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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1000만명이 슈퍼박테리아로 사망하는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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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8일 11:00 프린트하기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산학연 전문가들이 모여 항생제 개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열린 ‘항생제 개발 사회문제 해결 연구개발(R&SD) 포럼’에서 정부와 학계, 산업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항생제 개발의 현황과 한계, 해결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대전=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 오는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지금(70만 명)보다 약 14배 이상 많은 1000만 명의 사람이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돼 사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달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열린 ‘항생제 개발 사회문제 해결 연구개발(R&SD) 포럼’에서는 국내 전문가들이 ‘대한민국 항생제 개발의 딜레마’란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인간과 슈퍼박테리아는 지난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인간은 창을 만들어 공격하면, 슈퍼박테리아는 유전적 돌연변이를 일으켜 내성이란 방패를 만들어 자신을 보호한다. 인간의 무기인 항생제 개발에는 8000억 이상의 비용과 최소 10년이 소요되지만, 슈퍼박테리아는 이를 짧으면 수  주에서 수 개월만에 극복해 버리는 상황이다.

 

조영락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전무는 이날 ‘최근 항생제 개발현황 및 항생제 개발의 문제점’이란 주제 발표에서 “2010년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항생제 신약은 14건 뿐이다”며 “수많은 회사가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무는 “한 가지 약물을 위해 많아야 1000억 원 정도의 금액을 투자하는 국내 기업의 사정상 단독으로 개발을 완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수익성도 낮은 항생제 개발은 다국적 거대 제약사도 꺼려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환자에게 항생제 신약은 가장 마지막에 쓰는 최후의 보루이다보니 항생제를 개발해도 좀처럼 수익이 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기존 항생제가 모두 듣지 않는 환자에게만 신약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신약을 사용해도 기간이 약 1~2주로 짧은 것도 수익이 잘 낼 수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 일반 약물의 경우 시간을 두고 적은 용량부터 점차 그 양을 늘려 가지만, 항생제는 정반대다. 감염초기에 고용량으로 짧은 시간 투여해 세균이 내성을 획득할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을 염두에 두고 처방하고 있다. 항생제 특성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임원빈 동아ST 상무 의약화학연구실장은 “이익추구가 첫째 목표인 민간 기업에게 홀로 개발하라고 두면 아무도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공공의 목적을 띄고 각계에서 힘을 모아야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항생제 개발을 위한 공공펀드가 조성되고 있다. 관련 연구개발을 하는 기업에 대한 정책적 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로벌항생제연구개발비영리국제기구(GARDP)를 설립해 약 3466억 원을, 유럽도 6200억 가량의 펀드를 조성했다. 미국은 2012년부터 항생제 신약물질에 대한 임상절차를 간소화하고 5년동안 시장독점권을 갖도록 하고 있다.

 

한수봉 화학연 차세대의학연구센터장은 “2050년 한국에서만 매해 10만명 이상씩 세균 감염 사망자가 발생하게 된 뒤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나서야 한다”며 “당장 해외처럼 막대한 자금을 할수 없더라도 공공과 민간이 협력할 수 있는 체계부터 마련해 기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지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항생제 개발에는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무려 6개 정부 부처가  관여한다. 항생제 개발을 위해 편성된 2019년도 예산은 현재 보건복지부의 54억 원뿐이다. 부처별로 10억 원 이하의 예산이 새로 편성돼, 2020년부터 2023년까지 6개 부처의 총 항생제 예산은 매해 90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슈퍼박테리아로 인해 사망할 사람이 늘어난다는 예측보고서가 쏟아지고 있지만, 관련 연구비를 얻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며 “설득 작업을 거쳐 5억에서 10억 원을 겨우 이끌어내는데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센터장은 “신약을 개발해도 금방 내성이 생겨버리면 소용없지 않냐는 반론도 있다”며 “세균의 여러 생체 기작을 동시에 방해하는 물질을 찾는 등 최대한 균을 억제할 방법을 찾는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세균의 진화가 두렵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광준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연구센터 연구관은 “정부도 지원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며 “공공-민간의 협력으로 임상가치가 있는 물질은 찾는 등 성과가 쌓이면, 향후 지원 폭도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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