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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기술 혁명]⑥통신·미사일·전력망... 軍보안기술 삼박자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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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4일 11:06 프린트하기

국방 분야는 암호기술의 ‘텃밭’으로 불린다. 군사 통신에서 암호기술이 시작됐고, 전쟁을 치르면서 발전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암호기술은 군사적인 목적으로 먼저 개발된 뒤 다른 분야로 확대됐다.

 

동형암호는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개발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뛰어난 보안 성능이 확인되면서 군 기술로의 적용이 활발히 검토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동형암호 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해 성과를 거뒀다.

 

군 통신, 속도 느리지만 적용 가능

 

DARPA의 지원으로 개발된 기술 중 하나는 통신 보안 기술이다. 쿠르트 롤로프 미국 뉴저지공대 컴퓨터과학과 교수팀은 여러 사람이 인터넷전화(VoIP)로 통신회의를 할 때 통신 메시지를 동형암호로 암호화시켜 보호하는 방법을 개발해 2016년 12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에서 발행하는 보안 분야 학술지(IEEE Transactions on Information Forensics and Security)에 발표했다.doi:10.1109/TIFS.2016.2639340

 

Frontier India Defense and Strategic News Service 제공
Frontier India Defense and Strategic News Service 제공

기존 기술로는 1대 1로 통신하는 경우에만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 군에서도 여러 사람이 동시에 통화하면서 회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 보안 기술로는 암호화된 상태에서 이들의 메시지를 합친 뒤 각자에게 전송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하려면 일단 서버에서 암호를 푼 뒤 내용을 합치고, 이를 다시 암호화시킨 뒤 전송해야 한다. 하지만 서버의 경우 해킹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중요한 군사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통신 내용을 동형암호로 보호하면 서버에서 암호를 풀지 않은 상태에서 메시지를 합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메시지를 동형암호로 암호화시킨 뒤 복호화시키는 알고리즘, 서버에서 동형암호화된 메시지를 합치는 알고리즘 등을 개발했다. 그런 뒤 이를 구현하는 아이폰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실험했다.

 

연구팀은 2G와 3G, 4G LTE 등 다양한 방식의 통신 시스템을 이용해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조사했다. 그 결과 2G에서 초당 송신 속도는 0.2Mb(메가비트), 수신 속도는 0.16Mb로 나타났다. 3G에서는 초당 송신과 수신 속도가 각각 6.31Mb, 0.43Mb, 4G LTE 방식에서는 각각 35.82Mb, 17Mb로 조사됐다.

 

4G LTE를 기준으로 기존 기술과 데이터 송수신 속도를 비교하면 송신 속도는 비슷하지만 수신 속도는 최대 5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팀은 논문에서 “통화 품질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7명이 동시에 전화로 회의를 하는 상황에서 4명이 동시에 말하는 내용을 왜곡 없이 알아들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사일 해킹 위험 낮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는 미사일이 발사된 뒤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 다급히 미사일에 공격 취소 명령을 전송해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실제로 최근 미사일 기술은 통신을 이용해 제어한다. DARPA는 이런 미사일 통신이 해킹 당하지 않도록 동형암호로 보호하는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코드 난독화 기술’이라고 한다.

 

DARPA가 동형암호를 이용한 코드 난독화 기술을 연구하는 이유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 미사일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되는 미사일 안에는 폭발 명령을 조종하는 알고리즘이 들어가 있고, 미사일을 구입한 나라나 미사일을 획득한 적군은 이를 해킹할 수 있다. 결국 미사일을 팔았다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DARPA는 이를 해결하는 데 동형암호가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동형암호로 미사일 알고리즘을 암호화시키고, 공격 명령 역시 암호화된 상태로 전송하면 해킹 위험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천정희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수학기반 산업데이터해석 연구센터장)은 “군 기술에서 미사일은 기업으로 따지면 판매하는 상품에 해당한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 애플의 아이폰 등도 코드 난독화 기술로 핵심 알고리즘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 통신의 핵심은 보안이다. 최근 미국 연구팀은 여러 사람이 동시에 참여하는 인터넷전화(VoIP)회의에 동형암호를 적용해 통신 내용을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사진은 미군이 화상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U.S. Air National Guard 제공
군사 통신의 핵심은 보안이다. 최근 미국 연구팀은 여러 사람이 동시에 참여하는 인터넷전화(VoIP)회의에 동형암호를 적용해 통신 내용을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사진은 미군이 화상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U.S. Air National Guard 제공

3월 15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열린 ‘동형암호 표준화 국제회의’에 참석한 미 해군 산하 정보통신기술 연구개발기관인 우주및해전시스템사령부(SPAWAR)의 사이버보안 담당인 로저 홀먼 박사는 “미군은 미국 내에 많은 토지와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며 “여기에 쓰이는 전력 시스템도 동형암호를 적용해서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과학동아 2018년 5월호, 암호기술 혁명, 동형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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