 민간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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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6일 18:30 프린트하기

민간주도 발사체 개발 시스템 완성한 美우주산업 현장 르포

발사 전문 회사 ‘버진 오빗’…1단 로켓 없이 항공기서 2단 로켓 발사

준비기간 10개월 3억원으로 소형위성 발사 가능

로켓랩, 스트라토런치시스템 등 위성발사시장 진출 중

 

버진 오빗 제공
버진 오빗 제공

지난 9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항구도시 롱비치에 자리한 민간우주기업 버진 오빗 초대형 공장. 축구장 한 개 크기에 거대한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몇몇 작업자들이 로켓용 몸체의 부품을 옮기는 모습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로켓의 각 부분에 나눠 숫자를 표시하는 작업자, 거대한 로켓 몸통을 살펴보는 작업자 등 300명이 넘는 엔지니어들이 공장 곳곳에서 제각기 맡은 일을 하고 있었다.

 

버진 오빗은 미국의 유명한 항공기업인 ‘버진 갤럭틱’에서 분리한 발사체 전문기업이다. 버진 갤럭틱 내 작은 연구 그룹을 구성해 6년 전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하다 2017년 롱비치에 생산기지를 마련해 분리했다. 버짓 오빗은 인공위성을 발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그런데 발사 방식이 독특하다. 땅위에 발사장에서 일반 로켓에 위성을 실어 쏘는 방식이 아니라 하늘에서  위성을 쏘는 방식이다. 지상에서 발사할 때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소형위성 전용의 전문 발사체 기업인 버진 오빗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인근 항구도시 롱비치에 위치하고 있다.-김진호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인근 항구도시 롱비치에 자리한 소형위성 전용의 전문 발사체 기업인 버진 오빗 본사 건물.- 로스앤젤레스=김진호 기자

● 비행기에서 위성 담은 로켓 쏜다.."세계 최초로 시험발사 연내 진행"

 

버진 오빗의 항공기 발사 시스템은 이미 기술력을 검증받고 있다. 미국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지난 6월 27일 발사 허가를 획득했다. 올해 안으로 첫 발사를 진행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모니카 잔 버진오빗 전략및고객경험팀 시니어 디렉터는 “통신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보안 등 다양한 목적으로 국가와 기업들이 인공위성을 띄우고 있다”며 “우리는 공중에서 냉장고 크기만 한 약 500㎏짜리 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쏘아 올리는 기술을 완성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500㎏이면 2013년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1단에 실려 올라간 ‘나로과학위성’의 5배 크기다. 버진오빗은 지상 10㎞ 상공을 날고 있는 대형 항공기에서 위성을 포함한 약 17m 길이의 로켓을 발사한다. 버진 오빗은 앞으로 300~450㎏에 달하는 위성을 약 200~2000km 높이의 지구 저궤도에 올려보내는 기술을 완성할 계획이다.

 

공중에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려면 육중한 로켓과 위성을 싣고 하늘을 안정적으로 날 수 있는 대형 항공기가 필요하다. 버진오빗은 모회사인 버진 갤럭틱이 보유했던 보잉 747 기종을 구매한 뒤 대형 여객기를 개조해 발사체 전용 항공기를 만들었다. 보잉747은 총 4개에 엔진을 사용하는데 왼쪽 날개에 안 쪽에 예비용 엔진을 장착한 위한 자리가 하나 더 있다. 이 자리에 위성을 실은 발사체를 싣게 된다. 버진 오빗은 개조된 항공기를 보잉747이 본래 가지고 있던 ‘코스믹 걸’이란 별칭으로, 왼쪽 날개에 실리는 위성을 담은 발사체는 '런처원'이라 부르고 있다.

 
 
미국의 소형위성 발사 전문기업 버진 오빗이 보잉 747을 개조해 만든 위성발사용 대형 항공기 ‘코스믹 걸’. 왼쪽 날개 안쪽에 빨간색 부위가 여분의 엔진 자리로 발사체가 장착되는 곳이다.-버진오빗 제공
미국의 소형위성 발사 전문기업 버진 오빗이 보잉 747을 개조해 만든 위성발사용 대형 항공기 ‘코스믹 걸’. 왼쪽 날개 안쪽에 빨간색 부위가 여분의 엔진 자리로 발사체가 장착되는 곳이다.-버진오빗 제공

모니카 디렉터는 “스페어 타이어처럼 크게 설계를 변경할 필요 없이 빈 엔진 자리에 로켓인 랜처원을 탑재할 수 있기에 이 기종을 선택했다”며 “승객용 의자 등 불필요한 부분을 들어내 무게를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현재 버진 오빗은 위성이 들어갈 발사체인 런처원,  코스믹걸과 런처원을 연결할 제어부의 개발과 시험작업까지 완료했다. 지난 8월 28일 롱비치 본사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모자브 우주기지에서 코스믹 걸의 발사체 제어부를 장착해 가동시험을 진행했다. 모니카 디렉터는 “코스믹 걸에 모의 발사체를 달고 제어하는 시험을 완료했다”며 “앞으로 런처원을 싣고 제대로 비행하는지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모자브 항공우주기지에서 발사체인 렌처원에 들어갈 엔진의 연소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버진 오빗 제공
버진 오빗이 미 서부 모하비 사막에 설립한 항공우주기지에서 발사체인 런처원에 들어갈 엔진의 연소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버진 오빗 제공
 

●부르는게 값이던 발사 대행시장, 초저가 공중발사 시스템 등장에 긴장 中

 

이렇게 만든 항공기 발사 시스템의 최대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다른 방법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고 빠르게 위성발사를 진행할 수 있다. 오는 11월 중으로 실제 발사체를 코스믹걸에 장착해 가동시험을 진행하고 연말까지 첫 시험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것이 목표다. 모니카 디렉터는 “성공한다면 지상에서 거대 로켓을 통해 발사하는데 약 2억~3억 원의 저렴한비용으로도 위성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약 10개월 정도면 실제 위성 발사를 완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사체 기술을 갖지 못한 국가들에겐 희소식이다. 한국만해도 과거 위성발사 시장을 독점했던 러시아에게 맡긴 위성발사가 지연되기 일쑤였다. 일례로 한국은 지난 2007년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 5호를 2010년까지 개발을 완료하면 2011년 8월에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국경지대인 야스니 우주기지에서 발사해주기로 약 190억원에 발사대행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환율변동을 이유로 가격문제를 걸고 넘어지면서 발사가 지연됐고, 결국 2013년 8월에 발사됐다. 최종 발사비용은 300억원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발사체 기술이 없는 국가에게 위성 발사대행은 부르는게 값이었다.

 

버진 오빗의 계획이 실현될 경우, 발사 대행 가격이 위성의 무게에 따라 약 3억원에서 10억 원대 수준으로 크게 줄고 발사까지 준비 기간도 1년 수준으로 단축된다. 기존 위성발사시장이 긴장하는 이유다. 버진 오빗은 이 시스템을 통해 향후 매해 20회 이상 소형위성 발사를 대행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사장도 미국 내 플로리다나 영국의 세인트 모건 뉴키콘웰 공항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 민간발사체 회사 로켓렙이 지난 1월 자체 개발한 일렉트론을 발사해 민간상업위성을 지구저궤도로 올리는데 성공했다.-로켓렙 유트브 채널 제공

 

● 위성시장 확대, 로켓렙과 스트라토런치 시스템 등 속속 뛰어드는 美 기업들

 

세계적으로 소형 위성 발사 수요가 늘고 있다. 인도의 시장조사 전문업체 모더인텔리전스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세계 소형위성 시장 규모는 약 3조324억원으로 2023년에는 7조 7889억으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독일 브레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우주공학·산업 대회인 ‘제69회 국제우주대회(IAC)’에서 참석한 홀거 부르크하르트 독일항공우주센터(DLR) 미래발사체실장은 “지난해 발사된 위성 중 73%가 소형”이라며 “현재 연간 325회인 소형 위성의 발사 수는 10년 뒤인 2027년 연간 820회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진 오빗외에도 소형위성 발사 시장을 노리는 기업은 많다. 세계적으로 30여개 업체가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 내에선 버진 오빗을 비롯해 로켓 랩과 스트라토런치 시스템이 유명하다.

 

로켓랩은 지상에서 쏘는 ‘일렉트론’이라는 초소형 로켓을 개발해 2017년 5월과 2018년 1월 등 두 번 발사했고, 두번째 발사에서 소형 상업 위성을 예정된 우주 궤도에 정확히 쏘아 올리는 데에도 성공했다.  로켓랩의 성공 비결은 탄소로 만든 로켓 동체와 3D프린팅으로 만든 엔진을 사용해 개발비용을 낮췃다. 로켓랩은 뉴질랜드 마히아 반도에 위치한 자체 발사 시설에서 72시간마다 새로운 발사를 진행할 수 있다. 소형 위성의 무게와 갯수에 따라 발사비용은 약 8000만원~3억원 수준이다. 로켓랩은 최대 225㎏까지 버진 오빗보다 더 크기가 작은 초소형 위성 발사를 대행하는 것을 목적으로하며, 현재로선 상업적 위성발사 사업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트라토런치 시스템이 개발 중인 세계 최대 크기의 비행기 구성도다. 이를 이용해 버진 오빗보다 더 무거운 위성을 지구저궤도 위로 쏘아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스트라토런치 시스템 제공
스트라토런치 시스템이 개발 중인 세계 최대 크기의 비행기 구성도다. 이를 이용해 위성뿐만아니라 우주선을 우주밖으로 쏘아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스트라토런치 시스템 제공
 

스트라토런치 시스템은 버진 오빗처럼 비행기를 통해 위성은 물론 우주선까지 발사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폭이 117m, 길이 73m에 달하는 초거대 항공기를 만드는 중이다. 최대 370㎏ 무게의 위성부터 2019년 최종시험을 거쳐 2020년 내로 사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버진 오빗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22년에는 3400㎏까지 물품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중간발사비행체(MLV)을 싣고 비행하고 향후 6000㎏급 비행체는 물론 유인우주선까지 쏘아 올릴 예정이다. 아직 예상 발사 대행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버진 오빗의 모니카 디렉터는 “시장이 커지는 만큼 경쟁 기업은 계속 나올 것으로 본다”며 “최초로 하늘에서 위성을 쏘는 실험을 진행하는 만큼 기술을 최적화 해 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주인 수송부터 우주정거장 건설까지 민간 확대

 

미국은 우주선 발사뿐 아니라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 등 다양한 부분에서 민간 기업과 정부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차세대 기술 개발 파트너십(넥스트스텝)을 통해 보잉과 록히드마틴, 오비털ATK 등 6개 민간 기업이 태양광(光)을 이용한 우주선 추진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을 통해 2026년까지 달 궤도에 새로운 유인 우주정거장 ‘딥 스페이스 게이트웨이(DSG)’를 건설할 계획이다.

 

대형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거대 항공우주 업체는 본격적인 우주개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스페이스X와 보잉 등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와 협력해 2019년 내로 각각 2명의 우주인을 ISS에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세운 블루오리진은 2020년 발사를 목표로 신형 화물 우주로켓 ‘뉴 글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높이 82m의 초대형으로 45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진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버진 오빗 제공
버진오빗의 공중 발사계획의 개념도이다.-버진 오빗 제공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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