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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개국이 찬성했다 “도량형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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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개국이 찬성했다 “도량형 바꾸자”

2018.11.16 22:53
16일 프랑스에서 개최된 국제도량형총회 모습. 베르사유=이정아 기자
16일 프랑스에서 개최된 국제도량형총회 모습. 베르사유=이정아 기자

질량을 나타내는 단위 kg 등 국제단위계(SI)의 ‘기본단위’ 7개 가운데 4개의 기준이 내년 5월 20일부터 바뀌기로 최종 결정됐다.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에 참가한 53개국은 16일 오후 1시 30분(현지 시각)까지 진행된 찬반 투표에서 4개 기본 단위를 변하지 않는 물리학 상수를 사용한 새로운 기준으로 재정의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이로써 질량의 단위인 킬로그램(kg)과 전류 단위 암페어(A), 온도를 측정하는 과학적 단위인 ‘켈빈(K)’과 물질의 양을 재는 단위인 ‘몰(mol)’이 새로운 기준에 따라 재정의된다. 7개 기본단위 중 4개가 한꺼번에 달라지는 것은 전세계적인 도량형 통일을 논의한 '미터협약' 이후 143년에 이르는 근대 단위 표준화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4개 단위를 다시 정의하는 이유는 기존의 정의가 불안정하거나 시간에 따라 변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단위는 측정의 기본으로, 시간이나 공간에 따라 달라지면 안 된다. 

 

측정 과학자들은 1875년 세계 최초의 국제조약인 미터협약을 맺고, 이를 바탕으로 1889년 길이의 단위 기준인 ‘국제미터원기’와 질량의 단위 기준인 ‘국제킬로그램원기’를 제작했다. 하지만 이들 원기는 물질이 산화 등 화학반응을 겪거나, 표면에 이물질이 쌓이면서 변화를 겪어 근본적인 단위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예를 들어 킬로그램원기의 경우 100년 동안 0.05mg이 변했는데, 이는 현재의 정밀 과학 연구 분위기에서는 허용하기 힘든 오차다.
 
이런 고민에 따라, 그 동안 측정 과학자들은 변하지 않는 우주의 물리값(상수)을 이용해 기본 단위를 재정의해왔다. 1967년 시간의 단위인 초(s)가 세슘-133 원자의 복사선 주기와 지속시간을 이용한 정의로 바꿨고, 1979년에는 빛의 강도 단위인 칸델라(cd)를 특정 주파수를 갖는 녹색빛의 특정방향 복사도를 기준으로 바꿨다. 1983년에는 길이의 단위인 미터(m)를 빛 속도를 바탕으로 재정의했다.

 

이번에는 나머지 네 개의 기본단위가 한꺼번에 바뀌었다. 질량은 양자역학에 등장하는 ‘플랑크 상수’를 이용해서, 전류는 전자의 전하량인 ‘기본전하’ 값을 이용해 재정의했다. 온도는 열역학의 ‘볼츠만 상수’를 쓰고, 물질의 양도 화학의 ‘아보가드로 상수’를 이용한 정의로 바뀌었다.

 

비록 단위의 기준이 바뀌었지만, 일상생활은 변하지 않는다. 일상에 피해가 없도록 이전 수치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 채 '근거'가 되는 기준만 정교하게 조정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밀 의약이나 화학, 원자력 등의 분야는 정밀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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