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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연구 핵심장비 '극저온현미경' 중국 대학 한곳에 6대…한국은 내년에 두 번째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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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05일 14:36 프린트하기

5일 오전 서울대에서 열림 ′RNA 생물학 콘퍼런스의 주요 연사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빛내리 IBS 단장, 딘쇼 파텔 미국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 교수, 안토니오 기랄데즈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 -사진 제공 IBS
5일 오전 서울대에서 열림 'RNA 생물학 콘퍼런스의 주요 연사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빛내리 IBS 단장, 딘쇼 파텔 미국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 교수, 안토니오 기랄데즈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 -사진 제공 IBS

“RNA는 더 이상 ‘지루한’ 생체물질이 아닙니다. 생물학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물질입니다.”


딘쇼 파텔 미국 메모리얼슬론케이터링암센터 교수는 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생물학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RNA 생물학 콘퍼런스는 5~7일 다양한 RNA의 구조와 기능, 관련 응용 연구에 대한 광범위한 최신 연구 성과를 나누기 위해 IBS와 서울대가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다.

 

파텔 교수는 인도에서 화학을 공부한 뒤 1960년대에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와 뉴욕대에서 화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구조생물학의 권위자다. 단백질과 RNA의 복합체 분야의 대가다. 파텔 교수는 “RNA는 수십년 동안 DNA와 단백질을 연결시켜주는 중개자 역할을 하는 생체물질로 인식됐다”며 "하지만 최근 10~20년 사이에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고 말했다. 

딘쇼 파텔 미국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 교수. - 사진 제공 IBS
딘쇼 파텔 미국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 교수. - 사진 제공 IBS

파텔 교수는 질병 발생에 미치는 RNA의 역할을 예로 들었다. 그는 “DNA에서 원하는 정보가 있는 부분(액손)을 읽기 위해 DNA 중 불필요한 부분(인트론)을 잘라내는 ‘RNA 절단(RNA splicing)’을 담당하는 효소인 ‘스플라이소좀’이 잘못 기능해 결함이 생기면 많은 질병이 발생한다”며 “여기에 관련한 기초과학을 RNA 생물학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인터뷰에 나선 안토니오 기랄데즈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 역시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많은 수의 유전자가 관여하는 복잡한 질병에서도 RNA 생물학이 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기랄데즈 교수는 스페인 출신의 발달생물학자로 어류 등 척추동물의 배아 발달 조절 과정 분야 전문가다. 그는 “배아에서 마이크로RNA 등 작은 RNA는 엄마로부터 온 정보 일부를 삭제하는 ‘유전자 침묵’ 등의 과정에 관여해 초기 발달 단계를 조절한다”며 “이 과정은 요즘 줄기세포 등 재생의학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세포 역분화(리프로그래밍)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오 기랄데즈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 -사진 제공 IBS
안토니오 기랄데즈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 -사진 제공 IBS

최근 RNA를 주제로 한 대형 생명과학 국제 프로젝트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김빛내리 IBS RNA연구단장(서울대 석좌교수)은 “미국의 엔코드(ENCODE), 일본의 팬텀(FANTOM), 미국의 휴먼아틀라스프로젝트는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RNA의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 석학은 최근 이런 조절을 수행하는 짧은간섭RNA(siRNA)나 마이크로RNA(miRNA) 등 수천 개의 작은 RNA들의 구조 연구가 활발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수천 개의 작은 RNA들이 발견돼 있는데, 이들은 외가닥 RNA가 꼬여서 3차원 구조를 갖게 되면서 마치 효소처럼 생체 내에서 수많은 복잡하고 섬세한 조절 기능을 갖게 된다. 때로는 커다란 다른 단백질과 결합해 기능을 확장시키기도 한다. 

 

파텔 교수는 “극저온전자현미경(CryoEM) 등 첨단장비를 이용해 RNA와 단백질, RNA-단백질 복합체의 구조를 밝히고 기능을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중국이 선전대 혼자 극저온전자현미경을 6대나 갖추는 등 이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데, 한국도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극저온전자현미경은 액체 질소를 이용해 생체세포를 영하 196도로 급속 동결시켜 박테리아나 HIV(에이즈) 바이러스, 단백질의 구조를 살아있는 상태에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기술이다. 세포와 바이러스를 살아있는 상태에서 손상 없이 관찰할 수 있어 질병 치료법 개발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는 이를 개발한 세명이 노벨화학상 수상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한국도 2019년에야 두 번째 극저온전자현미경을 IBS에 설치한다”며 “RNA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구조 연구가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김빛내리 IBS 단장. -사진 제공 IBS
김빛내리 IBS 단장. -사진 제공 IBS

기랄데즈 교수와 파텔 교수는 “한국이 RNA 생물학을 선도하는 만큼, 학계에 기여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조언했다. 파텔 교수는 “연구는 늘고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많은 스타트업들이 치료 등에 응용하기 위해 작은RNA를 연구하고 있는 만큼, 주도권을 잃지 않도록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달 7일까지 개최되는 RNA 생물학 콘퍼런스에서는 RNA 분야 세 석학의 기조강연 외에 RNA 구조 및 생성 과정, 기능을 연구하는 31명의 학자들이 최근 학계 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려면 인재가 매력적으로 느끼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세계의 여러 석학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젊은 세대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자 학술대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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