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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닮은 행성 존재 알리고 은퇴하는 케플러 우주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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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03일 15:00 프린트하기

인류는 수 세기 동안 멀고 먼 은하계에 존재할지 모를 또 다른 지구의 가능성에 대해 늘 호기심을 갖고 도전해왔습니다. 1995년에 이르러서야 태양계 밖에서 태양과 같은 별의 궤도를 도는 첫 번째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눈부신 성과를 통해 지금까지 새롭게 발견한 행성 수는 2000개가 넘습니다. 

 

이러한 행성들은 대부분 NASA(미 항공우주국)의 케플러 망원경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2009년 3월 발사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태양궤도를 돌며 9년에 걸쳐 태양계 밖에 존재하는 2600여 개의 외계 행성을 규명했습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의 70%를 케플러가 찾은 것입니다. 

그런 케플러가 지난 달 연료 고갈로 인해 그 수명을 다하게 됐습니다. 인류 우주탐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케플러가 공식적인 은퇴를 선언한 셈이죠. 지금까지 케플러가 미지의 세계를 탐사해온 발자취를 돌아보겠습니다. 

 

2009년 발사돼 9년 간 2600개의 행성들을 찾아내고 수명을 다한 케플러 우주선- NASA 제공
2009년 발사돼 9년 간 2600개의 행성들을 찾아내고 수명을 다한 케플러 우주선  - NASA 제공

 케플러의 역사

 

케플러는 지구 밖의 행성들을 찾기 위해 NASA의 과학자 윌리엄 보루키가 1980년대 초에 데이비드 코흐와 함께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기상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윌리엄 보루키는 NASA에서 플라즈마 분광기를 개발해 아폴로 설계에 적용하고, 행성 대기에서의 낙뢰 활동을 연구한 바 있습니다. 그는 별의 이동을 탐지해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는 연구로 논문을 저술하며 케플러 망원경의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케플러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으로 일한 윌리엄 보루키. 그는 2015년에 은퇴했습니다.- NASA 제공 
케플러 프로젝트의 수석 연구원으로 일한 윌리엄 보루키. 그는 2015년에 은퇴했습니다. - NASA 제공 

케플러 망원경은 2000년대에 조립하기 시작해서 2009년 3월에 우주로 발사됐습니다. 본래 이 임무는 연료나 카메라, 우주선이 지속되는 한 3년 반 동안 연장할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카메라의 일부가 문제를 일으켰지만 임무를 지속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 자이로스코프처럼 우주선의 중심을 잡는 4개의 리액션 휠 중 2개가 멈추며 케플러 임무가 사실상 끝났습니다. 6억 달러의 첨단 우주선에 불과 20만 달러의 부품 때문에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이에 NASA는 태양과 나머지 두 개의 리액션 휠을 사용해 세 방향으로 우주선을 안정화하고 제어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고안했습니다. K2라고 불리는 새로운 미션은 케플러가 다른 세계를 계속 탐색하고 관측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가져왔습니다. K2는 첫 번째 미션만큼 오래 지속되어 총 50만 개 이상의 별을 조사할 수 있었습니다.

 

NASA 과학자들은 케플러를 안정시키기 위해 태양 압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NASA 제공  
NASA 과학자들은 케플러를 안정시키기 위해 태양 압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 NASA 제공  

하지만 이제 연료마저 바닥나면서 더 이상 임무를 수행하기 힘들 게 됐습니다. 본래 케플러의 임무였던 행성 후보들의 최종 목록이 작년 말에 작성됐고 K2의 마지막 관측이 마무리됐습니다.

 

케플러의 과학 

 

케플러는 1m 망원경과 95메가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 태양 차양막, 노출계, CCD 방열기, 태양전지판, 고성능 안테나, 반동추진 엔진모듈 등으로 구성된 우주선입니다. 케플러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외계 행성을 찾아낸 사냥꾼일 뿐 아니라, 공학의 놀라운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케플러의 카메라는 매우 민감해서 별 밝기의 100ppm(1만 분의 1)의 작은 차이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구 밖 궤도에서 뉴욕의 가로등 주변에서 파리가 윙윙 거리며 날아다니는 모습까지 감지할 수 있습니다. 케플러는 이 카메라로 멀리 떨어진 15만 개의 별 중에 흔들리거나 진동해서 밝기가 조금이라도 변화하는 것을 감지해냅니다. 

 

처음 4년 간 케플러는 백조자리(Cygnus)의 15만 개의 별들을 계속해서 응시하며 30분에 한 번씩 눈을 깜빡였습니다. 행성이 다른 별을 지나갈 때 빛을 가림으로써 별의 밝기가 일시적으로 흐려지는 순간을 포착하는 트랜싯법(transit method)’으로 새로운 행성을 찾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 대해 윌리엄 보루키는 “자동차 전조등을 켜서 100마일 떨어진 곳에 기어다니는 벼룩을 감지하려고 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말합니다. 

 

과학자들은 외계 행성이 태양과 같은 기준 항성을 지나가며 빛을 차단할 때 주변의 조도가 어떻게 주기적으로 변화하는지를 검색하기 위해 이러한 관측법을 씁니다. 기준 항성의 빛이 얼마나 차단되었는지 그리고 변화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에 따라 행성의 크기와 궤도 거리와 같은 기본적인 특성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행성의 밝기가 저하되는 정도와 시간 등을 통해 행성의 크기와 반경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NASA 제공 
과학자들은 행성의 밝기가 저하되는 정도와 시간 등을 통해 행성의 크기와 반경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 NASA 제공 

 

케플러의 업적 
 
케플러는 9년 동안의 행성 탐사 임무를 통해 2681개의 은하계 외계 행성을 발견하며 태양계 외에 존재할지 모를 우주의 존재를 밝혀냈습니다. 또 케플러가 골라낸 2899개의 외계 행성 후보 별들은 추가적인 분석과 후속 관찰을 통해 새로운 행성으로 발탁될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케플러가 발견한 행성들은 태양계에 머물던 천문학자들의 시야를 확장해줬습니다. 케플러는 태양계처럼 하나의 별을 7개의 행성이 도는 또 다른 태양계를 발견했습니다. 어떤 행성에는 두 개의 태양이 있었습니다. 목성보다 2배 큰 행성, 해왕성보다 작은 가스로 이뤄진 행성, 이상하게 깜박이는 얼룩덜룩한 별까지 케플러가 발견한 행성의 모습은 매우 다채롭습니다. 

 

윌리엄 보루키는 “35년 전 케플러 미션을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우리 태양계 밖의 단일 행성을 알지 못했다”며, “케플러를 통해 이제는 행성이 어디에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앞으로 미래 세대가 우주를 탐험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열어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플러의 최근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밤하늘의 존재하는 모든 별의 20~50% 정도가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며, 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액체나 물이 표면에 흐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생명체의 존재 확률도 높아집니다. 
  
케플러가 발견한 별 가운데 지구와 유사한 환경이 발견되며 큰 기대를 모았던 행성들이 있습니다. 600광년 떨어진 케플러-22b는 태양과 같은 기준 항성으로부터 너무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아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골디락스(goldilocks)' 영역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골디락스’란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에서 주인공 소녀 골디락스가 곰들이 끓여놓은 죽들 중에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죽을 먹은 데서 비롯된 용어입니다. 

 

지금까지 케플러가 발견한 지구와 닮은 꼴 행성들. 왼쪽부터 케플러-22b, 케플러-69c, 케플러-452b, 케플러-62f, 케플러-186f, 지구- NASA 제공
지금까지 케플러가 발견한 지구와 닮은 꼴 행성들. 왼쪽부터 케플러-22b, 케플러-69c, 케플러-452b, 케플러-62f, 케플러-186f, 지구 - NASA 제공

약 500광년 떨어진 암석 행성인 케플러-186f는 지구보다 훨씬 작고 붉습니다. 이 행성은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 중에 지구와 가장 유사하기 때문에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NASA에 따르면, 식물 생명체가 케플러-186f에 존재한다면 광합성이 별의 적색 파장에 영향을 받아 녹색과는 다른 붉은색을 띨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NASA는 케플러-186f에 대한 모의 관광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붉은 색 행성으로의 여행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NASA 제공
NASA는 케플러-186f에 대한 모의 관광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붉은 색 행성으로의 여행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 NASA 제공

 

케플러의 후속 주자는? 

 

케플러가 긴 여행을 마치면서 그 뒤를 이어 TESS(Trans Exoplanet Survey Satellite)가 우주에서 인류의 위치를 찾는 탐사를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MIT의 천체물리학자 조지 리커가 이끄는 NASA의 TESS는 지난 4월 발사돼 케플러가 사용한 것과 동일한 탐지 기술을 사용해 행성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발사된 TESS- NASA 제공
지난 4월 발사된 TESS - NASA 제공

차이점이 있다면, TESS는 하늘의 한 부분을 바라보지 않고, 마치 꽃잎처럼 겹쳐진 시야로 하늘 전체를 스캔합니다. TESS는 태양계 밖에서 지구로부터 300광년 이내에 있는 행성들을 탐색합니다. 2년의 임무 기간 동안 약 20만 개의 행성을 찾고, 슈퍼 지구를 포함한 1500개의 외계 행성 후보 물질을 분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NASA는 TESS가 발견할 행성은 케플러가 발견한 행성들보다 30~100배 더 밝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후속 관측도 수월해져 행성의 질량, 크기, 밀도 및 대기 특성에 대한 정교한 측정도 함께 수행할 수 있습니다. 

 

부문 간 겹침을 고려한 천체 영역에 대한 TESS의 관측 기간. 검은색 점선의 원은 JWST가 언제든지 관찰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NASA 제공
부문 간 겹침을 고려한 천체 영역에 대한 TESS의 관측 기간. 검은색 점선의 원은 JWST가 언제든지 관찰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 NASA 제공

케플러가 발견한 행성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파트너가 바로 허블 망원경입니다. 케플러가 노후해 은퇴하듯이, 허블 또한 후속주자에게 서서히 자리를 물려줄 시기가 오고 있습니다. 바로 허블 망원경의 차세대 주자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입니다. 

 

JWST는 150만km 상공에서 별을 관측할 예정입니다. JWST는 독특하게도 육각형의 오목거울이 모여 허블의 집광 영역의 7배인 6.5m 너비의 거울을 만들어냅니다. 크기가 워낙 커서 접힌 채로 발사됐다가 우주에서 펼쳐지도록 설계됐습니다. 개발 완료 시기가 지연되며 2021년 발사될 예정입니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나자 존슨 우주센터에서 개발 중인 JWST- NASA 제공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나자 존슨 우주센터에서 개발 중인 JWST - NASA 제공

 

 

※.출처 및 참고

https://www.nasa.gov/mission_pages/kepler/overview/index.html
https://www.nasa.gov/mission_pages/kepler/team/william_borucki.html 
https://www.nasa.gov/kepler/keplers-second-light-how-k2-will-work 
https://www.space.com/42301-kepler-space-telescope-ultimate-fate.html 
https://www.nasa.gov/tess-transiting-exoplanet-survey-satellite 

 

이종림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TV 예능 ‘용감한 기자들’에 출연했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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