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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서 화성 생명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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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서 화성 생명체 찾는다

2018.12.11 09:23
과학자들은 지하 깊은 곳에서 지하 생명체들을 찾고 있다. 미국 뉴욕주 플랫아이언 연구소 카라 마그나보스코 연구원 연구팀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베아트릭스 금광 속 지하 1.3㎞ 깊이에서 미생물들을 찾았다. -가에탕 보로니, 바바라 셔우드 롤라 제공
과학자들은 지하 깊은 곳에서 지하 생명체들을 찾고 있다. 미국 뉴욕주 플랫아이언 연구소 카라 마그나보스코 연구원 연구팀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베아트릭스 금광 속 지하 1.3㎞ 깊이에서 미생물들을 찾았다. -가에탕 보로니, 바바라 셔우드 롤라 제공

121도의 온도에도 살아남고, 대기압의 400배에 이르는 압력을 견디며 방사능을 먹고 살아가는 생명체가 있다.  화성이나 다른 행성에서 사는 생명체가 아니다. 땅속 깊숙한 곳에서 사는 생명체 이야기다. 우주가 아닌 지구에서 외계 생명체의 단서를 찾으려는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34개국  과학자 300여명이 참여한 ‘딥 카본 관측소’(DCO)는 이달 1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회’의 가을 학술대회에서 깊은 땅속 고온과 고압, 영양소가 부족한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미생물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보고했다.

 

해저 밑바닥에서 2.5㎞를 더 파내려가고, 지하 광산에 들어가 수 ㎞을 파고 들어가 힘들게 얻은 결과물이다. 과학자들은 지하에 사는 이들 미생물을 연구하면 탄소가 생명의 기원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화성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생명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하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6x1029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조에 1조를 곱한 수에 60만을 곱해야 얻어진다. 미국의 뉴욕주 플랫아이언 연구소 카라 마그나보스코 연구원은 지난 9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에 이전까지 연구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생명체 갯수를 추정했다. 지하 생명체가 사는 구역은 20억~23억㎦의 넓이로 바다의 전체 부피의 2배에 이르고 이들 생명체의 탄소량을 합하면 150억~230억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상에 사는 인간을 탄소로 환산한 값의 385배에 이르는 양이다.

 

깊은 땅속에 사는 생명체들은 다른 생명체와 격리된 생활을 한다. 지하에도 진화의 속도가 정지되고 주변 생태계에서 고립된 '갈라파고스 제도'가 있는 셈이다. 이들 생명은 대부분 단세포 미생물이다. 박테리아와 핵이 없는 단세포인 고세균이 주를 이룬다. 지하 생명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전체 세균과 고세균의 70%가 지하에서 살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유전자 분석에서 얻어진 증거로 이들이 지하에 살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우주를 채우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암흑 물질’처럼 지하 세계에서 이들이 ‘암흑 물질’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땅속 미생물은 같은 지질시대에 탄생한 먼 사촌지간인 지상의 미생물과는 생긴 모양이나 유전자적 특징이 다르다. 하 생물들의 유전적 다양성은 지표에 있는 생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뛰어넘는다. 또 지표면에 사는 동식물처럼 특정한 위치에 살지 않고 지구의 깊은 땅 속 어디든지 나타났다 사라진다. 미치 소긴  DCO의 지하 생물 연구 분야 의장은 “지하 깊은 곳을 탐사하는 건 아마존 열대우림을 탐사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어디에나 생명체가 있고 생각지도 못한 생명체들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미생물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극한 환경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표면 지하에서 생물이 발견된 지점의 최고 기록은 지하 5㎞ 깊이다. 해수면을 기준으로 하면 10.5㎞ 밑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곳의 압력은 대기압의 400배에 이른다. 물이 끓는 온도 이상의 고온에도 견디는 미생물도 있다. 지각 속 열이 뿜어져 나오는 해저 열수공에서 발견된 ‘스트레인 121’이라는 미생물은 연구실에서 실험해 본 결과 122도까지 살아 남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음포넹 금광에서 발견된 세균인 ‘데술포루디스 아우닥스비아토르’(주황색)는 가스로 가득찬 2.8㎞ 깊이의 땅속에서 황산염을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그렉 바그너, 고든 사우섬 제공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음포넹 금광에서 발견된 세균인 ‘데술포루디스 아우닥스비아토르’(주황색)는 가스로 가득찬 2.8㎞ 깊이의 땅속에서 황산염을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그렉 바그너, 고든 사우섬 제공

이들 생명체가 살아 남기 위해 에너지원으로 삼는 물질도 다양하다. 해저에서 발견된 고세균(ANME-2)과 혐기성 황산염 환원균으로 이뤄진 세포 군집체는 천연가스의 일종인 메탄(CH4)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음포넹 금광에서 발견된 ‘데술포루디스 아우닥스비아토르’는 가스로 가득찬 2.8㎞ 깊이의 땅속에서 황산염을 에너지원으로 먹고 산다.  탄소를 기반으로 한 물질이 아닌 황을 기반으로 한 물질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DCO의 일원인 일본 해양지구과학기술국 후미오 이나가키 연구원은 "암울하고 힘든 조건 속에서도 지구 생태계는 끊임없이 진화했다"며 "지하 생명체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것은 다른 행성의 거주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DCO는 내년 10월에 10여 년간 1000명 이상의 과학자가 참여한 지하 생명체에 관한 종합 보고서를 내기로 했다. 

 

바다 밑 1.2㎞ 깊이에 시추공을 뚫고 채취한 샘플의 모습. 뚫고 내려가는 지하 속 온도는 30도에서 120도까지 오른다. -루크 리오론 제공
바다 밑 1.2㎞ 깊이에 시추공을 뚫고 채취한 샘플의 모습. 뚫고 내려가는 지하 속 온도는 30도에서 120도까지 오른다. -루크 리오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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