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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단위 재정의] 의약업계 손익 가르는 ‘㎏’ 정의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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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단위 재정의] 의약업계 손익 가르는 ‘㎏’ 정의 바뀐다

2018.11.17 00:28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상에서 몸무게를 비롯해 감자, 쌀 등의 양을 나타낼 때 쓰는 질량의 단위인 ‘킬로그램(㎏)’이 130년 만에 새롭게 정의된다. 국제 도량학계가 질량의 표준 값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도록 물질의 양 대신 불변의 물리상수를 사용해 정의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16일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개최된 ‘제26회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는 국제단위계(SI)의 7가지 기본단위 중 하나인 질량의 정의를 새롭게 정의했다. 공식 발효는 내년 5월 20일부터다.
 
기본 단위인 1㎏은 1889년 ‘르그랑K’로 불리는 물체의 질량을 표준으로 삼아 정의됐다. 르그랑K는 백금 90%, 이리듐 10%로 이뤄진 높이와 지름이 각각 39㎜인 원기(原器)다. 이 원기는 그동안 유리관에 담긴 채 프랑스 파리 인근의 국제도량형국(BIPM) 지하 금고에 보관돼 왔다. 각국은 이 원기와 똑 같은 국가 원기를 만들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100년 이상 지나자 원기의 무게가 10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가량 가벼워졌다. 원기의 표면이 1년에 1㎍씩 서서히 산화된 것이 문제였다. 이에 따라 표준 값에 대한 정의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원기에 오차가 있으면 이 원기를 기준으로 측정되는 모든 질량 값이 부정확해지기 때문이다. 
 
각국은 원기의 질량 대신 변하지 않는 물리상수이자 양자역학의 기본상수 중 하나인 ‘플랑크 상수(h)’로 질량을 정의하기로 합의했다. 플랑크 상수는 ‘기계적인 일률과 전기적인 일률은 같다’는 원리를 이용한 ‘키블 저울’이라는 측정기기를 통해 산출된다. 지난해 국제도량형위원회는 미국, 캐나다 등이 측정한 값을 토대로 플랑크 상수를 6.62607015×10-34J·s(줄 곱하기 초)로 새롭게 정의했다. 플랑크 상수의 단위인 J·s는 ㎏·㎡/s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데, 미터(m)와 초(s)를 알면 역으로 ㎏을 환산할 수 있다.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이로 인한 파급 효과는 의외로 크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의약품이나 금, 다이아몬드 같은 고가 제품의 경우 단 1g의 차이가 매우 큰 가치의 차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한국금거래소가 공시한 국내 금거래 시세는 3.75g(1돈)을 기준으로 18만2원으로, g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4만8000원이다. 또 수백, 수만 t씩 알약을 생산하는 의약업계의 경우 0.001g 차이로도 큰 손해나 이득을 볼 수 있다.

 

한편 이날 국제도량형총회에서는 질량 외에 또 다른 국제단위계(SI)의 기본단위인 전류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인 ‘암페어(A)’와 절대온도 단위 ‘켈빈(K)’, 물질의 양을 재는 단위인 ‘몰(mol)’에 대한 기준도 새롭게 정의됐다. 한꺼번에 4개의 기본단위가 재정의 된 것은 근대 단위 표준화가 이뤄진 143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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