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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탈원전 국민투표로 백지화, 정부도 국민의사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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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6일 19:31 프린트하기

대만의 원자력발전소. 대만 정부는 지난해 탈원전을 입법화 했지만 1년 여 만인 24일 국민투표로 탈원전 정책을 다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 연합뉴스
대만의 원자력발전소. 대만 정부는 지난해 탈원전을 입법화 했지만 1년 여 만인 24일 국민투표로 탈원전 정책을 다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 연합뉴스

“대만은 원자력 발전 비중을 절반으로 낮춘 지 불과 1년만에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 정책 폐지를 결정했다. 정부는 법과 제도를 무시하고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 의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를 반영해 시정해야 한다.”
 
26일 화학과 경제학, 원자력 등 다양한 전공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 협의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일방적인 탈원전 추진을 비판했다. 이들은 “대선 기간 중 마련한 탈핵 공약을 법과 제도를 무시하고 졸속으로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바꿔 무작정 밀어 붙이고 있는 정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대만의 탈원전 이행과 폐지 과정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교협은 △경제성, 환경 영향, 안전성, 한국의 원전 기술력, 윤리 문제 등 다양한 측면을 모두 고려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것 △탈원전 기조에 대해 공식적으로 국민 의사를 확인하고 이를 반영해 시정할 것 △에너지 정책에도 국민 주권이 요구하는 법치를 실현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같은 날 한국원자력학회도 “정부는 탈원전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우리 국민들에게도 에너지 문제에 대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달 24일 대만은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 정책 폐지를 결정했다. 투표자의 59.5%, 유권자 전체의 29.8%가 탈원전 정책 폐지에 찬성했다. 대만이 원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에 지난해 1월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탈원전 정책을 공식화한 지 1년 여 만이다. 정부가 원자력 발전 비중을 무리하게 절반으로 줄이면서 81%까지 증가한 석탄·가스 발전으로 온실가스 증가, 대기오염, 전기료 인상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국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투표는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 청원에 참가할 경우 국민투표로 결정하게끔 하는 대만의 국민청원법에 따라 치러졌다. 이로써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이겠다던 대만 정부의 무리한 계획도 백지화 됐다.
 
에교협은 성명을 통해 “결국 대만 국민들은 급격한 탈원전 정책이 상시적인 전력 불안과 치명적인 정전사태를 초래하게 만들고, 원전에 대한 불안감에 떨기보다 철저한 원전 안전 관리로 전력난을 극복하고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라며 “특히 한국은 원전을 수출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술을 갖춘 만큼 에너지 수급난과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원자력 산업의 붕괴까지 예상되기 때문에 대만보다 더 큰 국가적 충격과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 세일즈’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원전에 대해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8일(현지 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와 회담을 갖고 원전 수주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체코 정부는 21조 원 규모로 두코바니와 테멜린에 각각 1000㎿급 원전 1, 2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덕환 에교협 공동대표(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정부의 일방적인 탈원전 정책 추진으로 이미 원전 수출의 상당수가 막힌 상황”이라며 “청와대가 탈원전 정책을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바꿔 부르고 ‘우리는 위험해서 안 되지만 다른 나라에는 괜찮다’는 식으로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달 19일 한국원자력학회와 에교협은 ‘제2차 2018 원자력발전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에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자력발전 이용에 대해 ‘찬성한다’고 답한 응답자 수는 전체의 69.5%, ‘반대한다’고 답한 응답자 수는 전체의 25.0%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이달 8일부터 이틀간 만 19세 이상 국민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 결과다. 독립적으로 수행된 1차 조사 결과(찬성 71.6%, 반대 26.0%)와 유사한 수치다.

 

정부는 이해당사자가 수행한 조사이기 때문에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후 원자력학회가 산업통상자원부에 다시 공동조사를 제안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해당 조사는 조사전문업체를 통해 수행한 것으로 원자력학회가 결과에 개입할 수 없었다”며 “탈원전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는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이미 나온 결과도 무시하고 공식적인 조사 절차도 밟지 않는 것은 법치 국가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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