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도시 개구리가 암컷을 더 잘 유혹한다

통합검색

도시 개구리가 암컷을 더 잘 유혹한다

2018.12.11 08:11
열대 지역에 사는 퉁가라 개구리는 볼을 부풀려 ″뚱-″하는 소리와 ″크릭- 크릭″하는 소리를 내 암컷을 유혹한다. -스미소니언 열대 연구소 제공
열대 지역에 사는 퉁가라 개구리는 볼을 부풀려 "뚱-"하는 소리와 "크릭- 크릭"하는 소리를 내 암컷을 유혹한다. -스미소니언 열대 연구소 제공

개구리 세계에서도 도시에 사는 수컷이 숲에 사는 수컷보다 암컷에게 매력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 우터 하프워크 동물행동학과 교수가 주도한 국제연구진은 도시에 사는 개구리가 숲에 사는 개구리보다 더 복잡한 울음소리를 내 암컷을 유혹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에 이달 10일 발표했다.

 

열대 지역에 사는 퉁가라 개구리는 마치 게임 효과음처럼 들리는 “뚱” 하는 소리와 “크릭 크릭”하는 소리를 낸다. 동물들이 짝짓기를 위해 화려한 모습으로 이성을 유혹하듯 평소 이 개구리는 화려한 소리로 이성을 유혹한다. 특히 뒷부분의 “크릭”하는 울음소리는 암컷에게 잘 들리는 고주파의 소리다. 

 

문제는 이 울음소리가 박쥐나 기생충을 옮기는 흡혈 파리 같은 천적에게도 매혹적으로 들린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2007년 생태 분야의 국제학술지 ‘아메리칸 내추럴리스트’에 이 연구결과를 발표했지만 어떤 개구리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성을 잘 유혹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도시화가 동물의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하프워크 교수가 합류하며 비밀이 풀리게 됐다.

 

퉁가라 개구리가 이성을 유혹할 때 내는 소리는 이성뿐 아니라 박쥐같은 천적도 유혹한다. -알렉스 보 제공
퉁가라 개구리가 이성을 유혹할 때 내는 소리는 이성뿐 아니라 박쥐같은 천적도 유혹한다. -알렉스 보 제공

연구진은 도시 개구리와 숲 개구리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도심 속 배수구 등지에 사는 수컷 개구리와 숲속에 사는 수컷 개구리 각 11마리씩의 울음소리를 비교했다. 도시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숲 개구리보다 “크릭-”소리를 더 많이 내는 복잡한 구조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도심 속 같은 장소에서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100회 이상 녹음해 이런 경향성을 파악했다.

 

연구진은 개구리가 도심 환경에서는 천적이 없어 암컷을 유혹하기 좋은 복잡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봤다. 실제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틀었을 때 도심 속에서는 박쥐나 흡혈파리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도시 수컷이 암컷을 더 잘 유혹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쪽에는 도시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다른 한쪽에는 숲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틀고 암컷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를 관찰했다. 40마리의 암컷 개구리 중 30마리가 도심 개구리의 울음소리 방향으로 이동했다. 암컷 넷 중 셋은 도시 개구리를 따르기로 정한 것이다.

 

도시 퉁가라 개구리 수컷의 울음소리

 

숲속 퉁가라 개구리 수컷의 울음소리 

 

동물들이 급격한 도시화에 따라 그에 걸맞는 유혹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속속 나오고 있다. 대만 연구진은 도시에 서식하는 개구리들이 배수로를 확성기로 써 구애활동을 펼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독일 과학자들은 도로 근처에 사는 메뚜기가 짧고 날카로운 소리로 울음소리를 바꿔 이성을 유혹하는 것을 알아냈다. 도로의 소음을 뚫고 이성에게 소리가 들리게 하기 위해서다. 네덜란드 연구진은 도시의 새들이 마치 랩을 하듯 빠르게 울음소리를 내 이성을 찾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도시의 소음 사이로 소리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습성에 반영된 것이다. 하프워크 교수는 “인간이 도시에서 행동 양식을 바꾸듯 동물들도 급격한 도시화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9 + 1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