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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소재 ‘산화 그래핀’ 대량공정 난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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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03일 16:03 프린트하기

김소연 교수(왼쪽)와 심율희 연구원(오른쪽)이 산화 그래핀 용액의 특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 UNIST
김소연 교수(왼쪽)와 심율희 연구원(오른쪽)이 산화 그래핀 용액의 특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 UNIST

국내 연구팀이 휘는 디스플레이 등 미래 전자소재의 주역으로 각광 받고 있는 신소재 ‘산화 그래핀’을 대량생산하기 위한 효율적인 공정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 


산화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결합한 구조가 평면 상에 반복되는 아주 얇은 신소재 ‘그래핀’을 산화시킨 소재다. 그래핀은 얇아 잘 휘고 투명하면서 전류를 많이, 빨리 전달해 미래의 전자 소재로 연구되고 있지만, 대량생산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산화 그래핀은 이런 그래핀의 단점을 극복할 후보로, 그래핀보다 대량생산이 쉬우면서도, 그래핀 못지 않은 우수한 특성을 지녀 최근 재료과학자들이 주목하는 재료다. 


산화 그래핀이 대량생산에 유리한 것은 이 재료가 물에 풀어져 마치 용액처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 속 산화 그래핀의 농도가 높아지면, 마치 전분을 너무 많이 푼 탕수육 소스처럼 용액의 끈적함(점도)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잘 흐르는 점이 대량생산 공정에 유리한 특성이었는데, 그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심율희 UNIST 에너지및화학공학부 연구원과 김소연 교수, 김상욱 KAIST 교수와 이경은 박사팀은 산화 그래핀이 고농도 용액 상태에서 흐르는 성질을 잃는 이유를 밝히고 이것을 방지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ACS) 나노’ 11월 27일자에 발표했다.


고농도에서 산화 그래핀이 흐르지 않는 것은, 산화 그래핀 입자 사이에 나타나는 전기적 반발력(서로 밀어내는 힘) 때문이다. 산화 그래핀은 표면에 음(-)전하가 강해 서로 밀어낸다. 이 때문에 입자들끼리는 서로 가까이 위치하지 못하고, 어느 정도의 공간 안에 입자 하나가 홀로 존재해야 한다.

 

비유하자면 산화 그래핀은 자신만의 공간이 반드시 필요한 외톨이와 같아서, 주변에 다른 입자가 같이 붙어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런데 농도가 높아져 입자가 많아지면 입자들이 용액 내에서 움직일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마침내 한계 농도를 넘어가면 서로 응집해 아예 입자가 꼼짝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한 방에 여러 명이 자게 되자 모든 의욕을 잃고 드러누워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 외톨이와 같다.

 

고분자 농도 변화에 따른 산화 그래핀의 유효부피(필요한 공간 크기)와 분산을 비교했다. 고분자(기사에서 고양이로 비유)를 넣으면 서로 밀어내던 산화 그래핀도 어느 정도 가까이에 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게 이번 발견의 핵심이다. -사진 제공 UNIST
고분자 농도 변화에 따른 산화 그래핀의 유효부피(필요한 공간 크기)와 분산을 비교했다. 고분자(기사에서 고양이로 비유)를 넣으면 서로 밀어내던 산화 그래핀도 어느 정도 가까이에 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게 이번 발견의 핵심이다. -사진 제공 UNIST

심 연구원팀은 용액의 점도를 낮추기 위해 꿀처럼 끈적한 고분자를 추가로 투입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고분자가 산화 그래핀 표면에 흡착돼 서로 직접 맞닿는 것을 방지하고, 음전하의 세기를 낮춰 산화 그래핀끼리 서로 밀어내는 현상을 줄이는 것이다. 비유하면, 외톨이는 사람이 가까이 있는 것은 견디지 못하는데, 고양이를 아주 좋아하는 특성이 있어 고양이(고분자)를 방에 넣어 주면 고양이를 사이에 두고도 나란히 함께 방에 잘 앉아 있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또 고분자가 산화그래핀을 끌어당겨 하나의 산화그래핀이 차지하는 공간(외톨이의 방)을 작게 만드는 효과도 낸다. 심 연구원은 “산화 그래핀 입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고분자를 첨가해 산화 그래핀 사이의 반발력을 낮추고 부피를 줄였다”며 “'점도를 낮추기 위해' 점도가 높은 고분자를 넣은 게 연구의 묘미”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새로운 산화 그래핀 용액의 공정 효율도 확인했다. 연구 결과 기존 공정에 비해 그래핀 섬유를 만들 때 강도를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불량 요인인 '공극'이 줄어들고 산화 그래핀이 더 촘촘히 배열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소연 교수는 “물 속에서 산화 그래핀이 분산되는 현상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분산 특성을 제어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를 통해 공정 효율을 높이고 소재의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화 그래핀 용액의 유동성을 유지할 방법을 찾아낸 UNIST 연구팀_가장 왼쪽이 제1저자 심율희 연구원이고 의자에 앉은 사람이 김소연 교수다. -사진제공 UNIST
산화 그래핀 용액의 유동성을 유지할 방법을 찾아낸 UNIST 연구팀_가장 왼쪽이 제1저자 심율희 연구원이고 의자에 앉은 사람이 김소연 교수다. -사진제공 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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