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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단위 재정의]한국도 질량·전류·온도 단위 재정의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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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단위 재정의]한국도 질량·전류·온도 단위 재정의에 기여했다

2018.11.18 16:00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관계자가 키블 저울을 이용해 질량을 정의하는 데 필요한 플랑크 상수를 측정하고 있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관계자가 키블 저울을 이용해 질량을 정의하는 데 필요한 플랑크 상수를 측정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16일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질량의 단위인 킬로그램(㎏)과 물질량의 단위인 몰(mol), 전류의 단위인 암페어(A),  온도의 단위인 켈빈(K)까지 총 4개의 기본단위가 새롭게 정의됐다. 이 규정에 따라 각국 표준기관에선 내년 5월 20일부터 새 방식으로 표준을 정의할 수 있다. 

 

새로운 정의에 맞춰 측정 정확도를 높여나가려면 지속적인 연구개발은 필요하다. 꾸준한 연구를 통해 표준장비의 ‘불확도(불확실한 정도)’를 계속해서 낮춰 나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수리과학적 연구와 정밀 정밀측정 장치의 제작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측정도구의 불확도가 10⁻⁸ 수준이 되어야 실제 국가표준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새로 바뀐 기준에 따라 질량과 암페어는 어느나라도 10⁻⁸  불확도를 달성하지 못해 당장 표준으로 사용하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표준연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새로운 정의에 따라 질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키블저울’ 개발이다. 키블저울은 전자기력을 ‘플랑크 상수’라는 물리적 수치를 기준으로 계산해 질량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미래형 표준저울’이다. 키블저울 역시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질량, 중력, 전기, 시간, 길이 등 수많은 정밀 측정기술을 총 동원해야 가능하다. 자체적으로 키블저울을 만들며 성능을 높여가고 있는 나라는 현재 6개뿐이다. 

 

표준연 김남 책임연구원은 “우선 세계 각국의 표준기관이 2020년에 모여 진행하는 ‘국제비교’에 참가하는 것을 목표”라면서 “앞으로 3~5년 사이 한국형 키블저울의 불확도를 10⁻⁸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준연은 켈빈 재정의를 위한 노력에도 참여하고 있다. 온도표준인 켈빈은 과거 물의 온도변화를 기준으로 삼았는데, 새롭게 만든 기준에선 ‘볼츠만 상수’를 그 기준으로 삼는다. 이런 이유로  정확한 볼츠만 상수를 도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표준연은 이 과정에서 국제적으로 불일치가 생기고 있어 이를 해결한 사례도 있다. 프랑스와 영국의 표준기관에서 제시한 볼츠만 상수 측정결과가 100만분의 3의 차이가 발생했다.

 

두 기관은 아르곤 가스의 분자질량을 기준으로 볼츠만 상수를 계산했는데, 표준연 연구진이 검증에 나선 결과, 영국이 사용한 아르곤의 평균 분자 질량이 실제보다 100만분의 3 높게 측정되었음을 규명해 냈다. 불일치의 해소되자 국제 ‘과학기술데이터위원회(CODATA)’는 볼츠만 상수의 정밀도를 100만분의 0.91에서 백만분의 0.57로 낮추기도 했다.

 

표준연은 “선진 표준기관들의 측정결과에 대한 최종 심판자 역할을 한국이 수행함으로써 온도 단위 켈빈 재정의의 난제를 해결하고 국제표준 분야에서 위상 제고한 사례”라면서 “앞으로도 관련 표준을 연구에 계속 매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준연은 암페어 재정의에 필요한 ‘단전자 펌프’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전류는 전자의 흐름이다. 가장 정밀하게 측정하려면 전자 하나하나의 숫자를 셀 수 있으면 된다. 외부 전파에 의해 전자를 한 개씩 주기적으로 발생시키는 장치가 있다면 쉽게 전류량을 계산할 수 있다. 표준연 연구진은 이런 단전자 펌프 제작에 필요한 특수 소자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현재 국내 단전자 펌프 소자의 불확도는 최고수준인 영국 표준기관(NPL)과 같은 10⁻⁷수준”이라며 “이 역시 10⁻⁸ 불확도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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