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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중력파 4건 추가 검출…중력파 천문학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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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03일 22:00 프린트하기

지구에서 10억 광년 이상 떨어져 있는 블랙홀 2개가 서로 합병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충돌로 태양 질량의 3배에 이르는 중력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시공간의 뒤틀림과 함께 중력파가 발생한 예. - 노벨위원회 제공
지구에서 10억 광년 이상 떨어져 있는 블랙홀 2개가 서로 합병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충돌로 태양 질량의 3배에 이르는 중력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시공간의 뒤틀림과 함께 중력파가 발생한 예. - 노벨위원회 제공

한국 과학자들을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새로운 중력파 네 건을 추가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중력파는 질량을 지닌 물체가 가속 운동할 때 생기는 중력장(시공간)의 출렁임이 물결처럼 전파되는 파동이다.

 

이로써 2015년 9월 12일 최초로 중력파 검출에 성공한 이후, 이제까지 발견된 중력파의 수는 모두 11건으로 늘었다. 중력파를 수시로 관측해 본격적으로 천문 연구에 활용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은 3일 미국 매릴랜드에서 열린 중력파 물리천문학워크숍에서 중력파 검출시설인 ‘라이고(LIGO)’와 ‘비르고(VIRGO)’ 연구자들이 새로운 중력파 네 건을 포착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은 부산대와 서울대, UNIST, 이화여대, 인제대, 한양대 등 6개 대학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연구자 15명이 만든 컨소시엄이다. 2009년부터 라이고 과학협력단에 참여하며 데이터 분석 등의 연구에 함께 하고 있다.


이날 워크숍에서 라이고와 비르고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블록홀 쌍성계 충돌에 의한 중력파를 10건, 중성자별 쌍성계 충돌에 의한 중력파를 1건 발견했음을 정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쌍성 병합은 두 블랙홀 또는 두 중성자별이 서로를 중심으로 마주 돌다 중력에 의해 점점 거리가 가까워지고, 마지막 순간에는 서로 충돌하며 합쳐지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질량이 사라지며 거대한 중력파가 생겨 우주로 퍼진다. 지구에서는 라이고와 비르고의 관측 장비로 지구를 지나는 이 중력파가 만드는 미세한 시공간의 변화를 측정한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발표한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중력파의 존재를 처음 예상했다. 2015년 9월 12일부터 2016년 1월 19일까지 진행된 ‘어드밴스드 라이고(감도가 업그레이드된 라이고)’ 실험에서 처음 세 건이 확인됐다. 이후 2016년 11월 30일부터 2017년 8월 25일까지 이어진 두 번째 관측 기간 동안 8건이 확인됐다. 두 번째 확인된 중력파 중 네 건은 기존에 확인된 것이었고, 나머지 네 건이 이번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롭게 확인된 중력파다. 연구팀은 이들 새로운 중력파 네 개에 발견된 날짜를 따서 각각 GW170729, GW170809, GW170818, GW170823이라고 이름 붙였다. 알베르트 라자리니 라이고 부소장은 “추가로 4건의 블랙홀 쌍성 병합이 발견된 것은 우주에 이런 쌍성계가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그에 의한 중력파는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이 알려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관측 횟수가 늘어날수록, 중력파의 성질에 대해서도 점점 많은 것이 밝혀지고 있다. 지난 11개의 중력파를 상세히 분석한 결과 만으로도 독특한 특징이 여럿 드러났다.

 

이번에 라이고 국제협력단 등이 지금까지 발견한 중력파 신호 11개를 정리한 자료. 앞으로 매년 최소 10여 개에서 많으면 수십 개의 중력파가 관측돼 ′다중신호 천문학′이 본격적으로 꽃필 전망이다. -사진제공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LIGO
이번에 라이고 국제협력단 등이 지금까지 발견한 중력파 신호 11개를 정리한 자료. 앞으로 매년 최소 10여 개에서 많으면 수십 개의 중력파가 관측돼 '다중신호 천문학'이 본격적으로 꽃필 전망이다. -사진제공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LIGO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GW170729는 현재까지 관측된 것 중 가장 멀고 가장 무거운 블랙홀 충돌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략 태양 질량의 5배의 에너지가 블랙홀로 변환됐다. GS170814는 처음으로 라이고 두 대(라이고는 미국 핸퍼드와 리빙스톤 두 곳에 각각 관측시설이 있다)와, 2017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어드밴스드 비르고(업그레이드된 비르고) 등 총 세 대의 중력파 검출기가 처음으로 동시에 관측한 블랙홀 충돌 현상이다. 이 관측을 통해 빛의 편광(빛의 양자역학적 성질. 마치 회전하듯 방향성을 보인다)과 비슷한 ‘중력파 편광’이 처음 확인됐다.


GW170817은 최초이자 아직까지 유일하게 중성자별 쌍성계가 충돌해 발생한 중력파다. 이 때에는 중성자별 충돌에 의해 발생한 빛과 전파 등 전자기파 관측에도 동시에 성공해, 여러 관측 수단을 통해 우주를 보는 ‘다중신호천문학’이 시작된 사건으로 기록됐다. 블랙홀은 빛이 나오지 않아 전자기파 관측이 불가능했지만, 중성자별은 가능해 다중신호 관측이 가능했다. 그밖에 이번에 새로 발견한 GW170818은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25억 년 가야 하는 거리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방위각을 밝히는 등 이제까지 가장 정확하게 위치를 추정하는 데 성공한 관측 사례였다.


이번에 각각 4개월과 9개월에 걸쳐 두 차례 관측을 했을 뿐이지만 벌써 11개의 중력파가 관측됐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에 속한 김정리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는 “대단히 효율성이 높은 관측기기라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활용 범위도 넓어서, 중성자별의 내부 구조나 쌍성의 진화 과정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빛으로 관측할 수 있는 범위보다 더 먼 곳에 존재하는 은하의 분포를 알아내는 데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력파로 검출할 수 있는 블랙홀 쌍성 병합 사건이 일어난 위치를 알면 은하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어두워 보이지 않는 우주에서 은하가 어떻게 분포하는지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아직 한 번도 실제로 발견되지 않은 중성자별-블랙홀 쌍성의 증거를 발견하거나, 관측되지 않은 태양 10만 배 크기의 거대한 별질량 블랙홀의 존재도 확인할 수 있다.


이형목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장(한국천문연구원장)은 “이제 진정으로 중력파를 이용한 천문학이 시작되고 있다”며 “중력파가 일성적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우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내년 상반기 장비 가동에 들어가는 중력파 관측시설 ′카그라(KAGRA)′. -사진제공 Christopher Berry(W)
일본에서 내년 상반기 장비 가동에 들어가는 중력파 관측시설 '카그라(KAGRA)'. -사진제공 Christopher Berry(W)

앞으로는 더욱 더 정확한 관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내년 3월부터 3차 관측이 예정돼 있다”며 “이제 중력파 관측은 수시로 일어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많은 사례가 쌓여) 통계 분석이 가능하게 되면 이를 통한 급격한 천문학 발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3차 관측부터는 일본이 건설한 중력파 관측 시설 카그라(KAGRA, 위 사진)도 본격적인 관측에 합세할 예정이다. 관측장비가 늘면서 정밀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김정리 교수도 “예를 들어 중성자별 쌍성 병합이 또 관측된다면 더 정확히 위치를 파악하게 되고, 이를 통해 빛 등 후속 관측에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방식의 관측시설을 지어 라이고와 비르고, 카그라가 보지 못하는 아주 큰 블랙홀 등을 관측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관측 주파수가 다른 우주 중력파 관측기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국은 독자적인 중력파 관측 시설이 없다. 라이고와 비르고, 카그라 등 지상 관측소가 놓치는 주파수가 낮은 영역의 중력파를 검출하기 위해 새로운 중력파 측정장치인 ‘소그로(SOGRA)’를 제안하고 있지만, 아직은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연구자들이 개인 과제 등으로 품앗이로 연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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