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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읽어주는 언니]세 살 기억은 왜 여든까지 못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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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5일 12:48 프린트하기

 

유년기를 자세히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몇몇 기억만이 남아있거나 나중에 가족의 이야기나 사진 등을 보고 만들어진 ‘조작된’ 기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다. 2~3살 때 배운 낱말이나 감정, 동작 등은 계속 사용한다.  답은 간단하다. 유년기 기억상실증은 뇌의 각기 다른 부위에 저장되는 특정 종류의 기억에 대해서만 일어난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북한산에 소풍을 갔다’ 같은 삽화적 기억이나 ‘가을 소풍 전날 밤 비가 많이 와서 걱정했는데, 달래주던 어머니께서 다음날 편찮아지셔서 가을이 되면 그 생각에 슬퍼진다’ 같은 자서전적 기억은 나이가 들면 거의 완전히 사라진다.  반면 자전거 타는 법 같은 절차적 기억이나 ‘소금은 짜다’ 같은 지각적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그렇다면 유년기 기억은 언제 왜 상실할까. 한 연구에 따르면 7세까지만 해도 3세 때 일을 60% 이상 기억하던 아이들이 8세가 되자 갑자기 40%도 기억하지 못했다. 이유는 아직 학계에서 논쟁 중이다. 유아의 뇌 신경 발달이 미숙해서라는 이론, 유년기의 기억이 중요하지 않기에 진화 과정에서 제거됐다는 이론, 언어와 이야기(내러티브) 구사 능력이 약해 기억을 저장하지 못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최근 제시된 유력한 가설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 해마의 뉴런(신경세포) 일부가 출생 후 몇 년 동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새로운 뉴런으로 바뀌고, 뉴런 사이의 연결, 예를 들어 시냅스가 바뀌면서 기억도 ‘초기화’된다고 설명한다.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연구팀은 두 가지 실험을 했다. 먼저 어른 쥐를 수조에 넣어 목적지까지 헤엄치도록 훈련시켰다. 훈련이 끝나고 절반의 쥐 해마의 뉴런 재생을 2~3배 증가시켰다. 새끼 쥐의 뇌로 돌려놓은 셈이다. 그러자 목적지까지 헤엄치는 길을 잊고, 다시 처음부터 헤매는 경향을 보였다. 새로 만들어진 뉴런이 기존의 기억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반대 과정을 실험했다. 새끼 쥐가 상자에 들어갈 때마다 전기자극을 줬더니, 쥐들은 점차 이를 기억하고 상자를 피하게 됐다. 이후 절반의 쥐에게 특수 처리를 해 뉴런 재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작했다. 어른 쥐의 뇌로 ‘교체’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4주 후에 다시 상자를 보여주자, 뉴런 교체가 일어나지 않은 쥐들은 여전히 상자를 피했다. 조작하지 않은, 정상적으로 뉴런 교체가 일어난 쥐들은 과거를 잊고 다시 활발하게 상자 안으로 들어갔다.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일러스트 우아영 기자

잃어버린 유년기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아쉽게도 그런 방법은 아직 없다. 하지만 아이들이 유년기의 기억을 더 많이 남길 수 있도록 도와줄 수는 있다. 즐거웠던 일을 자주 반복해서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다.

 

관련기사 ☞왜 세 살 기억 여든까지 못할까? - '유년기 기억상실' 원인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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