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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가는 기업들]③사회주의식 우주개발 벗어나 국제협력 나선 러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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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8일 13:59 프린트하기

우주분야 전문기업 4개 기업화, 국가주도 체계 완성
민간투자 개방해 민-관 시너지효과 기대

 

1957년 인류최초로 인공위성 발사, 1961년 인류최초로 인간을 우주로 내보내는데 성공. 러시아의 우주 개발 역사엔 ‘최초’라는 수식어가 들어가는 것들이 많다. 20세기 들어 대규모 투자가 다소 뜸했지만 지금도 정상급 우주발사체 기술을 보유하고 지속적으로 성능을 높여나가고 있다. 발사체의 핵심이 되는 엔진분야는 여전히 세계 정상급 기술력을 갖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회주의식 정부주도 시스템에서 벗어나 국가가 보유한 핵심우주역량을 빠르게 기업화하고 있다. 기업형태로 기술력을 가진 새 회사를 만들거나 흡수합병하기도 하고, 타국 우주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등 전방위적으로 ‘우주실용화’에 나서고 있다. 국가 산하 우주 개발 기관을 민간기업 형식으로 바꾸면서도 일관된 정책 추구는 포기하지 않으려는 ‘러시아식’ 개혁이 감지된다.

 

2013년 12월 러시아는 완전한 국가주도로 ‘연방로켓우주공사(URSC)’를 공식 출범했다. 러시아 국가가 보유한 모든 우주관련 산업체를을 하나로 모아 단일 기업 지배 아래 운영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는 사실상 러시아의 우주역량을 하나의 단일법인으로 모으려는 계획이기도 했다. URSC 아래 48개의 크고 작은 러시아 우주관련 산업체를 하나로 모으고, 10개로 세분한 URSC 부서에서 일괄 운영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러시아가 극동 지역인 보스토니치 우주 기지에서 프로톤M 로켓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러시아가 극동 지역인 보스토니치 우주 기지에서 프로톤M 로켓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 러시아연방우주공사

당시로선 파격적인 조치였지만 사회주의 시스템에 젖어 있던 러시아 관련 기업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러시아는 결국 다시금 우주 사업 형태를 새롭게 가다듬었다. 2015년 8월 정부의 의견을 전달해 기업을 일괄 지휘하는 기관 ‘로스코스모스(Roscosmos)’를 새롭게 만들고, 여러 중소규모 업체들을 자회사 형태로 총괄하는 대형 전문기업이 중간단계에 배치했다. 로스코스모스를 여전히 ‘러시아 연방우주청’이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최영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단어 뜻 그대로 엄밀하게 해석하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정도로 적을 수 있지만 여전히 우주청이라고 표기하는 일이 많은 것 같다”며 “국가주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언론에서 여전히 이 명칭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런 과정을 통해 사회주의적 지배구조는 포기하지 않은 채 민간기업이 가진 실용성은 극대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로스코스모스 산하의 핵심 우주 기업체는 크게 4개로 구분한다. 이 4개 기업체는 구소련 시절부터 국가 우주 개발 핵심이었던 정부 기관을 민영화했던 곳이지만 현재는 빠르게 민간분야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흐루니체프는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 1단을 제작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흐루니체프는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 1단을 제작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기업이 ‘흐루니체프’다. 흐루니체프는 러시아의 발사체 개발 전문기업으로, 엔진을 제외한 모든 시스템 개발을 총괄한다. 한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 1단을 제작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NPO에네르고마시’도 러시아를 대표하는 우주 산업체다. 발사체 ‘엔진’만을 전문으로 개발하고 판매하는 기업이다. 특히 이 회사가 개발한 ‘RD’ 계열 엔진의 성능이 뛰어나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RD-151이라는 액체엔진이 한국의 나로호에 장착됐고, 이와 거의 같은 RD-191이 러시아의 차세대 발사체 ‘앙가라’에 적용될 예정이다.  로켓 엔진을 NPO에네르고마시가 개발해 전달하면 흐르니초프가 전체 시스템을 개발하는 식이다. RD-180은 RD-191 두 개를 하나로 묶어 만든 것으로,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공동 창업한 ‘유나이티드런치얼라이언스(ULA)’가 이 엔진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해 사용한다. 우주개척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미국도 러시아제 엔진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에네르기아’도 한국에 잘 알려진 이름이다. 러시아의 대표적 발사체 ‘소유즈’호를 운영해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우주인과 화물선을 실어 나르는 업무를 맡고 있어 국내 언론에도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흐루니체프가 발사체 시스템 개발이 주 업무라면 에네르기아는 우주관련 사업과 각종 운영시스템 개발 등을 주로 맡고 있다. 마지막으로 첸키(TsENKI)를 들 수 있다. 러시아에서 개발 중인 각종 지상 우주시설 제작을 총괄한다. 나로호 1단 발사대를 한국에 들여왔던 ‘KBTM’도 첸키 산하로 운영 중이다. 러시아의 국영 공장에서 출발했던 기업체, 혹은 대다수의 중소슈모 우주기업체는 각각의 성격에 맞게 4개 개업 중 한 곳의 산하로 운영 중이다.

 

러시아는 최근 이 4개의 기업 이외에 민간에도 우주사업을 독자적으로 벌일 수 있도록 허가했다. 그 대표적인 기업으로 ‘S7 스페이스’가 꼽힌다. 러시아는 항공과 우주산업을 구분해 운영 중인데, 러시아 내 대표적인 항공기업인 ‘S7 시베리아 항공’에서 독자적으로 벌인 우주 산업체다.

 

S7 스페이스는 최근 선박 위에서 우주 발사체를 쏘아올리는 기술을 확보해 주목받았던 ‘시론치’를 사들여 주목받고 있다. 이 기업은 ‘우주기술은 전방위적 협력이 어렵다’는 국제적 불문율을 깨고 다국적 기업이 협력해 사업을 일뤄냈다. 시론치의 발사체는 우크라이나의 ‘제니트’를 변형한 ‘제니트-3SL’이 쓰이며, 발사대는 에네르기아가 러시아산을 공급하고, 미국 보잉은 마케팅과 시스템을 맡는다. 발사에 필요한 선박을 제작한 것은 노르웨이다. S7스페이스의 유리 아르주마냔 고문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상업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관련 사업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에네르고마시社 이고리 아르부조프 회장 - 동아일보
러시아 에네르고마시社 이고리 아르부조프 회장

러시아는 민영화를 통해 발사체 기술을 한층 성숙시켜 나가는 한편, 국제협력을 통한 관련 우주기술 수출에도 한층 더 주력해 나가고 있어 향후 우주시장에서 점차 더 큰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고리 아르부조프 NPO에네르고마시 회장은 동아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에네르고마시 설계국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신형 엔진을 개발 중이며 미국의 ‘스페이스 X’처럼 재활용 가능한 엔진 개발도 검토 중”이라면서 “원한다면 한국과 차세대 우주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향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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