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76세의 나이로 작고한 세계적인 물리학자 고(故) 스티븐 호킹(1942~2018)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의 유품이 경매로 나왔다.
영국 크리스티경매는 호킹 교수의 유품인 휠체어와 박사 논문, 원고, 항공점퍼 등 총 22점에 대한 온라인 경매를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목받는 유품은 휠체어다. 호킹 교수는 생전 루게릭병을 앓아 전신을 대부분 움직일 수 없었으며, 1985년엔 폐렴으로 기관지 절개 수술을 받아 목소리마저 마음대로 낼 수 없었다. 인텔은 1997년부터 호킹 교수를 위해 그의 모든 움직임을 컴퓨터 음성으로 변환하는 프로그램이 탑재된 최첨단 휠체어를 특수제작해 제공했다. 이번 경매엔 그 중 하나가 나왔다. 호킹 교수는 이 휠체어에 타고 간신히 움직이는 손가락 끝으로 더듬어 생활했다. 휠체어를 조작해 강연 등을 하기도 했다. 크리스티 측에 따르면 휠체어의 경매 예상가는 1만~1만5000파운드(1479만 ~2218만 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호킹 교수가 생전 즐겨입던 항공점퍼, 박사의 지문이 날인된 저서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 초판본도 관심을 끈다. 호킹 교수가 1965년에 쓴 케임브리지 박사 학위 논문 ‘팽창하는 우주의 성질’도 이번 경매에 포함됐다. 크리스티 측은 점퍼 100파운드(약 14만6000원), 논문 사본은 약 15만 파운드(약 2억1918만 원) 정도에 낙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킹 교수의 경매를 맡고 있는 토마스 베닝 크리스티 유품 담당자는 “이 논문은 그 재도전의 결실이자 찬란한 지성이 발전해온 발자취"라고 말했다.
이번 경매로 인한 수익은 전액 스티븐호킹 재단과 운동신경 질환협회에 전달될 예정이다. 또 일부 유품은 국가에 기증될 것으로 보인다. 호킹 교수의 딸 루시 호킹은 “아버지의 기록을 관리하고, 경매하는 과정에서 크리스티사의 도움을 받는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과학적,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는 일부 유품은 국가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