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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운의 곤충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유칼립투스 먹는 호주 곤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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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운의 곤충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유칼립투스 먹는 호주 곤충

2018.12.12 15:46

유칼립투스 나무에 매달려 있는 코알라는 호주를 상징하는 이미지다. 숲과 길에서 보이는 키 큰 나무는 전부 유칼립투스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호주 어디에서나 눈에 띄는 식물이다. 한 종의 식물이 대륙 전체를 점령하여 득세하다보면 그 식물을 먹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생물들 때문에 잎이 너덜너덜 할 텐데 호주의 유칼립투스는 깨끗하다.

 

(좌)유칼립투스 먹는 잎벌 애벌레와 (우)자나방과 애벌레
(좌)유칼립투스 먹는 잎벌 애벌레와 (우)자나방과 애벌레

유칼립투스 잎에는 냄새가 강한 휘발성 물질인 방향성 오일(Essential oil)과 응축된 탄닌, 그리고 고농도의 페놀 등 이차 대사물(Secondary compounds)이 널려 있다.하나도 만들기 어려운 2차 대사물을 여러 개 만들어 독소로 무장하였으니 먹고 죽자고 달려드는 생물은 많지 않다. 하지만 멸종위기종 코알라는 역설적이게도 ‘독한 놈’ 유칼립투스만 먹고 사는 스페셜리스트이다.  

 

유칼립투스 먹는 알락나방과 애벌레
유칼립투스 먹는 알락나방과 애벌레
유칼립투스 먹는 나방파리과
유칼립투스 먹는 나방파리과
유칼립투스 먹는 집파리과
유칼립투스 먹는 집파리과

코알라는 간에서 유칼립투스 잎에 잔뜩 들어있는 독 덩어리를 분해하여 오히려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코알라처럼 몇몇 벌레들에게도 유칼립투스가 기껏 만들어 낸 방향성 오일이나 탄닌, 페놀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짧은 시간을 살면서 식물에서 먹거리를 해결해야하는 애벌레들에게 나무나 풀의 '숨은 독성'이 낯설지만 그렇게 어려운 대상은 아니다.

 

 

애초 곤충저항성(Insect-resistance) 물질이었던 독성을 활용하여 오히려 자신을 보호하는 무기로 쓰기도 하고, 장내 미생물로 독성을 뺀 셀룰로오스를 분해하여 먹고 사니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곤충이 있다. 5시간여 아주 짧은 시간 집중 관찰하면서 유칼립투스를 먹는 곤충 몇 종을 관찰했다.  

 

검은머리개미black-headed sugar ant (Camponotus nigriceps)
검은머리개미black-headed sugar ant (Camponotus nigriceps)
장수황소개미Giant bull ant(Myrmecia sp.)
장수황소개미Giant bull ant(Myrmecia sp.)
(좌)황소개미 bull ant (Myrmecia sp-horz) 와 (우) 썩은나무둥지개미(Rhytidoponera sp.)
(좌)황소개미 bull ant (Myrmecia sp-horz) 와 (우) 썩은나무둥지개미(Rhytidoponera sp.)
노랑꼬리개미Golden-tailed Spiny Ant(Polyrhachis ammon)
노랑꼬리개미Golden-tailed Spiny Ant(Polyrhachis ammon)
불개미아과(Formicinae)
불개미아과(Formicinae)

질병 예방과 치료는 물론, 항생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장내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생체대사조절, 인체 면역체계, 대사기능, 신경조절은 물론 암이나 만성질환 등 각종 질병과 성격, 행동까지 좌우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유칼립투스뿐만 아니라 모든 식물의 독성을 분해할 수 있는 곤충 애벌레의 장내 미생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과 질병 예방에 관한 연구가 가능성을 넘어 현실이 될 수 있는 이유다. 

 

꿀벌
꿀벌
(좌)대모벌과, (우)뒤영벌과
(좌)대모벌과, (우)뒤영벌과
맵시벌과
맵시벌과

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에서 ‘멸종위기종을 함께 지키자’는 주제로 일주일 간 선진화 된 호주 보전 기관들을 둘러보면서 8목 32과 58종의 곤충을 스마트 폰으로 촬영하며 관찰했다. 자연이 가치라는 국민적 공감이 형성되어 있고, 일상에서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호주인들. 그들과 잘 어울려 함께 사는 생물들이 다채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

 

각다귀과
각다귀과
똥파리과
똥파리과
집파리과
집파리과
파리매과
파리매과
점박이키다리파리 Condylostylus nebulosus
점박이키다리파리 Condylostylus nebulosus

(참조: 국명은 편의상 필자가 영명과 학명을 근거로 이름 붙임)

 

※참고 문헌

Fox, Laurel R., and B. J. Macauley. "Insect grazing on Eucalyptus in response to variation in leaf tannins and nitrogen." Oecologia 29.2 (1977): 145-162.

MACAULEY, BARRY J., and LAUREL R. FOX. "Variation in total phenols and condensed tannins in Eucalyptus: leaf phenology and insect grazing." Australian Journal of Ecology 5.1 (1980): 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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