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감마선으로 보이지 않던 별자리 새 지도 만든다

통합검색

감마선으로 보이지 않던 별자리 새 지도 만든다

2018.12.08 17:00

감마선 별자리. NASA 제공

감마선 별자리. NASA 제공

사람들은 문명이 시작되기도 전인 까마득한 옛날부터 밤하늘을 관찰했다. 밤하늘에 가득한 별 중 가까운 것을 이은 다음 그 형태에 따라 떠오르는 물건이나 동물의 이름을 붙이곤 한 것이다. 이처럼 별들을 연결한 하늘의 구역을 ‘별자리’라고 한다. 그런데 왜 옛사람들은 밤하늘을 바라본 것일까?

 

별자리, 누가 왜 만들었을까?

 

옛사람들에게 별은 신성한 존재였다. 당시 사람들은 별에 신비한 힘이 깃들어있다고 생각해 신화에 나오는 존재와 별을 연관시켰다.

 

별에는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 별을 보면 자신의 위치뿐만 아니라 계절의 변화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뱃사람들은 북극성을 보고 북쪽이 어디인지 파악한 후, 올바른 방향으로 배를 몰 수 있었다. 고대 이집트의 농부들의 경우, 나일강이 범람할 시기가 되면, 하늘의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가 새벽에 동쪽으로 떠오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지금의 달력으로는 매년 6월 말인 이 시기를 1년의 첫 달로 정하고 농사를 지었다. 이렇게 고대인들이 하늘을 관찰하고 익숙한 별 무리에 이름을 붙이면서 별자리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가장 오래된 별자리 기록은 이라크 남부에서 발견된 점토판에 남아있다. 기원전 약 1700년에 이곳에 살던 고대 바빌론 사람들이 밤의 신에게 올리는 기도문에 별자리를 언급한 것이다. 

 

고대 바빌론 지역에서 발견된 기원전 1000년경의 점토판. ‘물.아핀’이라 불리는 이 점토판에는 66개에 달하는 별과 별자리가 기록되어 있다. Desconocido(W) 제공
고대 바빌론 지역에서 발견된 기원전 1000년경의 점토판. ‘물.아핀’이라 불리는 이 점토판에는 66개에 달하는 별과 별자리가 기록되어 있다. Desconocido(W) 제공

하지만 바빌론 사람들만 별자리를 만든 것은 아니다. 이집트, 인도, 중국, 잉카를 포함한 전세계의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하늘을 관측하고 별자리를 만들었다. 이들은 같은 별을 보고 서로 다른 별자리를 그렸다. 오리온자리를 예로 들자면, 그리스 사람들은 오리온자리를 용맹한 사냥꾼 오리온의 모습으로 생각했다. 이어진 별 세 개를 오리온의 허리띠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동양에서는 오리온의 허리띠인 별 세 개가 세 명의 장군이라 상상하고, 이들만 따로 묶어 삼수(參宿)라는 별자리로 만들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들은 오리온자리의 별 세 개를 카누에서 물고기를 잡는 세 형제라고 보았다. 

 

별자리는 어떤 과학적인 규칙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별을 보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가까운 별들을 이어놓은 것이다. 

 

별자리가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기원전 600년경의 그리스 와인잔. John Barnes 제공
별자리가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기원전 600년경의 그리스 와인잔. John Barnes 제공

천문학자들, 별자리를 합치다

 

지금 우리에게 친숙한 별자리는 서양의 별자리다. 바빌론의 유목민과 이집트인들이 만든 별자리가 그리스의 신화와 섞였고, 이를 천문학자들이 기록하면서 굳어졌다.

 

15세기 이후에는 항해술이 발달하면서 남반구로 간 유럽 탐험가들이 북반구에서는 못 보던 별들을 발견했다. 탐험가들은 남반구의 빈 하늘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별자리를 만들었다. 우리에겐 생소한 공기펌프, 날치, 카멜레온, 큰부리새 같은 별자리가 이때 만들어졌다. 늦게 만들어진 탓에 이 별자리들과 관련된 신화나 전설은 없다. 

 

천문학자들은 별자리를 하늘의 지도로 사용했다. 특이한 천체를 발견하면, 그 천체와 가까운 별자리를 따서 이름을 붙였다. 예를 들어, 고래자리에서 발견된 변광성에 ‘고래자리 YZ’라는 이름을 붙이는 식이다. (변광성: 시간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항성)

 

그런데 20세기 초까지도 학자마다 사용하는 별자리가 조금씩 달랐고, 별자리의 정확한 구역도 제대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에 따른 오류나 실수도 발생했다. 결국, 천문학자들은 1922년 열린 제1회 국제천문연맹 총회에서 별자리를 통일시키기로 했고, 1928년에 88개의 별자리를 공개했지요. 우리에게 친숙한 바로 그 별자리다. 

 

공식적인 별자리가 정해지면서, 88개에 포함되지 않은 여러 별자리가 사라지게 되었다. 사라진 별자리 중 하나인 ‘북쪽파리자리’의 모습. Sidney Hall(W) 제공
공식적인 별자리가 정해지면서, 88개에 포함되지 않은 여러 별자리가 사라지게 되었다. 사라진 별자리 중 하나인 ‘북쪽파리자리’의 모습. Sidney Hall(W) 제공

현재 천문학 연구에서는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 좌표계를 사용한다. 이는 하늘을 가로와 세로로 나누어 각도를 표시하면 천체의 위치를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별자리는 여전히 대략적인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페르세우스자리에서 보이는 ‘페르세우스 유성우’와 궁수자리 방향에서 보이는 블랙홀 천체 ‘궁수자리 ’가 그 예다. 

 

페르미 망원경, 하늘에 감마선 별자리를 그리다


지난 10월 18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이 21개의 새로운 별자리를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들은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이 찾은 감마선 천체로 비공식 별자리를 만들었다.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우주는 눈으로 본 우주와 전혀 다르게 빛나고 있다. NASA/DOE/Fermi LAT Collaboration 제공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우주는 눈으로 본 우주와 전혀 다르게 빛나고 있다. NASA/DOE/Fermi LAT Collaboration 제공

우주에는 항성부터 백색왜성, 중성자별, 블랙홀에 이르는 다양한 천체가 있는데, 이들은 종류에 따라 다양한 파장의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전자기파인 가시광선을 뿜는 천체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 적외선, 자외선, X선 같은 전자기파를 내뿜는 천체도 있다.

 

감마선은 가장 파장이 짧고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전자기파로, 블랙홀 주변이나 초신성의 잔해, 중성자별 같은 천체에서 방출된다. 거꾸로 생각하면, 감마선이 오는 곳을 알아내면 이런 천체를 찾을 수 있다. 

 

과학자들은 감마선을 검출할 수 있는 감마선 망원경을 만들었다.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은 감마선 천체를 찾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위성으로, 2008년에 발사됐다. 지구 대기가 우주에서 오는 감마선 대부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이 위성은 지구 저궤도를 돌면서 우주를 관측한다.

페르미 망원경이 10년 동안 관측한 천체의 목록이 3000개가 넘게 쌓이자, 과학자들이 감마선 천체를 연결하여 새로운 별자리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감마선 별자리 보러가기 ☞https://fermi.gsfc.nasa.gov/science/constellations

 

NASA 제공

 

감마선 별자리 중 어떤 것은 ‘아인슈타인’이나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과학계의 유명 인사나 상징물에서 힌트를 얻었다. 일본의 ‘후지산’이나 이탈리아의 ‘콜로세움’처럼 페르미 연구에 참여한 국가의 명소가 별자리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다른 별자리들도 감마선 연구와 관련되어 있다. ‘고질라’ 별자리는 입에서 방사능 열선을 뿜어내는 고질라의 모습이 감마선을 방출하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을 닮았기 때문에 붙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헐크 별자리는 왜 만들어졌을까? 만화의 등장인물인 브루스 배너 박사가 감마선을 맞고 헐크가 되었기 때문이다. 

 

 

● 인터뷰 “겨울 밤하늘의 다이아몬드를 찾아보세요!”
_김영진(과학동아천문대 대장)

 

김영진 과학동아천문대 대장
김영진 과학동아천문대 대장

겨울은 춥지만, 공기가 건조하고 밝은 별이 많아 별을 관찰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밝게 빛나는 1등성을 무려 7개나 볼 수 있다. 그 중 겨울밤의 대표적인 별자리는 남쪽 하늘의 오리온자리이다. 중앙에 별 세 개(삼태성)가 나란히 놓여있고, 위로는 주황빛의 ‘베텔게우스’, 아래엔 청백색의 ‘리겔’이라는 밝은 별이 있어 찾기 쉽다.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와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을 이으면 정삼각형이 만들어진다. 이를 ‘겨울의 대삼각형’이라고 한다.

 

겨울의 대삼각형을 찾았다면 밤하늘의 다이아몬드도 찾아보자! 프로키온과 시리우스, 오리온자리의 리겔을 이은 다음 반시계방향으로 황소자리의 알데바란, 마차부자리의 카펠라, 쌍둥이자리의 폴룩스를 연결하면, 커다란 다이아몬드 모양의 육각형을 찾을 수 있을 거다. 이를 ‘겨울의 대육각형’이라 부른다.

 

 

겨울에는 대삼각형과 대육각형, 별자리를 볼 수 있다. 어린이과학동아 12월호(12.1발행)제공
겨울에는 대삼각형과 대육각형, 별자리를 볼 수 있다. 

 

 

관련기사 : 어린이과학동아 12월 (2018.12.1 발행) 헐크와 고질라가 밤하늘에? 새로운 별자리가 떴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4 + 8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