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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기술 적용된 국산 콤포넌트·식기세척기 한 대도 보존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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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기술 적용된 국산 콤포넌트·식기세척기 한 대도 보존 못했다

2018.12.12 14:09
1955년 나온 국산 시발 자동차다.-위키백과 제공
 한반도에 자동차가 들어온지 50여년 만인 1955년 8월 처음으로 나온 국산 시발 택시 제1호다.-위키백과 제공

고종이 통치하던 1900년대 초 미국 포드의 자동차가 한국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50년이 흐른 1955년 8월 국내에서 생산한 시발 택시 1호가 처음 공개됐다. 1960년대 한국의 산업화가 본격화하면서 국산 기술로 된 제품이 쏟아졌다. 현대차가 만든 최초 국산자동차 포니(1975년), 금성사(LG전자 전신) 흑백텔레비전(1966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산업 기술유산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간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아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사례가 많았다. 

 

12일 과학계에 따르면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표 발의한 ‘과학관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수정안이 통과되면서 이들 산업기술 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길이 열렸다.

 

이번에 통과한 수정안은 과학관이 주도해 기존의 개발된 과학기술 제품을 절차에 따라 문화재 등록해 관리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기존 법안에서 관리의 필요성만 언급하고 넘어간 것을 고쳐, 이를 법적으로 의무화한 것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내기술로 개발한 현대자동차의 포니(1975년), 금성전자의 흑백TV(1966년), 개인용 컴퓨터(1981년), KT-1 기본훈련기(2000년), K11복합형 소총(2008년),국내 최초 컴퓨터 IBM 1401(1967년)이다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 과학관이 기술유산 관리해야

 

기존 법에서는 과학기술 자료 등록과 관리에 관한 제도를 직접 규정하고 있지 않고 과학관 사업의 하나로 과학기술자료 수집‧보존‧관리할 필요성만을 언급했다. 과학기술 유산이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던 이유다.

 

이번에 개장된 수정안은 과학관이 국내 과학기술 유산이 될 수있는 국가중요 과학기술 자료 후보를 선정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평가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과학 기술 문화재의 등록기준은 역사와 문화 예술, 사회 등 각 분야에서 기념할 만한 상징성적 가치를 가진 것, 지역의 역사·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으며, 그 가치가 널리 알려진 것 등 세 가지 요소를 충족해야 한다. 이런 기준에 적합하고, 50년 이상 된 기술유산 제품이 우선적으로 후보로 선정하도록 했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제품이라도 가치를 인정받으면 등록될 수 있다. 최초의 시발자동차(1955년), 국내 최초 컴퓨터 IBM 1401(1967년), 국내 최초 컬러TV(1976년), 개인용 컴퓨터(1981년), 전전자교환기1984년), KT-1 기본훈련기(2000년), 다목적실용위성1호(1999년), K11복합형 소총(2008년), 현대차 알파 엔진(1991년) 등이 과학 문화재로 등록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최초 또는 국내최초 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관리 현황으로 2000년 울산시가 공업사 박물관 건립을 위해 조사한뒤 제대로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울산광역시
세계최초 또는 국내최초 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관리 현황으로, 지난 2000년 울산시가 공업역사 박물관 건립을 위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때 이후 제대로된 실태조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울산광역시 제공

● 2000년이 처음이자 마지막, 제품 실태 조사 시급해

 

하지만 당장 국가 중요 과학기술 자료로서 가치가 있는 제품에 대한 현황 조사부터 선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한 조사는 2000년에 진행된 것이 마지막이다.

 

울산시가 지난 2000년 '공업역사박물관 건립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 연구'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 가운데 세계 최초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50개, 국내 최초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203개, 한국 고유모델로 인정받은 제품은 35개 등 총 288개 제품이 기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기술유산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세계 최초 기술이 적용된 롯데전자의 콤퍼넌트(1986)와 DRA톤암(1990), 동양매직의 식기세척기(1993) 등 3가지 제품과 함께 국내 최초 기술로 개발한 디젤전기기관차(1989), 동양매직의 가스오븐레인지(1986)등 18점은 현재 남아 있는 제품이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최초 기술 제품 33개와 국내 최초 기술 제품 79개, 고유모델로 기록된 제품 13개 등 125개 제품은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관계자는 “현재 20개의 국가 중요 과학기술자료 주요 등록 후보를 마련해 선정절차를 밟고 있다”며 “실태조사와 함께 추가 후보를 물색하는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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