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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뇌는 보헤미안 랩소디를 클래식으로 생각한다.과학으로 분석한 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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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뇌는 보헤미안 랩소디를 클래식으로 생각한다.과학으로 분석한 퀸 음악

2018.12.08 09:00
'퀸' 공식 유투브 캡쳐
'퀸' 공식 유투브 캡쳐

1970년대 전설로 남은 그룹 ‘퀸’을 재조명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국내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부적응자를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라 소개하는 퀸은 본래 메이저 그룹이 아니었습니다. 천체 물리학자 출신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를 포함해 전 멤버가 학사 출신의 엘리트 그룹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지만, 동양계 이민자이자 성 소수자인 프레디 머큐리는 숱한 차별을 겪어야 했습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런 마이너한 삶에서 음악을 사랑하고 예술을 추구한 과정을 그리기에 더욱 큰 감동과 공감대를 일으키는 게 아닌가 합니다. 퀸이 등장한 지 반백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들어도 주옥같은 퀸의 명곡들, 반면 화려한 명성과는 대조되는 프레디 머큐리의 불안했던 삶에 많은 관객들이 빠져들고 있는데요. 팝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락 밴드 퀸을 과학으로 만나보겠습니다.

 

프레디 머큐리. wikipedia
프레디 머큐리. 위키피디아

프레디 머큐리의 노래가 감미로운 이유

 

1973년 퀸이 등장해서 18년 간 활동하는 동안 ‘영국에는 두 명의 여왕이 있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들의 존재감은 대단히 컸습니다. 중간에 슬럼프와 인기의 부침도 겪었지만 대중들은 시대를 앞서가는 그들의 음악에 열광했습니다. 특히 프레디 머큐리는 작사 작곡과 연주까지 해내는 천재적인 뮤지션이기에 앞서 전설적인 보컬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고음의 거친 락을 소화하면서도 찢어지는 소음을 내지 않는 매끄러운 목소리가 돋보이곤 합니다.

 

과학자들은 그런 프레디 머큐리의 매력적인 음색에 주목했습니다. 스웨덴, 오스트리아, 체코의 공동 연구팀이 프레디 머큐리의 음성을 분석해 학술지 ‘음성언어학(Logopedics Phoniatrics Vocology)’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그의 목소리는 과학적으로도 뛰어나다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

 

연구팀은 프레디 머큐리의 생전 녹음된 음반과 인터뷰 영상 등에 기반해 그의 목소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프레디 머큐리의 음역대는 4옥타브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폭넓은 음역대를 보였습니다. 또 생전 ‘테너’ 영역으로 분류됐던 그의 음역은 좀 더 중후한 ‘바리톤’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그가 발성을 하는 원리를 분석하니 일반적인 락 가수가 아닌 클래식 음악가에 가까운 발성을 보였습니다. 일반적인 가수들의 전형적인 비브라토는 5.4Hz와 6.9Hz 사이에서 나타나는데 반해, 프레디 머큐리의 비브라토는 7.04Hz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설적인 오페라 가수인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비슷한 발성법입니다. 이로 인해 프레디 머큐리만의 세련된 창법과 감미로운 바이브레이션의 구사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퀸은 락 음악계의 모차르트

 

퀸은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특유의 독창적인 음악들로 인해 락 음악계의 모차르트라 불리기도 하는데요. 퀸의 상징과도 같은 보헤미안 랩소디는 대표적인 명곡입니다. 이 곡은 아카펠라, 오페라, 락앤롤, 하드 락 등을 오가는 드라마틱한 장르 파괴 속에 서정적인 멜로디를 더해 실험성과 대중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브라이언 메이가 관객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만든 ‘위 윌 락 유(We Will Rock You)’도 매우 창의적인 시도였습니다.

 

과학자들은 퀸이 음악이 클래식 음악만큼 예술성과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실험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스페인의 마퀴츠 산부인과 클리닉 연구팀은 클래식 음악으로 태교를 하는 태아들에게 클래식과 함께 다양한 팝 음악을 들려주고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 조사했습니다.

 

임신 18주에서 38주 사이의 300 명의 태아에게 음악을 들려준 결과, 바흐와 모차르트의 음악과 마찬가지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들은 태아들도 자궁에서 정신적인 자극은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태아가 자궁 내에서 음악을 더 가까이 들을 수 있도록 특수한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려줬습니다. 그리고 초음파 기계를 통해 아기들이 입과 혀를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태아는 전반적으로 팝 음악이나 락 음악에 비해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더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흥미롭게도 보헤미안 랩소디는 클래식에 가까운 90%의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연구팀은 “클래식 음악과 마찬가지로 퀸의 음악은 태아들의 언어와 의사소통을 자극하는 뇌 회로를 활성화시켜 입을 여는 발성 동작으로 이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에 숨겨진 환상 체험

 

프레디 머큐리가 만든 보헤미안 랩소디는 독특한 설정과 스토리 전개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곡입니다. 이 노래의 핵심인 한 남자를 죽였다는 가사에 대해 혹자는 성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곡이라는 해석도 있으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연관지어 아버지에 대한 저항을 표현한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르고 있는 프레디 머큐리. 1982. ′퀸′ 공식 유투브 캡쳐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르고 있는 프레디 머큐리. 1982. '퀸' 공식 유투브 캡쳐

가사를 살펴보면, 프레디 머큐리의 불안한 감수성과 외로운 삶이 투영되는 발라드가 전개되다가 갑자기 한 남자의 실루엣이 등장하며 천둥번개 속 죽음과 공포의 혼돈으로 치닫습니다. 천문학자인 갈릴레오, 모차르트 오페라의 주인공인 피가로, 기독교에서는 사탄을 이슬람교에서는 신을 의미하는 ‘비스밀라(Bismillah)’와 같은 종교적인 의미의 독특한 단어들이 등장합니다. 현실과 환상, 남자를 죽인 화자와 이를 지켜보는 화자들의 대화가 파격적인 음악 전개와 함께 매우 혼란스럽게 진행됩니다.

 

이 노래를 해석하기에 앞서 프레디 머큐리의 종교적인 배경을 살펴보게 됩니다. 인도에서 잔지바르로 넘어와 영국에 정착한 그의 가족은 한때 페르시아제국 인근에 널리 퍼진 오래된 신앙인 조로아스터교를 믿는 집안이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여동생 카쉬 미라쿠크는 “프레디 머큐리가 음악의 꿈을 이루기까지 그에게 신앙이 매우 큰 영향을 줬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  ′퀸′ 공식 유투브 캡쳐
프레디 머큐리. '퀸' 공식 유투브 캡쳐

미국 일리노이주 녹스 칼리지의 심리학자 프랭크 T 맥앤드류에 따르면, 종교적 믿음이 영적인 체험을 결정하며 나아가 죽음에 대한 불안까지 지배한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종교적인 신념이 신이나 영혼, 천사, 죽음의 사자 등을 보거나 만나는 경험을 형성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초자연적 경험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스위스 연방공과대학의 인지신경과학자 올라프 블랭크와 스위스 프리부그 대학의 신경과학자 세바스찬 디에구스에 따르면, 삶과 죽음을 넘어서는 경계의 임사체험을 할 때 뇌 영역 간의 서로 다른 상호 작용이  뚜렷한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

 

뇌의 좌반구는 시간 감각과 비행에 대한 환상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반대로 우반구는 영혼을보고 의사소통하거나 목소리 및 음악을 듣게 해줍니다. 측두엽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감각과 기억을 처리하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활동으로 인해 사차원적인 지각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가 환상적인 악상을 떠올리기까지 그의 머릿속에서 일어난 과정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3109/14015439.2016.1156737  
https://institutomarques.com/wp-content/uploads/2018/06/0608_NDP-Estilos-Musicales-v5-EN.pdf 
https://www.hjnews.com/allaccess/what-religions-believe-about-ghosts/article_850d08a4-4320-11e3-b610-001a4bcf887a.html 
https://www.thesiouxempire.com/macabre-grimoire-chapter-9-near-death-experiences/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TV 예능 ‘용감한 기자들’에 출연했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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