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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美연구소 반박 불구,신성철 총장 배임·횡령 혐의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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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美연구소 반박 불구,신성철 총장 배임·횡령 혐의 변함없다"

2018.12.13 19:49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X선 연구센터와 신성철 KAIST 총장.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X선 연구센터와 신성철 KAIST 총장.

신성철 KAIST 총장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재직 시절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 공동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국가 연구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미국 측 당사자인 LBNL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가운데 이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불법적 사항이 있다고 재확인했다. 과기정통부 요청으로 14일 열리는 KAIST 이사회를 앞두고 KAIST 총장의 직무정지 결정이 합당하다는 입장에 힘을 싣기 위한 모양새다. 


LBNL은 앞서 7일 e메일 인터뷰에서 "LBNL과 DGIST가 한 계약은 미국 법령과 규정을 따랐고 상위 감독 기관인 미국 에너지부(DOE)의 승인도 받았다"며 "두 기관의 계약은 적법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정부가 주장하는 횡령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기정통부는 13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어 “LBNL과 DGIST간 계약이 적법하다고 해도 DGIST가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타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으며 신 총장 측과 LBNL이 주장하는 것처럼 X선 시험장치도 충분히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손승현 과기정통부 감사관은 “LBNL이 자체 회계 규정을 통해 인건비를 지급했다는 메일을 보냈지만 특혜를 받았다고 이야기되는 임모 박사에 대한 제3자 뇌물 혐의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신 총장이 부당한 지시를 통해 제자인 임모 박사에게 인건비 등에서 특혜를 줬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는 뜻이다.  또 "LBNL측이 요청하지도 않은 메일을 일방적으로 보낸 것에 불과하다"며 "신 총장에게 배임과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하는 횡령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내 규정 지켰어도 한국 관점에선 불법"

 

이번 논란은 과기정통부가 11월 DGIST를 감사하는 도중에 불거졌다. 과기정통부는 2012년 신 총장이 DGIST 총장으로 있으면서 LBNL 측에 국가 예산 200만 달러(약 22억1000만원)를 지급하고 5년간 고가 연구 장비인 'X선 빔라인'을 사용했는데 이것이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당 장비는 외부 연구기관이나 대학이라도 사전에 신청하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국가 예산을 낭비했다고 봤다. 

 

과기정통부는 또 DGIST가 지불한 사용료 일부가 당시 LBNL에 연구원으로 있던 신 총장 제자인 임모 박사 인건비로 쓰였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LBNL은 언론 인터뷰와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및 이장무 KAIST 이사장에게 보낸 메일에서 “DGIST와 애초 무상으로 장비를 이용하기로 했다가 별도로 사용료를 받아 이중계약을 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했다. 또 모든 계약이 “미국 내 법에 적법하게 이뤄졌고, DGIST가 송금한 금액은 연구소 내부 회계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쓰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LBNL와 DGIST 용역계약이 미국 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한 적이 없다면서도 국내 기준에서는 DGIST가 계약을 맺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법과 규정을 어겼다고 했다.

 

손 국장은 두 기관의 계약에서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DGIST와 LBNL 용역계약은 미국 내 법에 의해 승인됐다고 해도 DGIST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서 연구자가 아닌 계약을 담당하는 직원을 통해 맺어야 한다는 국가 계약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 총장이 두 기관간 계약을 맺을 당시 계약관이 아닌 연구자에게 추진을 맡긴 것이 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손 감사관은 또 DGIST가 해외우수연구기관유치사업을 추진하면서 무상으로 사용해야할 X선 현미경 장비에 돈을 지급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이와 관련해 앞서 신 총장과 LBNL측은 “LBNL-DGIST 공동연구팀이 이용한 X선 현미경(XM-1)은 미 에너지부에서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고, DGIST처럼 이 현미경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기관은 비용을 내야 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장비가 애초 무상은 아니었고 DGIST가 더 많은 사용시간을 확보하려면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당초 계약 과정에서 그런 내용이었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한국연구재단도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계약상 부당한 송금으로 규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X선 장비 사용시간 50%확보 vs. 1년에 2주밖에 사용한해

 

과기정통부는 “DGIST가 LBNL측에 사용료를 지불하고 50%까지 사용시간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실제 사용내역을 보면 1년에 2주만 운용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사용내역은 LBNL측에서 받은 것이 아닌 제보자로부터 받은 것이고 정보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교차 확인을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LBNL이 자체 회계규정으로 처리한 것에 문제를 제기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DGIST가 송금한 22억1000만원 중 나머지가 신 총장 제자인 임모 박사 급여로 지급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송금액의 60%에 해당하는 13억원이 임모 박사에게 들어갔다는 것이다. LBNL측은 DGIST 송금액 대부분은 연구비에 쓰였고 임 박사가 연구소 정직원이기 때문에 연구소 급여 기준으로 임금을 받고 있다고 설명한 것과 또 다시 배치된다.

 

과기정통부는 LBNL로부터 감사에 필요한 근거 자료를 받지 않고 제보자나 조사 당사자에게 받는 의아한 방식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DGIST 송금액이 사용된 리스트를 LBNL측으로부터 받았냐는 질문에 LBNL 측에 요청을 했지만 어떤 답신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대신 박노재 과기술정통부 감사담당관은 "이 자료는 조사를 받은 당사자에게서 받은 내용에 근거했고 LBNL로 직접 받은 자료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DGIST와 LBNL 간에 이중협약을 맺었다는 의혹에 대해 부처에서 그런 사실이 위조됐거나 이중협약서가 존재한다고 밝힌 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손 감사관은 “DGIST가 LBNL와는 유상 사용 내용이 담긴 용역연구협약서와 무상사용 내용이 담긴 공동연구과제협약서를 함께 사용하고 한국연구재단에는 해외우수연구기관을 유치하면서 LBNL이 현물투자를 해 무상으로 이용한다는 공동연구과제협약서만을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손 감사관은 “신 총장 지시로 DGIST 관계자들이 LBNL과 계약을 맺으면서 업무 수행과 관련한 부분(공동연구과제협약서)와 예산 관련부분(용역연구협약서)를 LBNL측에 별도로 분리해서 작성해달라고 하고 LBNL측이 동조한 내용이 관련자 e메일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며 “이는 허위이고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DGIST의 허위 보고에 LBNL측이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줬거나 가담했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 연방법에 따라 운영되는 LBNL측에 대한 미국 측 조사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손 감사관은 사안의 엄중함에 따라 재차 확인했지만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e메일에 관련 정황이 들어있다”고 확인했다.   

 

●14일 직무정지 안건 의결

 

과기정통부는 DGIST 총장 시절에 있는 혐의를 두고 현직 KAIST 총장을 직무 정지하는 초유의 상황에 대해 비위를 포착한 이상 서둘러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52조의3(비위행위자에 대한 수사 의뢰 등)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고발조치 및 직무정지 요구를 한 것이며 검찰 고발에 앞서 지난달 23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면담조사를 실시했다고 했다.

 

현직 KAIST 총장의 직무정지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결정할 KAIST 이사회는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다. 이사회는 이장무 이사장과 신 총장 등 10명으로 구성되지만 신 총장은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과반인 5명이 찬성하면 직무 정지 안건은 가결된다. KAIST 선임직 이사는 강석중 한국세라믹기술원장, 박수경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엄지원 DGIST 뇌인지과학전공 부교수,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최지선 로&사이언스 대표이사등 5명이다. 정부 측의 당연직 KAIST 이사는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정책국장과 양충모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 김규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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