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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과학기술계까지 정치색 오해 사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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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7일 08:33 프린트하기

 

정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국내 과학기술계는 끓고 있다. 신성철 KAIST 총장 고발 얘기다. 고발부터 총장 직무정지 추진까지 지나치게 서두르는 정부 대응에 자세한 내막을 모르겠다는 과학자들도 “지나치게 몰아치는 것 같다”고 했다. 과학기술계 기관장 물갈이가 다시 이어지는 거냐고도 했다. 이미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과학기술원 기관장 11명이 중도하차한 상황이다. 정부는 그런 일이 없다고 여러 차례 항변했다. 하지만 13일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한국 과학자들이 이번 수사를 전 정부에서 임명한 신 총장을 제거하려는 정치적 동기를 지닌 시도로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은 한국 과학계의 일반적인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신 총장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재직 시절인 2012년부터 추진된 해외 기관과의 협력 연구 과정에서 지불하지 않아도 될 돈을 해외 기관에 지불하게 하고, 이 돈과 국내 겸직교수 채용을 통해 해당 기관에 재직하는 제자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감사 결과 배임 또는 횡령으로 보고 검찰 고발과 총장 직무정지를 차례로 진행했다.

진행 과정은 급작스러웠다. 내부 조사나 감사 의뢰가 아니라, 사건이 즉시 배당되어 수사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는 고발을 선택했다. 직무정지는 비위 혐의자가 임명권 등을 이용해 기관에 추가로 피해를 주는 상황 등을 막기 위해 하는 조치인데, 이것도 바로 요구했다. 수년 전 DGIST 재직 시절 일을 고발하면서 현 KAIST 총장의 직무를 급히 정지시키려 하니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과학자는 원래 증거를 바탕으로 사실을 확인하는 훈련을 오래 받아온 사람들이다. 납득할 만한 증거와 절차 제시, 그리고 설명 없이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일을 좀체 받아들이지 못한다. KAIST 물리학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항의 성명서가 등장하고, 과학기술계 단체와 KAIST 동문회의 성명이 이어진 이유다. 14일 KAIST 이사회가 직무정지 결정을 유보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과학계는 신 총장이 무조건 결백하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모든 일을 신중하게 진행해 달라는 것이다. 물론 과기정통부도 억울하다고 항변할 수 있다. 이번 고발과 직무정지 요청 절차는 형식적으로는 모두 적법하다. 감사는 모든 것을 밝힐 권한이 없기에 본격적인 수사를 위해 수사기관에 의뢰를 했는데 비판이 쏟아졌다고 할 수도 있다. 그동안 납득하기 어려운 절차로 중도하차한 기관장이 많았다는 인식이 과학계에 확산된 탓이다.

 

정부는 코드에 따른 기관장 물갈이설이 제기될 때마다 “인위적으로 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런 해명으로 과학기술계를 납득시킬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이제라도 차분하고 냉정한 문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적어도 과학기술계에까지 정치색이 개입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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