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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달 탐사 경쟁]①日 민간 최초 ‘달 셔틀’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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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1일 17:45 프린트하기

이달 8일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가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인도는 내년 1월 ‘찬드라얀 3호’ 발사를 계획하고 있고, 미국은 2022년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유인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전 세계 우주 개발의 나침반이 달로 향하고 있다. 내년은 1969년 아폴로 11호의 우주 비행사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구글 루나 X프라이즈에 참가한 일본의 하쿠토(HAKUTO) 팀이 개발한 달 탐사 로버.  달 표면과 유사한 지역에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 루나 X프라이즈에 참가한 일본의 하쿠토(HAKUTO) 팀이 개발한 달 탐사 로버. 달 표면과 유사한 지역에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3.02m’.
 

11월 7일 일본 센다이 공항.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는 순간 건물 기둥에 붙어 있는 숫자가 눈길을 붙잡았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지진해일(쓰나미)은 해안가에 위치한 센다이 공항을 집어 삼켰다. 흙탕물 파도는 3.02m 높이까지 차올랐고, 공항은 바로 폐쇄됐다.
 

요시다 카즈야(吉田和哉) 도호쿠대 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당시 도호쿠대가 개발한 재난구조 로봇 ‘퀸스(QUINCE)’가 현장에 투입됐다”며 “방사능이 누출된 환경에서 활동한다는 점에서 달 탐사차(로버)는 기본적으로 퀸스와 동일한 기술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 길이 58cm, 무게 10kg 로버, 500m 이동
 

 요시다 교수는 도호쿠대 ‘스페이스 로보틱스 랩(Space Robotics Lab)’을 이끌면서 ‘하쿠토(HAKUTO)’ 팀을 꾸렸다. 구글의 민간 달 탐사 경연대회인 ‘루나 X프라이즈(Lunar XPrize)’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하쿠토는 일본 신화에서 달에 산다는 흰 토끼의 이름이다.
 

2007년 루나 X프라이즈는 로버를 개발해 달에 보낸 뒤 달 표면에서 500m를 이동하며 고화질 사진과 영상을 지구로 전송하는 임무를 성공한 팀에 총 상금 3000만 달러(약 330억 원)를 내걸었다.
 

요시다 교수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로버의 첫 번째 모델을 완성했는데, 다행히 로버는 지진 피해에서 무사했다”며 “올해 3월 달 표면과 환경이 유사한 돗토리(鳥取) 현 모래사장에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로버가 500m를 이동할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쿠토 팀이 개발한 로버는 자동차처럼 네 바퀴로 움직인다. 달의 부드러운 흙 속에 바퀴가 파묻히지 않고 이동할 수 있도록 바퀴에는 넓적한 톱니를 달았다. 길이 58cm인 몸집에 비해 바퀴 지름을 20cm로 크게 설계한 것도 안정적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바퀴에서 지면과 닿는 부위의 폭은 7cm, 날개 높이는 2cm다.
 

요시다 교수는 “로버는 경사각이 최대 25도까지는 오르막길도 문제없다”며 “초속 10cm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본인 몸집만 한 돌도 부드럽게 타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우주 벤처인 아이스페이스(ispace)는 달 표면을 탐사할 로버를 보내는 하쿠토-R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스페이스는 2021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로버를 실어 달에 보낼 계획이다.
일본의 우주 벤처인 아이스페이스(ispace)는 달 표면을 탐사할 로버를 보내는 '하쿠토-R'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스페이스는 2021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로버를 실어 달에 보낼 계획이다.

● 아이스페이스, 2021년 달 착륙선 발사
 

올해 1월 루나 X프라이즈는 우승팀을 선정하지 않은 채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하쿠토 팀을 포함해 미국, 이스라엘, 인도 등 5개 팀이 최종 결승에 올랐지만, 루나 X프라이즈는 데드라인으로 정한 올해 3월까지 이들 중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팀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하쿠토 팀의 달 탐사 계획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우주 벤처인 아이스페이스(ispace)가 지구와 달 사이를 오가는 ‘달 셔틀’로 로버를 상용화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스페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하카마다 다케시(袴田武史)와 요시다 교수가 의기투합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하카마다 CEO는 “어릴 때부터 ‘스타워즈’를 굉장히 좋아한 ‘우주 덕후’였다”며 “대학에서 우주공학을 전공한 뒤 우주기술을 상업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요시다 교수의 달 탐사 로버 개발 계획을 듣고 아이스페이스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현재 아이스페이스는 루나 X프라이즈 종료 이후 하쿠토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한다(Reboot)는 의미에서 ‘하쿠토-R’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1단계로 2020년 달 궤도에 로버를 보내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2단계로 2021년 달 표면에 로버를 착륙시켜 본격적인 탐사를 벌일 계획이다. 아이스페이스는 이를 위해 스페이스X와 계약을 맺고 ‘팰컨9’에 로버를 실어 보내기로 결정했다.
 

2021년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달 착륙선이 달 표면에 안착하면 민간 기업 최초로 달 착륙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얻는다. 최근 아이스페이스는 이런 발전 가능성에 공감하는 일본의 13개 대기업에서 총 10억5000만 엔(약 1019억 원)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하카마다 CEO는 “하쿠토-R 프로젝트는 지구와 달을 오가는 ‘달 셔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세계 각국의 정부나 민간 기업이 필요로 하는 탑재체를 달에 실어 나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이스페이스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요시다 교수는 “아이스페이스는 이론적으로 달 탐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며 “그간 우주는 특별한 사람, 특별한 장비가 있어야 탐사할 수 있다고 여겨졌지만 ‘뉴 스페이스 인더스트리’가 성장하면서 비용은 줄이고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는 우주산업 민간화에 속도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취재 지원을 받았습니다.

 

 

 


도쿄·센다이=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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