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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재난]예측불허 태양흑점 폭발 문명 위협하는 재앙이 되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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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8일 18:00 프린트하기

2012년 8월 흑점폭발로 코로나질량방출이 태양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2012년 8월 흑점폭발로 코로나질량방출이 태양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언제부턴가 스마트폰, 태블릿PC같은 전자기기를 떼어놓고 지내는 하루를 상상하기 어렵다. 개인의 일상뿐 아니라 모든 산업 영역에서 전파는 이제 빼놓기 힘든 일부가 됐다. 하지만 이런 일상을 한순간의 무너뜨릴 우주 날씨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간과되고 있다.


실제로 태양의 활동은 우주의 날씨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태양 흑점의 수와 면적에 따라 태양의 활동은 극대기와 극소기로 구분한다. 수 백 년간의 관측을 통해 태양의 활동 주기는 약 11년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2~3년 내로 태양의 활동이 적은 극소기에서 활동이 많아지는 극대기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주 전문사이트 스페이스웨더닷컴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두 해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흑점이 계속 관측됐다. 그 뒤 흑점 관측 횟수가 점점 줄었고, 2017년에는 흑점이 없는 날이 총 107일,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184일로 집계됐다. 현재 태양 활동은 극소기다. 하지만 약 4~6 년 간격으로 활동 정도가 변하기 때문에 다시 극대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극대기 때 태양 표면에서는 흑점 폭발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X선과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로 쏟아지면 전파를 이용하는 무선통신은 물론 발전소 전력 시스템에 피해를 입힌다. 각종 산업에서 경제적인 피해가 발생하며, 통신과 밀접한 일상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강렬한 태양 흑점 폭발, 시기 예측 어려워


태양에서 오는 빛에너지는 지구 생명체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근원이 된다. 태양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표면의 흑점에서 강력한 폭발(플레어)이 발생한다. 핵폭탄 수백만 개가 동시에 터지는 에너지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막대한 양의 고에너지 물질과 빛이 지구로 유입되면 지구 환경에 큰 변화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를 '우주 재난'이라 부른다.

 

약 6000도에 달하는 태양 표면 아래에는 태양 전체 반지름(69만 5500㎞)의 약 30% 정도에 달하는 범위에 대류층이 존재하고 있다. 대류층은 태양의 핵에서 발생한 에너지를 표면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성환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연구원은 “기체로 된 태양이 회전할 때, 대류층 내부의 자기력선이 꼬이게 된다”며 “자기력선이 밀집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검게 보이는 영역이 바로 흑점이다”고 설명했다.

기체로된 태양이 회전하면 극지보다 적도에서 자전 속도가 더 빠르다. 이런 속도 차이로 내부 자지장이 휘어져 쌓이는 곳이 생기고 이 자기장이 태양 표면에 노출되 주변보다 온도가 낮은 영역인 흑점이 된다-과학동아 제공
기체로된 태양이 회전하면 극지보다 적도에서 자전 속도가 더 빠르다. 이런 속도 차이로 내부 자지장이 휘어져 쌓이는 곳이 생기고 이 자기장이 태양 표면에 노출되 주변보다 온도가 낮은 영역인 흑점이 된다-과학동아 제공

흑점은 온도는 낮지만, 자기장이 매우 강한 지역이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자기에너지가 터져나오면서 폭발한다. 이런 폭발로 발생한 화염인 홍염은 태양의 중력을 받아 떨어지기 때문에 지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문제는 태양 표면을 에워싸고 있는 대기층인 코로나에서 흑점 폭발과 동시에 다량의 물질이 대규모로 빠져나온다는 점이다. 코로나 질량 방출(CME)으로 불리는 이 현상을 흔히 태양폭풍이라고 말한다.

 

김영규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센터 예보팀장은 “위성과 지상 관측소에서 태양을 관측하고 있지만, 흑점 폭발 시기를 예측하진 못 하고 있다”며 “지구로 몰려오는 CME도 인간의 힘으로 막기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런 우주재난을 막기 위해 2011년 제주도에 우주전파연구센터를 세우고 미국의 고즈 위성과 스테레오 위성으로부터 X선이나 고에너지입자의 관측 자료를 받아 우주 날씨를 분석해 예보를 실시하고 있다.


흑점 폭발 때 오는 X선, 항공기와 GPS 통신 등 교란

 

강력한 흑점 폭발이 발생하면 먼저 X선과 자외선 같은 빛이 약 8분 만에 지구에 도달한다. X선은 지구 대기 상공에 이온화된 입자 층인 전리층의 전자밀도를 변화시켜 각종 통신장애를 일으킨다.

 

전리층은 태양에서 오는 복사선과 먼 우주로부터 오는 복사선이 지구 상층대기의 구성 원자를 이온화시켜 생성된다. 지상에서 약 65㎞ 상공에서 최대 2000㎞까지 넓은 영역에 분포한다. 약 2.3~3000메가헤르츠(㎒·1초당 100만 번 진동)까지의 단파장 대역의 전파는 전리층에서 반사되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이를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하고 있다.

선박이나 항공기에서 쓰는 단파통신은 태양폭발과 같은 우주재난이 발생하면 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선박이나 항공기에서 쓰는 단파통신은 태양폭발과 같은 우주재난이 발생하면 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현재 약 2.3~26㎒의 단파는 경찰의 탐색과 구조 임무나 작은 선박의 통신용으로 사용한다. 30~300㎒의 초단파는 TV나 FM 라디오 송출에 쓰인다. 300~3000㎒의 극초단파는 비행기와 선박, 경찰의 비상 긴급임무용으로 쓰이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X선이 많아지면, 약 70~90㎞ 상공의 전리층의 두께가 변하게 된다. 각종 단파 통신은 물론 인공위성들의 전파시스템, 위치정보 시스템(GPS) 등의 신호가 지연되거나 손실되는 문제를 일으킨다.

 

김 팀장은 “해상 사고 등이 발생해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비상상황에서 갑자기 태양흑점이 폭발해 X선이 몰려오면 구조작업이 지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상공을 나는 비행기나 궤도를 도는 위성을 운영하는 국가나 업체가 우주 재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지자기폭풍, 고에너지입자 지구 강타하면 “조 단위 피해”

 

평상시에도 태양에선 초당 100만t의 물질이 분출되는데 그에 따른 태양풍이 초속 400~700㎞로 지구 주위를 스쳐 지나간다. 스페이스웨더닷컴에 따르면 11월 28일 오전 10시 40분 기준으로 태양풍은 초속 419.9㎞로 관측됐다. CME가 일으킨 태양폭풍은 초속 약 1000㎞이상까지 속도가 늘어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9월 5일(미국 동부 시간) 새벽 흑점 폭발이 발생해 초속 1700㎞로 물질이 지구로 쏟아져 들어왔다고 밝혔다.

 

태양폭풍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최소 2~3일에서 최대 일주일까지 소요된다. 흑점 폭발 때 발생한 태양폭풍이 아무리 강력해도 지구 자기권을 통과해 지상까지 도달할 정도로 에너지가 세지는 않다. 대신 태양폭풍은 지구 자기권과 충돌해 지자기폭풍을 일으킨다. 지자기 폭풍은 교류 전원을 사용하는 지구 전력 시스템에 직류 전원을 유도해 전력 송수신의 문제를 일으킨다.

 

지난 1989년 3월 캐나다 퀘벡주에선 9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했다. 이성환 연구원은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사실상 발생하지 않아 우주날씨로 인한 재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캐나다의 사례와 같은 정전이 발생하면 경제적으로 입는 피해는 수조~수십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인이 임무를 수행할때 태양폭풍이 발생하면 방사선 노출위험이 크게 증가한다.-NASA 제공
우주인이 임무를 수행할때 태양폭풍이 발생하면 방사선 노출위험이 크게 증가한다.-NASA 제공

태양이 분출한 고에너지 입자는 약 10~100 메가전자볼트(MeV)에 달한다. 여기에 지자기 폭풍의 영향으로 지구 내 입자가 에너지를 받아 1MeV 이상의 고에너지 입자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런 고에너지 입자는 우주인이나 항공기 승무원의 방사능 피폭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원자력안전재단에 따르면 2015년 항공기 승무원의 연간 평균 방사선 노출량은 2.2마이크로시버트(mSv)였다. 방사선을 다루는 비파괴검사자(1.7mSv)나 원자력발전소 종사자(0.6mSv)보다 높은 수치다.

 

하지만 태양 흑점 폭발이 일어나는 시기는 지진이나 화산처럼 완벽히 예측하기 어렵다. 이 연구원은 “태양폭발을 우리 힘으로 막지 못할 뿐 아니라 예측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폭발이 일어난 뒤 X선이나, 고에너지 입자 등이 지구에 언제 도착할지, 어디에서 발생 할 수 있는가를 예측해 보다 정확한 예보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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