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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는 시한폭탄…당장 생활방식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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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8일 09:00 프린트하기

캐서린 리차드슨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돌이킬 수 없는 ‘핫하우스 지구’ 경고
“2050년이면 지구와 인류 운명 결정될 것”

 

캐서린 리차드슨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지속가능과학센터장). - KAIST 녹색성장대학원 제공
캐서린 리차드슨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지속가능과학센터장). - KAIST 녹색성장대학원 제공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같습니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폭탄이 갑자기 터질 가능성 역시 더 커지겠죠. 먹는 음식과 이동 수단을 바꾸고, 석유 대신 바이오 연료를 쓰는 등 지금 당장 생활방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5도 이상 상승하는 ‘핫하우스(고온실)’ 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국제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린 캐서린 리차드슨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지속가능과학센터장)는 1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강조했다. 리차드슨 교수는 “2050년경이면 지구와 인류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회 서울 기후-에너지 콘퍼런스 2018’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호텔에서 만났다.


올해 8월 리차드슨 교수를 비롯한 스웨덴, 호주, 덴마크, 미국 등 8개국 16명의 과학자들은 모든 국가가 ‘파리기후협정’ 이행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탄소 배출량 감축만으로는 핫하우스 상태로 가는 상황을 막을 수 없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엘니뇨 현상, 영구동토층 감소, 아마존 밀림 감소 등 15가지 이상의 복합 요인들이 연쇄적인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기후변화가 매우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20만 년 동안 지구 시스템이 겪은 변화를 토대로 지구라는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의 유기적 상호작용을 예측한 결과다. 리차드슨 교수는 “만약 2100년 지구의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높아진다면, 지구는 돌이킬 수 없이 ‘핫하우스 지구’를 향해 가게 된다”며 “인류의 종말까지는 수백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당장 수십 년 내로 현대사회는 지금과 같은 모습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지구의 기후변화를 3차원 궤적으로 나타낸 그림. 간빙기인 홀로세의 옴폭 들어간 길을 따라 내려오던 지구는 인류의 산업화로 샛길로 벗어나 오늘날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인류가 지구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안정화된 지구’로 갈 수 있지만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폭이 2도를 넘어선다면 ‘핫하우스 지구’를 향한 내리막길로 접어들 것이다. 과학자들은 일단 이 길로 들어서면 인류의 힘으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 자료: 미국국립과학원회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지구의 기후변화를 3차원 궤적으로 나타낸 그림. 간빙기인 홀로세의 옴폭 들어간 길을 따라 내려오던 지구는 인류의 산업화로 샛길로 벗어나 오늘날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인류가 지구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안정화된 지구’로 갈 수 있지만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폭이 2도를 넘어선다면 ‘핫하우스 지구’를 향한 내리막길로 접어들 것이다. 과학자들은 일단 이 길로 들어서면 인류의 힘으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 자료: 미국국립과학원회보

이 논문은 발표 직후부터 세계 각국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 3년간 탄소배출량은 오히려 2%가량 늘었고, 이대로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쏟아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리차드슨 교수는 “휴가 중에도 각국의 언론과 국제기구, 정부기관 등에서 전화가 쇄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핫하우스가 되면 극지방의 얼음은 거의 다 녹고 해수면은 수십 m 이상 높아질 것”이라며 “폭염과 혹한, 태풍, 홍수, 가뭄 등 재해가 지금보다 훨씬 더 자주, 더 강력하게 발생하고 지구에 살아남을 수 있는 인구는 시간이 갈수록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리차드슨 교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이미 배출된 탄소를 포집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환경에 적용하는 것이 매우 절실하다”며 “특히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무관심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은 파리협정 이행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또 그는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이 정작 온실가스 감축에 무관심하고 탄소 배출량 세계 2위인 미국도 트럼프 정권 들어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이 더뎌진 상황”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국제적 공조와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리차드슨 교수는 한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 “재생에너지 기술이 초기 단계인 한국이 과도기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선택한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LNG도 온실가스 배출이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시설이 돈이 더 많이 들고 경관을 해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핫하우스 지구 같은 더 큰 악재에 막기 위한 기회 비용이라고 생각한다면 누구나 기꺼이 감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콘퍼런스는 KAIST 녹색성장대학원과 사단법인 우리들의 미래가 공동 주최했다. 국내외 환경 전문가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시스템의 궤적’ ‘파리기후협정의 성패를 좌우할 금융 조달방안’ ‘동북아 수퍼그리드,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블록체인 시대, 탄소저감과 미세먼지 솔루션’ 등을 주제로 토론과 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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