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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박테리아 잡는 국산약 있어도…출시 요원에 환자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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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5일 12:02 프린트하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에 쓰는 치료제를 개발하고도 막상 국내에선 낮은 가격을 이유로 출시하지 않아 환자와 의료계의 속을 태우고 있다. 허가된 국산 슈퍼박테리아 항생제는 아예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서 삭제돼 출시가 더욱 요원해졌다. 국내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170900]의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시벡스트로(SIVEXTRO) 주사제는 내달 1일 자로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서 삭제된다. 2015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2년 넘도록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사제에 이어 알약 형태인 시벡스트로 정제도 시차만 있을 뿐 같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시벡스트로는 MRSA(메타실린내성 황색포도상구균)를 포함하는 그람 양성균에 의한 급성 세균성 피부 및 연조직 감염에 사용하는 항생제다. 동아에스티가 개발해 2007년 미국 트리어스 테라퓨틱스(현 미국 머크)에 기술을 이전했다.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고, 이듬해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시벡스트로는 이미 미국에서 슈퍼박테리아에 의한 피부 감염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으며, 올해 2분기에는 폐렴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시험도 마쳤다. 현지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동아에스티는 전했다.

 

하지만 국내 출시 계획은 여전히 미정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최근 폐렴 임상을 마쳐 이른 시일 내 FDA에 적응증(치료범위) 확대를 신청할 예정"이라면서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동아에스티 슈퍼박테리아 타깃 항생제 '시벡스트로'
(서울=연합뉴스) 동아에스티 슈퍼박테리아 타깃 항생제 시벡스트로. 2018.11.25. [동아에스티 제공]

동아에스티가 국내에 시벡스트로를 출시하지 않는 건 '약값' 탓이 크다. 시벡스트로 주사제의 국내 가격은 12만8천230원으로 책정돼 올해 4월 기준 미국(291.80~312.86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알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제품을 국내 시장에 출시할 만한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우려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현재 FDA에서 승인받은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중 국내에 보험 급여 출시된 제품이 없어서다. 다국적제약사 MSD의 '저박사'가 들어와 있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쓰기가 어렵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에 감염된 환자는 23일 기준 1만613명에 달한다. CRE는 카파베넴 계열을 비롯한 거의 모든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의 일종이다.

 

현재 슈퍼박테리아 항생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도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하거나 아예 연구개발을 해외에서 진행해 현지 출시를 노리는 전략이다. 항생제 개발에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투여되는 데도 국내에서 제대로 된 약값을 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최근 인트론바이오[048530]가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후보물질을 해외에 기술이전 했고, 레고켐바이오[141080]와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은 아예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슈퍼박테리아 항생제를 개발하는 기업 대부분은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을 목표로 진행 중일 것"이라며 "국내 환자들이 슈퍼박테리아 치료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적절한 약가를 보상해주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박근태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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